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목요일)는 출조 계획이 없었습니다.

하긴 제가 언제 계획 세우고 떠난 적도 없지만은요.

그래서 잠도 6시쯤 느지막히 깼는데 별로 할 일도 없었습니다

아침 8시경 전화 한통만 받으면 되는 일인데 전화야 바다 위에서도 받을 수 있으니까..

하는 생각이 들자............................Go

이번에는 수정 말고 고개 넘어서 있는 새로 생긴 낚시점에 갔습니다.

크릴 반토막에 얼음 하나 사면 되니까 여기서 사도 되고 저기서 사도 괜찮고..

그런데 아지매가 김밥을 싸고 있길래 그것 썰지 말고 두줄만 달라고 하니

충무 김밥 먹을 때 주는 김치도 조금 담아줍디다. 김치 주는 집은 첨이라

약간 감동 받았습니다.

배를 타고 나가니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열심히 낚시들을 하고 있는 배가

열척 정도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물때가 아주 좋은데도 감시들의 입질은 아주 조심스러웠습니다.

물론 낚싯대 끄잡고 가는 놈도 있었지만 사진에서 처럼 바늘 끝만 걸려서

몰라오는 놈도 있었고 삼킨 놈은 아가야 두마리(애도) 를 제외하면 한 놈 밖에 없었습니다.

아침 7시 반 부터 10시 40분까지 10마리(바늘 삼킨 방생 싸이즈 두마리)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장구 마을 앞에 감시가 붙었다는 정보를 확인차 가보았더니

홍합 작업하는 배 옆에 인근 주민들의 배가 새까맣게 붙어 10CM도 안되는

감시를 마구 낚아내서 담고 있는데 세상에....

제가 방생 싸이즈라고 한 것은 그야말로 대어급이었습니다.

아줌마 아저씨 할 것 없이 마구잡이로 낚아내고 있는 그 깻잎보다 작은

애기 감시들...깼잎들..콩이파리들... 가슴이 아팠습니다.

뭘 어쩌겠다는 것이 아니었지만 그 광경에 사진기를 들이 대자

뭔가 캥기는 것이 있는지 모두 내 눈치를 슬금슬금 봅니다.

그중 용기 있는 자가 말 합니다.

"사진은 와 찍소?"

한마디 할라카다가 그냥 와버렸습니다.

세상에...고기를 키워도 뭐할 사람들이...

어쨌든 끝은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