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바람소식은 있었지만....그래도 약속을 했기때문에 묵묵히 우리는 갈길을 갔습니다.

바람이 터졌다고 갈거면 빨리 오라는 애가타는 선장님의 독촉전화가 두어번있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닭 튀기고..마트가서 쇼핑하고...가는길에 김밥말아서 넣고..차세워서 오줌누고..
"우리 다왔거릉예...쪼매만 기다리면 댐미데이...."
능청스런 개굴선생님의 연기였습니다. 선장님이사 속이 터져 죽등가 말등가...

만지도....
나즈막한 산들과 조그만 방파제 두개..
오랜만에 나오는 거제권 출조였습니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오는것이 어느듯 익숙해져 버렸군요.
생소한 냄새..생소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엊그제인데..
이제  배를 타고 나와 멀리 보이는 섬들과 일렁이는 물결이
자연스럽습니다.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에 떠어나 가아안다~~
물맑은 밤바다에 배떠나 간다.
저 배는 달맞으러 선상가는배~~~

여기쯤 부르다가 나도몰래 켁~ 하고 웃었습니다.
가사가 제대로 생각이 안나서..
선상가는 배라는 가사는 아니다 싶어서 진짜가사가 뭐지 한참을 생각햇습니다.
배만 보면 저배타고 선상나가면 올매나 할랑고..이런생각을 하고 있으니.
ㅎㅎㅎ
낚시군이 다 된건가요...이정도면..

거제 달아에서 전화를 하면 민박집에 할아버지가 선외기를 가지고
데릴러 옵니다.  공짜로 말이죠.
물론 민박집을 이용한다는 조건인데..

상판에 콘테이너를 얹어놓고 전기로 난방을 하는 조그마한 방이 있는데..그곳은
주말에 4만원..
그위에 언덕위에 황토방이 있는데..그곳은 주말엔 7만원이던가..
하여간 그럭저럭 괴기만 있다면 괞찬은 곳인데..

우리가 도착한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태풍수준으로 불어주는 바람에...짱대가 마구 휘어지고
새로산 메바루대가 두대가 힘없이 부서져서 저는 일찌감치 대 접었습니다.

동출을 하다보면...
늘 같이 가는분하고 담에도 약속을 하는 법인데..
그때마다 올짝갈짝 듣는 이야기들이 레파토리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지도..개굴샘이 그 방파제에서 짱대바리로 감생이를 스무바리 낚았다는 전설을
대여섯번은 들었었는데...
그것은 역시 전설이었습니다.
그 감생이들이 전부다 미역치로 환생해서....바닥에 쫘악 깔렸더군요.


일찌 감치 대접고...
콘테이너에 들와서 누워잤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낚시를 할려고 했는데..
역시 바람이 자질 않아서 낚시를 할수 없었습니다..
덕분에 뜻뜻한 전기 온돌에서 빤스만 입고 잠만 뽀지게 잤습니다.
낚시를 하러 온건지..찜질방에 온건지...젠장..

담날 날씨는 맑게 개여서 날씨가 화창해 졌지만
일찍 집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먹고 한시간 정도 손맛보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미역치는 엄첨나게 많았습니다.
마음먹고 잡는다면... 쿨러조황은 되었을듯..
미역치 쿨러조황..
이거 조황정보로 올린다면..대박일텐데..
물론 쏘여서 퉁퉁부은 양손사진과 함께 올린다면 말이죠..

낚시가서
뜻뜻한 방에 7시간 정도 찌지고 누워 잠만 잤으니..
조행이라 할것도 없게 되었습니다.
1박2일 낚시...돌아오는길에 머리가 개운하고...피로가 다풀렸다고..
다들 이런 낚시 첨했다고 하더군요..
색다른 경험이라..

이렇게 조행에 올립니다.
다니다 보니..이런날도 있습니다. ㅎㅎㅎ

2007. 5. 13

메르치

ps : 요즘 어복이 한창 물오른 전갈자리님..
       천하에 거짓말쟁이...개굴아빠님과..
       따라가기만하면  쿨러는 채워올줄알았던 메르치
       이렇게 세명이서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