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온 거 맛있게 먹어야죠.
느즈막히 일어나 이불 빨래하고 집 청소하고 나서 오늘의 하이라이트 호래기 료리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가지 자료를 검색하고 냉장고 뒤지고 마트 가서 조금 더 추가해서 마련한 기본 재료들입니다.
호래기, 콩나물, 당면, 돼지고기 다진 것, 대파, 청양고추, 두부.
화면에는 없지만 기본 양념으로는 소금, 후추, 참기름, 참깨와 더불어 속을 뭉치게 하기 위해 밀가루를 소량 준비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번에 잡은 것 중 가장 큰 호래기입니다.
거의 오징어만합니다.
일단 호래기를 씻은 후 다리와 몸통을 분리하고 몸통은 속에 든 것들을 모두 제거하고 일부는 껍질을 벗겼습니다.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야 안 씹힌다고 하지만 호래기는 워낙이 연하다 보니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몸통을 제외한 다리 부분은 잘게 다져 놓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막걸리를 위해 청양 고추를 준비했습니다.
잘게 다지는 중에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입 속에 침이 고입니다.
그 외에 대파(잔파가 있으면 더 좋을 듯)를 다지고 콩나물을 살짝 데치고 두부는 물기를 꽉 짜서 준비한 후에 기본 양념으로 소금 적당량, 참기름 팍팍, 참깨도 듬뿍, 후추 조금 많이 넣고 큰 그릇에 담고 버무려 줍니다.
처음 만들어 보는 거라 혹시나 싶어 두 마리만 속을 꽉꽉 채워 준비했습니다.
물론 간도 확인해야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찜기에 찌니 속이 절반은 삐져 나오더군요.
마눌님 퇴근하시기 전에 모든 걸 마치려고 했더니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초인종 소리가 울립니다.
찜기를 들여다 본 마눌님, 얼른 한 마리 꺼내어 썰어 맛을 보더니 ...... 남은 반토막을 입에 넣어 줍니다.
아... 맛이 환상입니다.
이렇게나 간이 맞을 줄... 음... 간이 약간 싱겁답니다.
소금간을 조금만 더한 후 이제 본격적으로 속을 채웁니다.
열 다섯 마리입니다.
이 정도면 하루에 세 마리씩 닷새는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잠시 흐뭇해 했습니다. ㅠㅠ
그런데 찌고나니 절반 크기 정도로 쪼그라 들더군요.
그래서... 한참에 다 쪘습니다.
두 시간 동안 썰고 다지고 했지만 양은 얼마 안됩니다.
제일 큰 놈을 비롯해 몇 놈은 이렇게 썰어 놓을 수도 있지만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도 있습니다.
막걸리가 술술 넘어갑니다.
뒤늦게 검도장에서 돌아온 개구리도 더 만들어 내라고 난립니다.
그래서 속이 남은 김에 만두까지 시작했습니다.
물론 호래기 큰 놈 몇 마리 더 꺼내 속 채운 건 이 분위기에서 당연지사입니다.
앗, 지금 호래기 만두가 나왔다고 마눌님이 그만 쓰랍니다.
만두는 먹어보고 맛을 올리겠습니다.
요즘 건강상 문제로 막걸리 한 잔 잘 안 마시는 마눌님, 벌써 세 잔 째입니다.
보람 느낍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