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경이 만조니 오늘은 물때가 좋다. 빨리 가봐라는 웨이님의 전언을 듣고
8시경 구산면 원전으로 출발.
이젠 방학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
차량 속도를 줄이고 가는 구산면의 길은 언제나 익숙하다.

29일(토) 오후 5시 현재 통영은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붑니다
오시는 분들은 참고 하시구요, 참고로 거제에 가 계신 돌**님도
강풍으로 인해 현재 머리가 혓가닥 할라는 찰라랍니다ㅋㅋ 카는
낙도형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바람은 안 불어야 될낀데 캄서
돌장개님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대박에서 새우사고 달려 갔슴다.

도착해 보니 방파제와 배타는 곳 모두 점령당해 있다.
그래도 한 모퉁이 대 던질 만한 곳이 있어 빨리 집어등 켜고
낚슈 준비.

캐미 달고 투척
바다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꼼짝을 안한다.
한 참을 바닥 공략을 하다가 묵직하다. 원전 앞바다를 걸었다.
팅~~~~~~~ 바늘 한 개 날린다.
또 채비를 해서 던진다.
또 팅~~~~~~ 미칠 지경이다.
또 채비를 해서 던진다.
또 팅~~~~~~~ 아이다. 뭔지 모르지만 묵직한 것이 끌려온다.
찌~~~익.
근데 이건 낙지다.  왕재수. 기가 찬다.
또 바닥을 긁다보니 묵직하다.
이런 해삼이다. 미칠 지경이다. 무슨 일이고 이거.....

그 뒤로 잠잠하다.
눈발이 날린다.
밤바다의 풍경 속에 눈발이 날리는 것은 예전 총각 때 데이트 하던 때 이후로 처음이다.
분위기는 좋다.
세상사 잊으며 낚시삼매경에 빠진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하면서........
순간 삐리리   전화가 왔다.
메르치님이다.
볼락치다가 잘 안된다나? 호랙 소식이 궁금하신가 보다.

물만치 잡았슴다 오이소.
라면하고 준비해 오신단다. 그래 그러면 한 마리라도 더 잡아서 호랙라면 끓여 줄 수 있어야 될낀데.

근데 최선을 다해보지만 소식이 없다.

메르치님 일행과 함께 오셨다.
서로 인사를 하고 호랙 사냥에 나섰지만 별반 소식이 없다.
붉은 달이 실리섬 위로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한 편의 그림같은 장면에 넋을 놓고 바라봅니다.
한참 후 낙지 한 마리 넣고 라면을 끓여서 소주 간단히 한잔하면서
전갈자리와의 동출담과 뽈락낚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맛이 동낚의 사는 맛이 아닐까?

감성돔을 잡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부시리를 잡는 파이팅도 운치가 있고,
열기 낚는 고행도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나처럼 잡어 잡는 사람도 운치가 있고,
호랙잡아 라면 끓여먹으며 세상사 이야기하는 것도 운치가 있음을 안다.

세상사 운치없는 것이 없다. 그 사람들의 낚시패턴을 이러쿵 저러쿵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운치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므로 아! 그런 재미도 있구나하는 이해가 바탕이 되면 무슨 낚시를 해도 즐거운 것이 아닐까?

아참 해삼 있을낀데 자시이소.카니
메르치님 왈 “지금 제 뱃속에 있는데요.”
헉! 잘했심다.

근데 오늘 처음 오신 형님되는 분 호랙은 보여드려야 될낀데
다시 한 번 쪼아보입시다.
별별 호랙신공을 펼쳐도 없는 걸 우야노..

근데 이상타 입질이다. 슉. 한 마리 체포 성공
쿨러에 담자마자
메르치님 호랙 수거하더니
“형님 이기 호래깁니더. 한 번 자셔 보이소.”
“추사 선생님 신세 많이 집니더.”
일행 분 호래기 드시고
“이야 이리 맛있는 기 있나? 고맙습니다.”
넵. 좀 더 잡아서 드리고 싶으나 오늘은 영 안 된다.
이후로 입질 끝

먼저 메르치님 일행을 보내고 이런 저런 생각
동낚에 들어와서 도다리 번개, 댓글번개, 칼치 번개, 송년회를 거치면서 가졌던 여러 가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해하고 사랑하고 용서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 찬 동낚이기를 기원하는 동안 시간은 벌써 두시다.
원전바다를 가슴에 낚았으니 더 부러울 것이 뭐가 있노?
집으로 출발.

허접하고 긴 조행기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호래기는 널려 있으모 초짜도 잡을 수 있고,
고수도 없시모 못잡는 기 호래기다.

올 한해 모두들 잘 정리하시고 희망한 무자년 맞이하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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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