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불*친구 계모임으로 일요일 아침 기상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고등어를 지둘리는 두명의 딸아이와 마눌(낚시가는걸 말린적이 없음).....

가르쳐주세요 코너의 답변과 작년 이맘때의 조황을 참고로 행선지는 거제 해금강으로 정하고
조금남아있는 술기운 덕분에 오전 9시가 훌쩍넘은 시간에 동생과 조우한 후 출발하였습니다.

지금 시즌이면 준내만권 갯바위에 마릿수와 크기를 모두 만족시키는 감성돔낚시가 절정에
이를 시기기에 맘속으로는 감성돔의 욕심도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해금강호텔 입구주차장에 입장료인지 주차비인지를 받았는데 국립공원 무료화 방침덕인지 아무 부담없이 넓다란 주차장구석에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부둣가로 내려가는 도중에 만나는 횟집 수족관속의 각종 활어들의
서글픔과 답답함이 섞인듯한 눈동자를 바라보는 쏠쏠한 재미도 괜찮았습니다.

해금강호텔 끝바리 갯바위에 내린 시간이 11시 40분쯤......

발밑 수심이 15m, 끝자리 포인트라 강한 본류대를 예상했는데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모양새가 날물의 끝자락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저자신의 살아가는 모양새에 대한 회의감과 불만등으로 정신적인 혼란속에 한달여를
방황해왔던지라 웅장한 해금강 갯바위와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이 실로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햇살을 대하는듯 느껴졌습니다.

가방을 열고 릴이 장착된 1호대를 꺼내는데.....이런 된장....초릿대 끝이 부러져 있네요...불안한
느낌이 밀려옵니다.

예비대로 얼른 채비를 꾸리고 밑밥 몇주걱을 뿌리고.....부산스럽게 움직여보지만 ....쩝...
상층에 무는놈은 정어리새끼,바닥층에 무는놈은 몇번의 챔실실패 끝에 올려보니 20cm급의
전갱이였습니다.

어라??? 이럴수가?!!! 선장님께 고등어 잘 무는 자리로 부탁을 했었는데....역시 대자연은
인간이 예측할수 없는 영역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이쪽저쪽 바다속 바닥지형을 탐색하며 열낚에 열낚을 거듭하던중,조류의 움직임이
좌에서 우로 엄청난 본류대가 만들어지고 우리가 내린자리는 본류에서 살짝벗어난 지류대가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경험으로 거의 완벽한 감성돔 낚시 포인트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내린 조류의 상류쪽에 몇분의 조사님들이 하선을 하였고 자연스레 우리앞으로 그분들의
채비가 흘러왔습니다.채비 투척에 많은 제한이 생겼고 은근히 불쾌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류의 흐름으로 볼때 그분들 눈에는 입질 포인트에 서있는 우리 두사람이 눈에 가시였으리라
생각합니다.물론 우리 두 사람에게도 그분들이 늦게 갯바위에 도착하여 우리 두사람의 낚시를
방해 하였으니 기분이 좋았을리가 없었지요.

어쨌거나 그분들에게서 먼저 감성돔 한마리가(40cm급)올라오고 멍하니 뜰채에 담기는 괴기를
바라보며 부러운 생각을 하며 내 찌를 바라보니 슬그머니 잠기고 있더군요.

저의 채비는 15m 수심에는 어울리지 않을것리라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0.5호 참돔전용 고리찌에
0.8호 순강수중 목줄에 B봉돌 하나를 물린 몇년의 고집이 담긴 채비였지요.
이 채비는 와류가 생기면 거의 찌가 잠기며 잠길찌로 변하여 초리로 견제와 입질을 동시에
파악하므로, 슬그머니 잠기는 찌가 수면아래 50cm정도 잠겼을때 초릿대로 견제를 하였습니다.

상당히 미약하였지만 어신이라는 느낌이 오고 전갱이라 생각하며 살짝 대를 세운다고 생각하는
순간!!!~~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바로 그 느낌!!!!!!~~그렇습니다. 여러분의 상상대로 기나긴 서론이
결론으로 다가가는 그 순간......옆에서 바라보는 관중을 의식해서 정말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해금강의 본류를 타고노닐던 녀석이라 떡하니 벌어진 체격이 정말 멋지더군요.
그렇게 한놈을 무사히 1.25호 듀*목줄로 들어뽕을 성공시켰습니다.
집에와서 해부학 공부를 마치고 자로 재니 정확히 33cm였습니다.

그런와중에 저쪽에 계신분들도 30에서 40급으로 감성돔을 두어마리 더 걸어내더군요.
저는 속으로 오늘의 대상어가 고등어였으므로 아직도 고등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감성돔 한 마리를 살림망에 넣어놓고 다시 채비를 넣을때 은근히 좀 더 큰놈으로
한 수 더 할수있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첫수 후 15분 정도 지났을무렵 정면 15m 지점에 다다른 찌가 아주 느리게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와류에 의한것 처럼 보이기에 슬며시 초릿대를 세우며 견제를 하는순간...
깊숙히 초릿대를 가져가는 입질....그렇습니다. 느낌대로,바라던대로 아주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왔습니다. 필생의 내공으로 세번씩이나 물속으로 쳐박고 들어가는 녀석과의 겨루기를
저의 승리로 장식하려는 바로 그 순간.....

그날 저의 채비는 고등어채비 였습니다. 당연히 뜰채는 없었지요.
게으른 저는 첫수 후 1.25호 목줄을 그대로 바늘만 바꾸어 달았었습니다.
결국 !!!~~
목줄이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40cm급의 떡대 좋은 그녀석은 갯바위에 투 쿠션을 맞고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지루한글 읽어주시느라 고생들 많으십니다. 이제 종착역이 멀지 않았습니다.

채비를 새로 꾸리는 동안 건너편에 계신분들의 집중적인 공격이 우리앞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쪼매 짜증도 났지만 그분들 입장도 마찬가지라 생각되어 사심없이 채비를 걷었습니다.
하지만 불만섞인 항의의 눈초리를 한번 보내주었습니다.^^

술기운 덕분에 카메라를 잊고 갔었습니다. 다음 조행기에는 멎진 사진과 알찬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날의 총 조과는 감시1마리 전갱이 20여수 였습니다.결국 꽝이였지요.ㅋㅋ
그동안 쪽지로 안부를 물어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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