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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 일기 - 3

2006.03.05 22:59

개굴아빠 조회 수:205 추천:3

< 일요일 소묘 >

느긋이 일어나려 했지만 8시 조금 넘어 눈이 뜨였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며 여벌 잠을 청해 보지만 별무신통이라 그냥 일어나 참치 찌개 데우고 계란 하나 구워 간단하게 아침 먹었더니 약간 모자란 듯 하여 우유에 시리얼을 타 먹었습니다.

덕분에 오후 세시나 되어서야 배가 고파지더군요.  ㅡㅡ;;

어쨌든, 학기 초인 관계로 업무가 많은 탓에 아침 먹자마자 별 일 같지도 않은 일 시작했지만 하고 나니 열 두시가 넘어갑니다.

불행히도 일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글 쓰고 나서 대충 처리하고 자야겠습니다.



사흘만에 알림장을 학교 홈페이지에만 올렸습니다.

물론 인터넷 안되는 녀석에게는 인쇄를 해서 줬지요.

오늘 다들 봤는가 싶어 살펴 봤더니 읽은 사람 수가 4로 나옵니다.

그다지 중요한 건 없게 했지만 나머지 세 놈은 내일 어쩌려는지......



오후에 낚시를 하고 있으려니 처음 보는 번호가 휴대폰에 뜹니다.

"@#$%"

"누구세요?"

"#$%@ *&$%#@"

"잘 안들립니다."

"선생님."

"응?"

"저 ㅇㅇ인데요..."

"응, ㅇㅇ이구나.  그래 왜?"

"오늘 숙제 있어요?"

알림장 인쇄한 거 들고 간 놈입니다.  ㅡㅡ;;

"알림장 보렴, 두 가지 있잖니."

"잠시만요."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나더니,

"선생님."

"왜?"

근심 어린 목소리로 얘길 합니다.

"오늘 숙제를 못해가겠어요."

부모없이 조부모 밑에서 있는 아이인데 할머니는 교통사고로 입원, 할아버지는 간염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병원에서 통학하는 아이입니다.

"그래, 아침에 일찍 와서 자습 시간에 하렴.  할 수 있지?"

그제서야 목소리가 밝아지더니,

"네, 선생님, 그럴게요."



오늘 낚시 포인트 찾느라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자리잡은 곳이 개인 사유지에 있는 자그마한 방파제였습니다.

처음에는 낚시에 집중하려 했지만 어느덧 시선은 초릿대에 가 있어도 귀에 가득찬 것은 근처 몽돌밭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였습니다.

얼마나 오래인지는 모르지만 아무 생각없이 파도 소리만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유지 주인에게 쫓겨 났습니다.



어제 갔던 곳으로 되돌아가 낚시점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아직까지는 '선생님'이란 명함이 이곳에서는 때깔이 나나 봅니다.

며칠 전 부임한 근처 초등학교 교사라고 하면서 앞으로 자주 올거라고 했더니 볼락 포인트며 감성돔 시즌이며 포인트 진입 요령이며 하는 것을 아주 상세히 가르쳐 줍니다.

근처에 '남해수산연구소'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근무하는 양반들이 인근에 대해 생태계 조사를 해 본 결과 한 곳에 볼락 개체수가 엄청나다고 했다더군요.

동네분들 몇 분께 들은 얘기도 그곳이 볼락 포인트랍니다.

그곳이 어디냐고요?

글쎄요, 다음에 언젠가 유배지 일기에 나올 지도 모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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