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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11:54
딩굴딩굴 모드를 기본으로 시간만 축내다가 요로코롬 하고 있습니다.
1) 호래기 깍두기를 담그기 위해 적무와 콜라비라는 채소를 썰어 놓고 굵은 소금을 뿌려 절여 놓았습니다.
2) 김치 냉장고에 넣어둔 욕지산 호래기를 엿새만에 꺼내어 다듬으려고 하니 약간 냄새가 나길래(이런 제길슨...) 몽땅 폐기 처분(ㅠㅠ)하고 냉동해 둔 호래기를 꺼내어 손질을 해 뒀습니다.
3) 며칠 지난 여행기를 작성합니다.
천안쪽에 조카와 개구리(아들놈)를 사흘 동안 데려다 놓을 일이 있어 가는 길에 처형과 집사람, 저 이렇게 인근을 사흘 동안 여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을 떼놓고 처음으로 어른들끼리만 하는 여행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 엄청 편하더군요.
음식도 마음대로 사먹을 수 있고 볼거리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우선 아우내 순대 국밥 한 그릇씩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서해안으로 방향을 잡아 가다보니 "세계꽃식물원"이란 팻말이 나오길래 들어가 보았습니다.
제주도의 여미지 식물원과 비슷한데 규모는 좀 더 작네요.
그래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것이 입장료 6천원이 꼭 아깝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 제가 봐도 사진이 좀 당황스럽군요.
그 다음 들린 곳은 해미읍성.
6학년 국어 교과서에 "해미읍성을 다녀와서"란 글이 있기에 좀 더 관심이 가더군요.
참, 저희 가족 여행 스타일에 대해 잠시 설명을 해야겠네요.
일단 떠납니다.
일정이니 숙소니 하는 거 절대 안 정합니다.
맛있는 집은 어쩌다 알아보고 가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볼거리도 미리 확인해 두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냥 가다가 표지판 나오면 가서 보고 적당히 가다가 어두워지면 근처에서 숙소 정하고 적당히 갔다 싶으면 집으로 돌아오는 그런 무대포 스타일이죠.
그야말로 자유여행입니다.
여하튼 해미읍성입니다만......
이번에도 사진이 좀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
그 다음에는 안면도 간다고 가다가 몽산포항이란 표지가 보이길래......
일몰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전날 과메기랑 마신 술 때매 아랫배가 싸르르......
설마 그 사이에 해가 지랴 싶어 화장실을 다녀오니...... ㅠㅠ
숙소를 찾으려고 어두운 길을 가다보니 거대한 통나무 집이 보이는데 해물칼국수라고 적힌 간판이 스쳐지나더군요.
차를 후진해 들어갔더니 조금 비쌀 것 같은 실내 분위기였지만 생각 외로 저렴하면서도 양도 많고 맛도 있었습니다.
해물전 하나와 누룽지막걸리 하나, 해물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 2인분을 시켰는데 세 명이서 다 못먹고 남겼습니다.
칼국수도 맛있었지만 막걸리가 상당히 맛있더군요.
그런데 바로 앞에 천문대가 보입니다.
바쁜 사람 하나도 없으니 들어가 봐야죠.
천문대 이름을 잊어먹었는데 시범운영기간이라 입장료가 없었습니다.
보조관측실에 여섯 대 정도의 반사식과 굴절식 망원경이 있었습니다만 날이 흐려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플레니타리움에서는 겨울철의 별자리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영상물과 3.5D(의자가 흔들리는 2D 영상)을 보았는데 괜찮은 내용이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깍두기 담글 무 헹구러 가야겠습니다.
적당히 절여졌겠죠.
소쿠리에 받쳐서 물기를 빼고요.
이틀째 아침 숙소에서 느긋하게 일어나 점심거리를 해결하려는데 "수덕사"란 팻말이 보입니다.
그러면 아점(아침 겸 점심)은 산채비빔밥입니다.
허기도 졌고 맛도 좀 많이 있고 해서 먹느라 바빠 사진 찍으려고 하니 절반 이상 먹은 상태라 사진은 생략. ^^;;
수덕사 입구를 올라가니 여인숙이 보입니다.
잠시 얘기가 옆으로 샙니다만, 충남 지역을 여행하다보니 시간 여행을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마을 구판장, 수퍼, 여인숙......
어쨌든,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겠지요.
이게 아마 "쇠북이 우~~~운다."라는 노랫 가사(수덕사의 여승)에 나오는 그 쇠북이지 싶은데 확신은 못합니다.
아줌마 둘이서 법당 근처 바위에 동전 붙이기를 하는데 왜 하는지 이해가...... ㅡㅡ;;
수덕사 안의 찻집에 앉아 차 한 잔 씩을 하며 다담을 나누었습니다.
