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12분~ 휴대폰 소리에 잠이깨어 받아보니 10년지기 동생~
아,, 낚시 약속한 일요일이군,,근데 정말 몸이 무겁다;; 어디가 아픈건가;;
정신없이 큰소리로 통화를 마칠 찰나 방 어둠속에서 어렴풋이보이는 윤곽...
이런 내방이 아니네..병원 입원실이군..;; 죄송해라 다른분들 곤히 주무시고
있었을텐데;;

전날 새벽에 출조해서 새벽 두시쯤 돌아와 마산에 있는 병원 후배 입원실에서
잠깐 눈을 붙힌거였는데...오늘은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꽉차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약속한거라..쩝;; 가야겠지...

경남대 앞에서 동생들 셋이랑 합류는 했지만 컨디션도 좋질않고 동생들이 연락도
없이 늦게 나타나는바람에 기분은 다운됐지만 전날 밑밥 남은것도 있고 혹시나
제대로 된 감시 손맛을 볼수도 있을거라는 기대감 생기는건 여전..대*낚시에서
밑밥보강 채비준비하고 사장님 어머니께 인사드린거까진 좋았는데...

실리도 김선장님께 뗏마 두대를 가는길에 전화 부탁하고 선착장에 도착해보니
비가 혹시나 오지않을까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바람도 없고 바다는 평온하다~
양식장에 진입하려니 들어가고 싶은 양식장줄 주위의 입구에다 포진하고 있어
뗏마를 혼자밖에 젓지 못하는 나로서는 뒤에 또 하나의 뗏마를 줄에 매달고 들어
가야하는게 부담스럽다..

양식장 반 정도를 빙돌아 좀 가라앉은 스치로폴경계선을 힘들게 넘어 넘어 양식장
두칸에다 두대의 뗏마 고정에 성공~왕초보 동생 한명을 파트너 삼아 채비만드는
법을 보여주고 미끼를 끼려는 순간,,으~~~~미끼가없네..ㅜㅠ 혈압...

선장님께 번거롭게 콜해서 놔두고 온 미끼를 가져오는 동안 별장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점점 세지기 시작하더니 슬금슬금 힘을 더하는 너울~ 돌아온 동생을 싣고
다시 양식장안의 동행 뗏마에 배를 접안하는게 아주 힘들정도..채비 갖추고 미끼를
입수했을땐.. 이거 아까랑 바다 분위기가 다르쟎아..

두번째 대를 펴고 있을때 홍합 작업선들어온다고 비켜달라고 소리치는 홍합 행동대장선
의 시위에다 가뜩이나 너울때매 쿵쿵 울려대는 뗏마들의 충돌음..아..느낌 안좋타
그냥 양식장 오른쪽에붙어있는 홍합상판대에 바람을 등지고 하자고 결정 다시 꼬리를
달고 너울 너울 힘들게 스치로폴을 헤쳐나가서 두줄 남겨놓고 도착하려는데 가까이 있던 다른뗏마 잽싸게 목적지점령 거기다 거기가 아까 우리가 들어온 길이였는데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크극;;

이거이거 느낌이 점점 안좋아진다..마지막 빠져나갈만한곳은 어선이 낚시중이고 양식장줄
끝은 뎃마 세대가 뭉쳐서 활로를 차단하고 있으니..며칠 전 두다가 기권한 한게임바둑이
생각이 나는건모야..쩝;;      그런데 뗏마 세척 바로 직전에 약간의 여유가 보인다~ 급회전만 성공하면....힘센순풍과 너울에 조심조심 접근해서 안전하게 터닝 빠져나오나싶더니..

이런;;;꼬리에 붙은 2호선은 줄을 넘 느슨하게 묶어놓은바람에 탈출실패 플러스 난리났다!
낚시대 꺾이고 왜 두대를 묶어다니냐는 항의..아 힘들다 ㅜㅡ 할수없이 꼬리 떼어내고 먼저
공해상에서 대기중..잠깐 동안에 많이도 떠내려간다.. 그냥 오늘은 쉴걸..이미 때늦은 후회.
잠깐 허둥지둥대더니 2호선 공해상으로 나오면서 오~!동생한명이 노를젖기 시작했다~
대단하다 근데 방향이 섬쪽이다..불길해..저멀리 대형멸치선이 지나가는데 인공너울 큰거 하나 오겠군..

