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볼락은 초기에 비해 마릿수가 절대 부족한데다 혹시나 싶어 까지메기 탐사를 몇 차례 나가 봤지만 '까'자도 구경 못한 터.

우째 그리 구산면이 그립던지요.

해서, 주초부터 이번 주말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구산면 초딩어 탐사 갈 거라고 벼르고 별렀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는 주말 비소식만 전하고......

아침 나절 백면서생님으로부터,

"한 작대기 한 할람미꺼?"

하는 배팅은 들어왔으나 날씨를 보아하니 레이스는 커녕 콜도 하기 힘든 형편.

일단 포커페이스 유지하면서,

"일단 가서 형편 봐 감시로......"

여수서 오는 내내 비는 고속도로를 촉촉히 적시더니......

다행히도 창원 근처 이르자 비가 멎더군요.

앗싸!

백면서생님에게 전화 걸어서,

"가자!"

레이스.

"가이시더!"

콜!

백크릴 하나, 청개비 한 갑, 물 한 통.

촌국수 한 그릇 간단히 먹고 예비용으로 김밥 하나 옆구리에 끼고 일단 파리정님과 민돌아빠님이 있다는 ㅇㅇ 방파제로 GO!

......

비는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삽도 없이 삽질중인 두 사람.

뭐, 늘 보는 풍경이라 별 어색할 것도 없더군요.  ^^;;

민돌아빠님이 일찍 가셔야 된다기에 원래는 모처에서 배를 타려고 했으나 일단 모 방파제로 가기로 결정.

민장대에 크릴 한 마리 예쁘게 꿰어 담그니 3~4분 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옆으로 째는 강력한 입질.

중딩어 한 수.

연이어 한 수 더.

흘림 채비하던 다른 일행 분들 급히 민장대로 변경.

잠시 후 민돌아빠님은 먼저 가시고 약 1시간 동안 세 명이서 중딩어 약 15~20수 가량.

간간이 오던 입질이 뚝 끊기길래 철수하나마나하나마나하나마나 고민하던 중 갑자기 발 밑에서 우글거리는 ...... 글마들.

약 두 시간 동안 퍼 올렸습니다.

중들물 이후부터 만조 때까지 착수 후 5초 이내 입질.

뻥쿨러(아시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에 꾹꾹 눌러 담고도 넘쳐 참으로 아쉽지만 몇 마리는 파리정님 쿨러에 담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만조가 되니 입질이 뚝 끊기더군요.

백면서생님과 엇비슷하게 나누고 나서 집에 돌아와 장만하면서 헤아려보니 60여 수.

파리정님 것까지 합치면 세 명이서 최하 150수는 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몇 마리는 묵은 김치로 조려두었고 중딩어 두 마리, 메가리 두 마리 궈서 맥주 한 병을 마눌님과 맛있게 갈라마셨습니다.

사이즈는 큰 놈은 20cm 가량, 작은 놈은 16~17cm 가량 되더군요.

작년 이맘 때 구복에서 잡은 것에 비하면 엄청난(?) 사이즈입니다.

고등어맛 그런대로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옆에서 같이 먹던 개구리 왈,

"아빠, 더 구워요!!!"

장만할 때 한 마리가 약간 물러서 그냥 버렸고 나머지는 모두 이상 없더군요.

기름냄새?

안납니다.

혹시, 고등어 특유의 기름냄새 약간 비슷한 걸 말씀하시는지 모르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진은 백면서생님이 올리지 않을까 합니다.


※ 초저녁에는 찌낚이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입질이 왕성할 때는 수심 조절이 유리한 맥낚이 더 나을 것 같더군요.

수심은 대략 1m권이며 크릴은 작은 것이 유리했습니다.

바늘도 저는 처음에 볼락 9호로 했었는데 챔질이 영 안되더군요.

파리정님한테 볼락 7호 바늘 빌려서 했더니 그때부터 그런대로 챔질이 되었습니다.

카드로 긁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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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