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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 - 2

2013.06.28 19:05

개굴아빠 조회 수:127

지난 글에서는 맥주의 종류를 발효 방식인 라거와 에일로 분류하고 그 특징에 대해 적어 보았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몇 주 전에 보았던 영상 자료가 생각났습니다.


주 내용은 버드와이저와 밀러로 대표되는 미국 맥주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제일 앞 부분에 미국 개척 초기의 맥주 얘기가 나오더군요.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단히 간추려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이민 초기에 유럽에서 건너간 사람들(주로 영국인이었습니다.)은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맥주를 많이 마시게 됩니다.





심지어는 아이들을 위한 맥주도 따로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 이유를 알려면 유럽 사람들이 맥주를 많이 마셨던 이유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그 당시 유럽의 적지 않은 우물들이 오염되어 있어 물에 대한 유럽인들의 불신은 꽤나 컸습니다.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을 본 유럽인들은 맥주를 건강 식품으로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이 때는 세균학에 대한 정리가 되기 전 이야기입니다.


사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맥주를 만들 때 효모를 넣기 전에 물을 끓여 넣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소독이 되기 때문이었죠.


아메리카의 물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물을 그냥 마셔도 문제가 없지만 초기 이민자들은 그것을 몰랐었기에 유럽에서처럼 맥주를 양조하여 마셨던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맥주는 도수를 많이 낮추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맥주를 주조하고난 찌꺼기를 이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아이들도 마실 수 있는 순한 음료수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 이민자들은 거의 하루 종일 맥주를 마셨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말입니다.




미국 이민자들이 초기에 마셨던 대부분의 맥주는 당연히 에일 맥주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라거 맥주는 저온에서 발효 숙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이때까지만 해도 라거 맥주는 여전히 기온이 낮은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라거 맥주는 142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생산과정에서 낮은 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저온을 가능케하는 장치(냉장고)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보편적인 맥주가 되기 힘든 상태였을테니까요.


이후로 냉장 기술이 발달되고 차츰 독일인들이 미국으로 이주를 해 오면서부터 독일식 라거 맥주가 선을 보이게 되었는데 이게 그 이전까지의 맥주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버리게 됩니다.


"걸죽한"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에일 맥주의 맛에 비하면 산뜻하고 깔끔한 맛의 라거 맥주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버리게 된 것이죠.


이때 쯤 해서 각 지역에 있었던 가내수공업 수준의 수많은 양조장들 가운데서 야심을 가진 업체들이 등장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19세기 이후에는 필라델피아,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밀워키 등지에서 상당한 규모의 양조장들이 생기게 되는데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안호이저 부시사를 비롯해 쿠어스, 밀러 등도 이때 쯤해서 기초를 다졌지 싶습니다.





하지만, 1920년대 시행된 금주령이 맥주 산업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수많은 맥주 공장들이 이 시기에 도산을 하게 되고 맥주 회사에서는 맥주 대신 당밀이나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면서 금주령이 풀리기까지 겨우겨우 버텨나가게 됩니다.


다행히 1930년 금주령이 풀리게 되었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맥주 회사는 몇 개 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죠.


이 때 안호이저 부시는 버드와이저를 미국인들 입맛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전개합니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물론 세계 최초로 냉장기차를 도입하게 되는데 일정 거리를 달리고 나면 정해진 기차역사에서 다시 얼음을 보충하여 차고 신선한 맥주를 미국 전역에 공급하는 획기적인 전략이었죠.





다른 회사들도 이에 질세라 만화 캐릭터를 도입한 광고라든지 TV 광고라든지 하는 다양한 광고와 나름대로의 마케팅 기법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고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은 회사들이 현재의 안호이저부시, 쿠어스, 밀러입니다.


이로 인해 미국 맥주는 라거 타입이 대세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후로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계가 사주였던 맥주회사들은 미국인들의 불매 운동으로 다시 타격을 입었지만 재기에 성공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것까지 적기에는 제 기억 용량이 모자라네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라거 맥주와 에일 맥주의 유통 비율은 대략 7:3 정도라고 합니다.


그 정도로 깔끔하고 산뜻한 맛의 라거 맥주가 대세라는 얘기지요.


심지어 우리나라에는 OEM 생산인 호가든을 제외한다면 100% 라거 맥주만 생산이 될 정도니까요.


여기에는 미국의 맥주 산업 발달 과정과 미국인들의 기호도 상당한 몫을 차지했을 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병사들에게 지급된 미국 맥주의 영향으로 인해 전쟁이 있었던 여러 국가들에도 라거 타입의 맥주가 자연스럽게 보급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미국 맥주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라거 맥주가 대세로 떠오른 이유가 저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써 본 글이었습니다.


요즘은 미국에서도 다시 크래프트 비어 수준의 소규모 맥주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물론 보편적인 라거와는 달리 다양한 맛을 가진 제품들을 선보여 일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홈 브루어리의 유행도 한 차례 일었었고 여러 사람들의 글에도 하우스 맥주에 대한 이야기나 맥주에 관한 글이 많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맥주에 대한 취향도 다양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수요일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영국 젊은이와 맥주와 관련하여 얘기를 좀 나누어 보았습니다.


남자가 별로 없는 직장인데다 극소수의 남자 중에서 서바이벌 영어라도 되는 남자는 저 밖에 없는 관계로 술 자리가 생기면 제가 이 친구와 늘 얘기를 주고 받습니다.


요즘 맥주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라 이 친구에게 우리 나라 맥주의 맛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이 친구도 단도직입적으로 "맛 없어요.(not good)"라고 하더군요.


얼마 전 영국 출신의 기자 한 사람이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 없는 한국 맥주"라는 기사를 써서 맥주 업계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 대부분의 맥주 애호가들은 아는 얘기였겠지요.


다음 얘기에는 감히 우리나라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거 별 중요한 글이 아닌데도 자료 찾고 모으고 정리하려니 시간이 꽤나 걸리네요.


지난 번에는 호가든과 산미겔을 마시면서 글을 적었었는데 오늘은 더블 초콜릿 스타우트라는 놈이 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맥주 이거......


맥주에 무슨 짓을 한 거야?


IMG_1009.jpg


근데, 너무 바디감이 묵직한데다 에일 맥주인데다 흑맥주인데다 초코렛향이 진해서 맥주 같지 않다는 느낌에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듯 하네요.


썩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옛날에 양주를 더 좋아할 때 마시던 체리 브랜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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