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바다농사를 가만히 돌이켜 보노라니 지난 겨울 호랙을 필두로 봄 살오징어, 초여름부터 무늬오징어, 늦가을 갑오징어, 그리고 또 다시 호랙으로 일년 열두달 중 거의 대부분을 두족류들이 뿌려대는 시커먼 먹물속에서 참으로 어두운 삶(?)을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ㅋ
회,물회,숙회,찜,무침,뽁음,전골,젓깔,기타 등등...
뻑하면 두족류 반찬으로만 밥을 먹다보니 저나 식구들이나 할것 없이 이제 두족류 "두"자만 들어도 지겨움에 몸서리를 치는군요.ㅎㅎㅎ
마침 생선 비린내가 그리워지던 참에 비번을 맞으신 대사님께서 잡어 선상을 나가신다고 하시길래 염치불구하고 따라 붙어 오후 한나절 고등어들과 질~펀하게 한판 놀구 왔습니다.

원전부터 진해 앞 바다까지 한바퀴 돌아보며 청어를 낚아보려 했지만 청어 구경은 못해봤습니다.
카드 채비를 내렸더니 젓볼락 크기의 열기들이 줄줄이 줄을 타고 올라와 짝퉁(?)
선성열기 분위기 연출도 해봤지만...씨알이 넘 잘아서 포기하고 고등어로 전환했습니다.ㅎ
바닥에서 상층으로 채비 조금 올려주니 미들급 싸이즈의 고등어들 버글버글 하더군요. 한번에 서너마리씩 메달려 올라오니 부시리 못지 않은 손맛, 몸맛을 안겨주더군요. 한시간 남짓 재밌게 낚았더니 물칸에 한 가득이네요. 바닷물에 깨끗하게 장만해서 먹을 만큼만 들고 왔습니다.

이제 당분간 고등어구이, 고등어조림 등등 고등어 반찬으로 밥을 먹을까 하는데...
울 식구들, 이젠 고딩어 비린내에 진저리를 치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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