내용이야 살아가는 이야기가 전부이지만 아이들이 함께였다면 이런 시간은 가질 수가 없었겠지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 수덕사는 다녀본 사찰 중에서는 가장 상업적인 냄새가 나더군요.
수덕사를 나와 아산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가다보니 삽교호(삽다리-조영남 노래에 나오죠.)가 나오길래 그쪽으로 지나쳐 봤습니다.
불교 사원에 가보았으니 이번에는 기독교 사원에 가볼 차례입니다.
공세리 성당이라고 100년이 넘은 성당이 있다길래 찾아가 보았습니다.
언덕 위에 자리잡은 예쁜 곳이더군요.
토요일이라 어린이 미사를 진행하는 모양입니다.
박물관도 있고 주변 풍광도 수려하고...... 여하튼 괜찮았습니다.
아산 온천에 숙소를 잡은 후 간단(?)하게 쇠고기 등심으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1++는 없어서 그냥 1+로...... ^^;;
마지막 날은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되는 날입니다.
아점을 먹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20여 분 거리에 외암리 민속 마을이 있고 인근에 보리밥집이 있네요.
보리밥 정식(1인분 1만원)입니다.
요로코롬 싸 먹으니 맛이 괜찮았습니다.
맥주 안주로도 손색이 없을 듯......
보리밥은 평범했습니다.
어쩌면 조금 부족하달까?
그래도 만원짜리 값어치는 하는 듯 합니다.
식당옆에 연못이 있고 방갈로도 있습니다. 사진 우측에 약간 보이는 노란색 건물인데 날이 따뜻할 때에는 제법 분위기가 좋을 듯도 하네요.
여행도 거진 막바지입니다.
외암리 민속마을인데 사람들이 꽤나 많이 찾더군요.
마흔이 넘은 분들은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그런 모습들이었습니다.
마을 전체를 전혀 손대지 않았더군요.
길 모퉁이를 돌면 팽이치기, 자치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지만 초등학생이 있는 집은 마을에 단 한 집 밖에는 없답니다.
마지막으로 맹씨행단이란 곳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맹사성이 심었다는 6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는 고려시대의 건축물인데 그 옆에 있는 거대한 은행나무에서는 바람이 불 때마다 은행알이 아직도 하나씩 둘씩 떨어지더군요.
처음으로 아이들을 떼어놓고 다닌 여행이었는데 나름 괜찮은 시간 보내기였습니다.
이제 깍두기 버무리러 가야겠습니다.
잔파 썰고 마늘 다지고 생강 다지고 젓갈과 고춧가루로 양념물 만들어 버물버물할 건데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별 씨잘데기 없는 글 읽어주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0.01.26 12:05
2010.01.28 10:56
생각보다 올해 호래기 농사가 막판에 부진을 면치 못해 고민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좀 먼 곳까지라도 한 번 더 가보아야겠습니다.
2010.01.26 12:06
아이고 대장정의 여행 잘 다녀오셨습니까?
덕분에 먼곳 구경잘하였습니다.
제가 갑자기 여독이 밀려와 피곤해지네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2010.01.28 10:59
아이들 맡겨놓은 곳에서 멀리 가지는 못하고 근처만 뱅뱅 돌았죠. ^^;;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2010.01.26 12:13
구경잘했습니다...^^
호래기무친것도 보고싶었는데 없네요 ㅎㅎ
2010.01.28 11:01
이건데 맛은 별로네요. ㅠㅠ
숙성이 되면 괜찮을런지......
2010.01.26 12:35
와 내 나와바리(??)를 허락도 업씨 댕기노 ??? 앙~~!!
지금은 없어졌지만 66년도 해미읍성안에 있는 해미국민학교 댕겼는데...
그것도 꼬맹이가 집에서 매일 한시간씩 걸어서....
2010.01.28 11:05
짱게행님 구역인줄 알았으면 통행증이라도 받아둘 걸 그랬슴다.
행님 이름 대고 외상도 좀 긋고... ㅋㅋㅋ
2010.01.26 12:49
펜탁스 카메라 화질이 좋습니다.
개굴아빠님의 뛰어난 감각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듯 합니다.
눈이 맑아지는 풍경 감사합니다.
2010.01.28 11:06
처음 살 때에는 나름 하이엔드급이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완전 똑딱이입니다.
후보정은 싫어하다보니 사진이 별로네요.
감사합니다.
2010.01.26 13:40
수덕사...
군대생활할때 고참들이랑 후이병들이랑 외출나가서 구기자 동동주에 얼큰하게 취해서 찍은 사진이 아직까지 앨범속에 추억으로 남겨져 있지요 ^^
절 구경은 뒷전이고 파전에 도토리묵에... 해미읍성이랑 수덕사 사진보니까 10여년전의 추억이 떠올라 몇글자 남기고 갑니다.
