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감시가 붙었으려나 싶어 단단히 계획을 세우고 낮 12시경 저도 앞으로 갔습니다.

요즘 개구리가 갈치 잡아오라 성화라서 밤에는 갈치도 잡을 심산이었지요.

아, 물론 첨에는 혼자 가려했지만 집어등이 오래 가지 않아 집어등만 빌려갈랬더니 사람까지 따라오데요.

내심 광산(샛개) 근처를 노려보려 했지만 구복 영감님께서 5마넌 달라시길래 그냥 저도 앞으로 만족했습니다.

햇빛은 뜨겁고 입질은 없고 볼펜과 매직 중간급 학꽁치만 왔다리 갔다리......

몇 마리 걸어 섬그늘로 숨어들어가 썰어먹고 있으려니 보트 한대가 지나가는데 무슨 놈의 바다 위에 흰색 셔츠에 깔끔한 멜빵 반바지인지......

난쟁이x자루 체형에 흰 모자가 눈에 익어 다시 한 번 보니 아니나 다를까......

"햄! 해골바위 가서 전화드리께예!!!"

아, 이 양반도 삽질에 동참을 한 것으로 압니다.

해거름이 되어 양식장으로 다시 노저어 가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조금 있으려니 뒤쪽 좌측으로 흰 배가 한 척 슬금슬금......

구산면 어느 절에 계시는지는 잘 모르지만 여하튼 *스님이셨습니다. ㅋ

이 분 역시 삽질에 동참.

잠시 후 뒤쪽 우측 조금 멀리에 배를 묶는 두 분 발견.

잠시 눈을 의심한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 한 쌍이었습니다.

동낚의 늙은 톰과 제리.

이 분들 역시 밤샘 낚시를 오셨다더군요.

물론 이 분들 역시 삽질을 피해갈 수는 없으셨습니다.

어쨌든 9시쯤  되어도 답이 나오질 않더군요.

보스호에 배를 묶고 구복으로 다시 나와 동해면으로 향했습니다.

아, 물론 그 전에 "호래기라도..."라는 심도깊은 토론을 거친 후였습니다.

작년 가을 보아둔 방파제가 있어 그곳으로 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는데 호래기란 놈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조금 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우두포는 여건상 호래기 낚시 불가.

한 분이 하고 계시는데 딱 한 마리 잡아 놓으셨더군요.

장좌리로 갔습니다.

가족 나들이를 오신 건지 차들이 엄청 많더군요.

여기도 호래기보다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다시 첫 방파제로 철수.

일곱 마리 낚고 끝.

여기서 예닐곱 분의 회원님을 만나 잡아놓은 호래기 몇 마리를 안주 삼아 먹고 삽질...이 아니라 포크레인질을 끝냈습니다.  ㅠㅠ

참, 제가 저도에서 나올 때 저도 앞으로 들어간다는 싸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짐작하시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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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