거기다 왼쪽에서 나타난 무지막지한 홍합채취선..기본 바람 너울 바탕에 대형 인공 너울 두개면..이거 죽갔구만..2호선 방향은 섬쪽이고 뒷바람타고...으~~구출해야한다~!
젖먹던 힘까지 다내서 접근하려는데 우리배가 너울 두방을 맞고 휘청대면서 바람에 날아가는 내 모자..;; 그래도 2호선이 더 중요하지.. 모자야 뭐.. 아깝긴하네
그 순간 난 보았다 너울 두개가 뭉쳐서 만든 자연의 힘을... 전에 하와이 있을때 탔던 써R핑처럼 뗏마도 날아 밀려 해안가로 돌진할수 있다는걸...
난 그대로 섬에 돌진해서 섬 갈라놓을줄 알았다..

그냥 갈라버리지..섬 5미터 정도를 남기고 울렁울렁 표류중..살릴수 있겠다싶어 2호선 옆에 재빨리 접근 랑데뷰성공...그런데...노끝에서 전해오는 둔탁한 느낌.. 이건 물이 아니다
바위다,,그 순간 또 다른 대형선에서 만들어진 대형 너울..아~~~~ㅜㅠ 민지겠네
옆구리를 맞는 순간 2호선은 밀려 섬에 상륙... 하필이면 작은여에 배 한쪽이 걸쳐졌다..

2호선은 좌초되서 흔들대며 치닫는 파도에 물이 넘쳐 목욕탕에 옷입고 들어간 사람들처럼
멍하니 서 있는 두 동생.. 쫄닥 젖었다.. 그런데 남 얘기 할때가 아니다.. 우리배 우리배~!
나도 한뗏마 하는데 이건 정말 죽겠다..파도에 밀려 배 오른쪽이 섬을 느끼고 있을때 죽을힘을 다해 노를 바닥에 대고 90도 급회전~성공~!!우후~~ 그런데..뒤에 물이없네...허공에 떠 있는 노를 보며... OH~NO~! OH~NO~!

무뚝뚝한 김선장님의 분노가 벌써부터 섬을 휘어 감는군...다행이 우리배는 자갈밭에 안착
침수는 없었으나 2호선은 난파선 그 자체였다.. 둥둥떠다니는 바닥목재들 구명 조끼들..
물속에 가라앉은 낚시장비를 꺼내는 동생들..왜 그리 자갈밭위에 팽개쳐진 터진 깁밥들이
슬퍼보이는지..물에 뜨는 모든건 뭍에다 올려놓곤
말없이 담배하나물고.."전화해라"

배가 가라앉았다는데 누가 화가 안나랴...  역시나 도착한 선장님의 분노는 느낄수가 있었다..바람때매 무슨말인지 안들리지만.."다시 전화해라~ 말 안들린다"  동생이 자기는 말도
못하고 건네주는 휴대폰..그래 내가 십자가를 지지..퉁명스럽게 던지신 한마디 장비챙겨서
돌아 나오란다..

실리섬 마을로 향하는 걸음이 천근만근..아..이거 보상요구해도 할말없단 생각만...
배에 올라타 무슨말을 해야하나 싶은데 "다친데는 없어요? 뭐 휴대폰같은거 젖은거 없어요?"라고 퉁명스럽지만 안심시키는 한마디..죄송하다는 말과 배 어떻게하냐는 말에 "배야 그렇게 된거 어쩔수 없구 사람이 먼저지.."

보상을 요구안해서 고마운게 아니라..거언 4~5년을 알아 지내온 인간미가 가장 급박한 시점에서 말 한마디로 묻어져 나와 고마웠습니다.. 학생때 서울에서 경남으로 이사내려와 많은 시간을 이곳 사람들과 어울렸는데
보기에 무뚝뚝해도 알아보면 볼수록 인간적이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 특히 많다라는걸 자주 느낍니다~

이런... 조행기가 칭찬합시다 코너로 보내지겠네요~ㅎㅎ
낚시가서 두번 입수하고 2시간만에 철수한건 처음입니다~다들 뗏마 처음 젓는게 힘드시더라도 제대로 배워두세요~한 두번쯤 떠내려가고 다른배 쥐어박고 이런건 과정이라 여기시고~  지금은 집에서 오후를 푹쉬려고 합니다.. 못잔 잠까지 푹 자두고요..

제 글이 제일 긴거 아닙니까? 개굴아빠님~ Point 길게주십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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