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초등학교 축구부 이야기입니다. 시합만 나갔다하면 늘 지기만 하는

초등학교 축구부로 코치 한 분이 새로 발령을 받아 왔습니다.

매일 기합만 주고 못한다고 야단을 치며 머리를 쥐어 박던 예전 코치와 달리

새로온 코치는 아이들과 함께 뛰면서 늘 격려해주고 껴안아주었습니다.

골대 밖으로 공을 빗나가게 찬 아이들에게는 달려가 "잘했어, 조금 더 잘할

수 있지?"라고 격려하고, 공을 빼앗긴 아이에게는 "잘한거야, 그 정도면 최선을

다한 거야!"라고 칭찬라며 어깨를 다독여주었습니다.

연습이 끝나면 항상 돌아가며 서로를 껴안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땀으로 젖은 아이들을 한 명씩 포옹하며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잘하던데! 너는 앞으로 최고의 축구선수가 될 거야!"

실제로 축구부 코치는 얼굴이 까맣게 탄 아이들이 사투리를 쓰며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진지함과 함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코치는 아이들에게 마음의 포옹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휴일이면 밭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달려가 껴안아주며 말했습니다.

"어깨와 허릿심을 길러! 너는 최고의 선수가 될 거야!"

아이들은 밭일을 하면서도 그곳을 경기장으로 생각했습니다. 허리를 구부리고

일하면서도 마음은 골대를 향하여 돌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아이들의 실력은 놀라울 만큼 성장했습니다. 체구는 더

탄탄해지고 자신에게 온 공을 처리하는 데도 자신만만했습니다.

도 대항 축구경기가 있던 날, 아이들은 마치 날개가 돋친 듯 경기장을

날아다녔습니다. 모두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어 뛰어다닌 그들에게 우승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아이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또 한 번 서로를

껴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반겨주는 코치에게로 가 그를 번쩍 들어

올리며 헹가래를 쳤습니다. 함성과 함께 아이들 손에서 코치의 몸이 공중으로

높이 치솟아 올랐습니다.

아! 그때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양쪽 어깨에 날개가 달린 환한 미소의 천사를,

그 천사를 향해 손을 뻗치고 있는 수많은 아이 천사들을...

그들 모두는 날아오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 권대웅 시인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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