"한가위만 같아라"



동낚인 회원 선후배님들 반갑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이하여 회원님들의 가정에 보름달처럼
풍성한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추석 대목을 앞둔 금요일 밤에도 보스호는 네마디급 칼치 사냥을 다녀왔습니다.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저녁이라 그런지  구산면 일대의 모든 낚싯배들이 총출동을 한 듯 환하게
집어등을 밝히고 각자의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칼치 낚시에 여념이 없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광산 포인트엔 높은 너울 파도를 동반한 강풍으로 여러모로 낚시여건이 좋지 못하였으나
그날의 기상 여건은 낚시하기엔 더 바랄 것이 없는 최상의 상태였지만 조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하루였었습니다.
얼마 전 두 개의 태풍이  지나간 이후 포인트에 미세한  변화가 생긴 듯 칼치들의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느낌이었고,  멸치배들이 5분 간격으로 너울을 일으키고 돌아다니니 안정된 입질을 받아
내기가 더욱 힘겨운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한 달 가까이 수도 없이 많은 칼치를 뽑아 내었던 광산 앞에 배를 묶고 낚시를 시작하자 마자
보스님께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네마디급 한 마리를 뽑아 올리시며 기세를 올렸지만 그 이후로는 좀처럼
입질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황금 같은 초저녁 타임 서너 시간 동안  3~4 마리의 부진한 조황에 과감하게  단골 포인트를 포기하고
별장 부근의 양식장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그곳에 도착해보니 몇 척의 출조 배들과 함께  여러 대의 뗏마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낚 중이더군요.
역시 채비를 내리기 무섭게 보스님께서 굵직한 네마디급 한 마리를 끌어올리시고는 있는 대로 목에
힘을 주시고는 의기양양해 하시더군요.ㅋ
연타로 세 마디 이상 되는 놈으로 몇 마리 보태 놓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휴대폰 벨이 울려 받아보니
개굴아빠님이시더군요.ㅎ

" 나 지금 집사람하고 별장 좌대에 들어와 있는데, 딱 세 마리 잡았다. "

"  근데 내는 한 마리도 못 잡고 세마리 몽땅 개굴엄마가 잡았고, 나는 빵이다! "

말 그대로 안습이더군요.ㅠ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전해야 할지...ㅋ

새벽으로 가면서 출조 배들의 선장은 잠이 들었고 모처럼 출조에 나선 칼치 조사님들의 열의 찬 눈빛들도
피로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였습니다.
마지막까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졸린 눈을 비비며 전의를 불태우는 낚시인들의 열정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동병상련의 동지애가 진하게 느껴져 왔습니다.
많은 아쉬움을 남긴 이날의 총 조과는 아랫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17수로 마감하였습니다.



풀치급은 아예 사라졌으며 보통 세 마디가 넘어가는 육중한 놈들이 올라옵니다.
이런 씨알들로 50~60 마리씩 넉넉하게 낚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회원님들 그동안 낚시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던 가족과 편안한 시간 보내시고 고향길
안전하게 다녀오시고 밝고 힘찬 모습으로 만나뵙기를 기대합니다.

- 백면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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