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추봉도여~~

존경하는 동낚인 선후배님들 반갑습니다. 백면서생입니다.
이미 알고계신대로 개굴아빠님을 대장으로 보골장군님,뿌띠님과 함께 소수 정예의 특공대를 편성하여 2007년 1월 25일 07시를 기하여 비장한 각오로 창원을 출발, 거제 어구에서 을지2호를 타고 한산도를 경유하여  작전지 추봉도 잠입에 성공하였고, 1박 2일동안 주어진 임무를 대~충 마치고 무사히 동낚으로 귀환하였음을 보고드립니다.

"일동 차렷!"
"특공대들의  완전몰빵을 기원해주신 동낚선후배님들께 경롓!
"몰빵!"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이번 출조의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였습니다.
추봉펜션 사장님의 카메라에 찍힌 사진 두어장 재탕으로 올려드리고, 추봉도를 찾아가실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나마 현지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추봉도 출조를 다녀와서 느낀점이 있다면 택일의 중요성이야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될때 틈틈히 명리학을 공부할까 싶네요.ㅋ
도착 첫날 기상조건도 따라주었고 낚시준비도 철처히 했었지만 예상못했던 현지 가두리의 내부 사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낚시 시간은 겨우 한시간 남짓이엇습니다. 그나마 수온이 불안정한 관계로 지난번 출조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입질이 예민하였고 활성도 또한 떨어져 있는 상태더군요.
잠시동안 몇마리의 우럭과 씨알좋은 도다리 한마리를 끝으로 제대로 손맛을 보고 말고 할 겨를도 없이 가두리를 나와야 했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추봉펜션 사장님의 안내로 용초도 끝바리 철탑 밑 포인트로 이동하여 배를 묶어놓고 선상 카고를 시도 하였지만, 준비안된 프로그램이였는지라 그마져도 여의치 않더군요.
주변엔 서너척의 출조배들이 먼저 도착해서  카고채비로 감성돔을 노리고 있었지만 입질을 받는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낚시가 잘 안될땐 그저 먹는게 남는 장사 아니겠습니까?
선장님의 현란한 솜씨로 큼지막한 우럭과 도다리등으로 모듬회 대자 한사라를 만들고,금방 잡아올린 문어 한마리도 즉석에서 삶아내고 준비해간 김밥과 소주로 일찌감치 선상술판을 벌렸습니다.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시고, 늬엇늬엇 해가 떨어질때쯤 펜션으로 귀환 하였습니다.
펜션에서 잠시 쉬고 있노라니 현지 사정이 금금하셨던 몇몇분 동낚인님들로부터 긴급한 통신들이 날아오더군요.ㅋ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걸 알려드리니 모든 분들이 한결같이 즐거워 하시더군요.^^
평소 덕을 쌓지 못한 특공대장님의 부덕의 소취로 생각을 해볼수도 있겠지만,그보다는  동낚내 불순 세력들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출조 대원들에게 쓸대없는(?) 관심을 가져주시고 아낌없는 저주를 내려주신 회원님들에겐 차후 개굴아빠님께서 강력한 응징을 가해주실 것으로 짐작해봅니다.^^


가두리에서의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저녁 호래기낚시에 모든 기대를 걸었습니다.
미리미리 채비도 점검하고 부족한 바늘도 여분으로 만들어 놓고 추봉펜션 사모님께서 정성껏 차려주신 맛있는  웰빙 식단으로 저녁을 두 그릇씩 든든하게 먹고, 어둠이 살포시 내려앉은 방파제로 의기도 양양하게 걸어 나갔습니다.
간조 상황이더군요.
순간,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칩니다. 두어시간 방파제 구석구석을 들쑤시며 호래기에 집중해 보았으나 호래기들의 활성도 또한 형편없는 수준이더군요.
마릿수의 호래기 대박조황의 꿈도 물건너 가더군요.
완전히 물이 빠지면서 따문따문 낫마리로 나오던 호래기들의 입질도 뜸 해졌습니다.
술안주 할만큼은 잡았으니 펜션앞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모두 둘러 앉았습니다.


개굴아빠님께서 저녁에 잡아온 호랙들을 안주거리로 장만하는 사이에
펜션 사장님께서 가시오가피주와 청어구이를 준비하셨더군요.은은한 숯불에 청어를 굽고 이젠 추봉펜션의 전매특허가 되어버린 숯불 군고구마도 구웠습니다.
푸짐하게 한상을 차려놓고 걸신들린 사람들처럼 먹어댔습니다.
처음 마셔봤던 가시오가피주의 맛은 환상 그자체더군요. 지금도 입안 가득 침이 고이네요. 추봉펜션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출조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평소 입이 짧은 보골장군님께서 엄청난 식욕을 보이더군요. 이번 웰빙 출조를 통해 보골장군님의 몸무게가 크게 늘었을듯 싶습니다.

따뜻한 불가에 모여앉아 펜션 사장님께서 살아오신 인생이야기도 보너스 듣고, 처음 만났던 뿌띠님의 구수한 입담으로 추봉도의 겨울밤은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깊어만 가더군요.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시고, 그쯤되면 세상만사가 귀챦게 느껴질법도 한데, 들물이 진행되자 그와중에도 개굴아빠님께선 다시 호랙낚시 삼매에 빠지십니다.ㅎ
은은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홀로 고독을 즐기시는 그 모습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더군요.
한쪽에선 모닥불가에서 세상살이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또다른 한쪽에선 삽질이 이어지며 길고 긴 추봉도에서의 겨울밤은 한아름의 추억만을 가득 남기고 그렇게 깊어갔습니다.
그걸로 끝이 었냐구요?
새벽 두시에 숙소로 돌아와서 호랙라면을 끓여서 마지막 입가심으로 소주한잔 더했습니다. 담날 아침에 일어나니 모두들 얼굴이 두배로 부어 있더군요.ㅋ
전날 과식을 서슴치 않았던 보골장군은 아침부터 화장실에서 나올 생각을 않더군요. 돌이켜보면 여러가지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출조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디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던가요?
낚시든 인생이든 앞날의 예측은 불가능하고 그 불확실성이야 말로 낚시가 주는 또다른 매력이 아니겠습니까? 대박조황만이 낚시의 즐거움은 아닌 것이죠.
이상으로 기억속에 행복이라는 두글자를 아로 새기고 돌아온 1박 2일, 추봉도 낚시여행의 어수선한 기록을 마칠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추봉도 현지의 불안정한 수온탓으로 조황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이니 낚시만을 목적으로 추봉도를 찾으실 회원님들께서는 반드시 추봉펜션 사장님께 현지 상황을 문의하시고 출조 계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추신 : 오늘 저녁 6시부터 쭉~~~북마산 민속촌에서 번개모임이 있습니다.
         꼭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번개 게시판을 참고 하시길....



백면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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