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논 변주곡과 함께 떠나는 바다여행



Music

동낚인 선후배님들 반갑습니다.
먼지 낀 플레이어를 털어내고  선율이 곱고 아름다운 연주곡부터 한곡 찾아 들으며 흐트러진
생각의 실타래를 차분하게 정리해 봅니다.
귓전을 간지럽히며 흘러 나오는 곡은 "파헬벨"의 "케논 D 장조"입니다.

이곡은 얼핏 기억 하기에도 수십명 이상의 내로라 하는 명 연주인들에 의해서 제각각의 편곡과 다양한 악기들에 의해서 연주되어진 친숙한 곡입니다. 수많은 Cannon 편곡들 중에서 금세기 최고의 플륫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의 제임스 겔웨이(James Galway)가 연주하는 Cannon 변주곡을 골라 봤습니다.
마치 천상의 소리인양 편안하고 부드러운 그의 연주에서 대가다운 풍모를 느낄수 있습니다.
여러형태의 다양한 연주들 중에서 단연 애착이 가는 곡입니다.
여유롭게 즐감 하시면서 저의 조촐한 바다 여행에 동참해 주시길...

파헬벨(Johann Pachelbel 1653 - 1706) 독일작곡가) 이 1678년에서 1680년에 걸쳐 에아푸르트에서 활동하던 시대에 작곡된것으로 추정.





Fishing



동낚인 여러분들께선 어떤 날씨에 낚시 하기를 좋아 하시는지요. 햇볕을 싫어하는 저는 오늘처럼 흐린날을 좋아합니다. 마음속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 때문일까요?
짙은 먹구름이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는 어제,오늘 같은 날은 생업을 내팽겨 치더라도 한적한 바닷가를 찾고 싶어지더군요.
어제는 동낚인 사이트도,저의 마음도, 흐린날씨 만큼이나 암울하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꿀꿀한 기분도 풀어볼겸, 딱 두시간만 근처 방파제에서 놀다 오리라 마음먹고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어디로 가볼까 고민 하다가, 문득 지난해 이맘때 상용호 방파제에서 운좋게도 굵은 노래미 20여 마리와 낮뽈 몇마리를 낚아낸 기억이 나더군요.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모처럼 찾아온 상용호 방파제엔 한낮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습니다.
떠날땐 돌아 올 일을 염려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보면 모든 상념과 근심들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속에 실려 넓고 깊은 바다 저 먼곳으로 사라집니다.
막힌 가슴을 시원스럽게 열어주는 수평선, 그 위를 한가로이 날으는 갈매기들의 군무, 짭쪼롬한 갯내음을 싣고 콧끝을 간지럽히는 미풍,이 모든 것들은 바다가 베풀어주는 은혜로운 선물이자 낚시꾼들만이 누려보는 작은 특권입니다.
낚싯꾼의 자격으로 먼길을 돌아 바다에 왔으니 민물새우 미끼를 끼워 낚싯대를 펼쳐 봅니다.

고기들이 보기에도 혼자 노는 낚싯꾼의 꼬라지가 불쌍해 보였던지...
담배 한대 피워 물고  잠시 방심한 사이에 노래미란 놈이 엄청난 힘으로 초릿대를 가져 가더군요.
순식간에 해초를 감고 쳐박는 바람에 첫수를 그만 놓쳐 버렸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런건지, 원래 낚시 실력이 부족한건지...
그 이후에도 세번씩이나 목줄을 터트려 먹으며 다잡은 고기들을 눈앞에서 떨궈 버렸습니다.
이날 두어시간 동안의 낮 낚시엔 욕심이 많아서 미끼를 목구멍까지 깊숙히 삼켜버려 바늘조차 빼내기 힘든 상태로 올라온 노래미 세마리와 꺽두거 한마리가 쿨러속에 담겨 졌습니다.
버리기엔 아깝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아는 분을 만나서 건내 드리고 왔습니다.

혹시라도 상용호 방파제에서 묵직한 노래미 손맛을 보실려면 중들물일때 제일 안쪽 방파제 끝바리에서 오른편, 수초가 많이 보이는 곳을 세칸 민장대로 바닥을 훑어 보십시요. 개채수는 좀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미끼는 반드시 민물새우를 준비 하시구요.
아참, 안잡히더라도 책임은 절대 못집니다..^^



The End

하루하루 세상살이도 힘들고 동낚질하기도 힘들어 지는것 같아 마음이 우울할때가 있습니다. 그럴땐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하는 낚시가 좋더군요.
게슴츠레 권태로운 실눈을 감고 오수를 즐기는 목신 "패닉"이라도 된듯, 살랑살랑 갯바람이 불어오는 한적한 방파제에서 잠시마나 아무 생각없이 고요함속에서 본연의 자신과 만나는 오붓한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Cannon / James Galway

백면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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