그저 방학이 부러운 1인입니다
2010.01.28 11:08
수덕사 앞 음식점이 맛은 꽤 괜찮더군요.
요즘 몸 상태가 별로인듯하여 술은 되도록이면 멀리하려 하기에 동동주는 못 마셔 보았습니다.
2010.01.26 14:10
안방에서 멋지구경 잘하고 감니다.
수덕사의여성 저희 어머니께서 좋아하는 노래인데 이장님 덕분에 수덕사의 쇠북 도 구경 하네요. =^*^=
오늘 저녘엔 냉장고 디비가 거제도산 호래기 뽁음으로 한잔 할렴니다.
2010.01.28 11:13
비구니 스님이 계시긴 하데요. ^^;;
쇠북은 아마 특수한 날에만 치는 듯 하였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쇠북이라길래 쇠로 만든 북인 줄...... ㅋ
2010.01.26 14:14
아깝은 호렉을 버렸셧다니. 이건 있을수도 없는 이야기 입니다
우리처럼 잡아서 먹기 바쁜 사람에게는(보관 할것이 없음)
사진의풍경은 눈이 맑아 지네요
2010.01.28 11:16
이게 좀 말이죠... 호랙이 냉장고를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계절에 흔히 발생하는 호래기 부르조아들의 일상이라고나 할까...... ^^;;
집사람이 김치 냉장고 온도를 올려놓은 줄 모르고 엿새를 뒀더니 약간 꼬롬한 냄새가 나더군요.
젓갈을 담글까도 생각했지만 '또 잡지 뭐...' 하는 생각에 버렸더니 후회막급입니다. ㅠㅠ
2010.01.26 15:24
누룽지막걸리~~캬!!퇴근시간 다되어가는데 또 불을지르십니까.
저도 수덕사엔 두어번 간적이 있습니다..그쪽방면엔 꽃게장도 먹을만 하더군요.
여행은 구경도 구경이지만 먹는재미가 최고죠..
2010.01.28 11:17
누룽지 막걸리 저거 은근히 땡기면서 맛있데요.
구수하니......
상당히 마실만 하였습니다.
2010.01.26 17:36
둘만의 오붓한 데이트~~~여유가 느껴지는군요~!
좋은 구경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2010.01.28 11:19
"둘만의..." 아닌데요. ㅡㅡ;;
사모님 두 분 뫼시고 다닌다고 완전 기사 노릇 제대로 했다고 보시면...... ^^;;
2010.01.26 19:12
지나간 옛모습들 생각이 많이 나네요 나이 한살이라도 더 먹기전에 좋은 추억들 많이
가지시고 좋은시간들 보내세요 ㅎㅎ 잘 보고 나갑니다.
2010.01.28 11:20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고 한 것이 슬슬 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10.01.26 23:30
2010.01.28 11:26
절은 절 나름대로의 조용함과 한적함이 있어 좋고 성당은 성당 나름대로의 차분함이 있어 좋죠.
우리 나라의 오래된 성당들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소박한 듯 하더군요.
절에 비해 입장료가 없었다는 점이 좋았다는...... ㅋ
2010.01.26 23:51
깍두기 절이는 시간에..이렇게 많은공간여행을..
아~~버려진 호렉..아까비..ㅎ
냉동 호레기로..엄청난 총알이여~~
2010.01.28 11:27
총알 떨어져 갑니다.
사러 가야될 듯한데 날씨가 안 받쳐 줍니다.
거기다 엄청난 삽질까지 해버렸으니...... ㅠㅠ
자세한 내용은 조금 있다 쓸 조황 참조하시길......
2010.01.27 11:27
음~ 속죄의 시간을 가졌구먼.
열씨미 봉사(?) 했것지?
평소에도 좀 잘 해라.
제수씨께 확 불어버리기 전에...ㅎㅎ
오랜만에 제수씨 얼굴 뵈니 엄청 반갑구먼.
개학전에 함 나가야제?
2010.01.28 11:28
나야 원래 봉사가 생활에 박힌 사람 아녀. ㅋ
근데 집사람이 불어버릴 게 뭐냐고 추궁하더라.
자칫하면 국문까지 당할 뻔 했다. ㅋㅋㅋ
2010.01.29 11:48
鞫問이라...ㅎㅎ
한번 경험해 보지 그랬냐?
2010.01.27 22:06
2010.01.28 11:29
관광보다는 여행을 좋아하다보니 남들이 잘 가지않는 구석구석을 가게되나 봅니다.
우리 나라에도 볼만한 좋은 곳이 아주아주 많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2010.02.02 11:08
조만간 저도 어디던지 한번 움직여 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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