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울산 조황을 소개 드렸던 울산에 사는 만년초보 입니다.

처가집이 마산에 있고 장모님 생신까지 겹쳐서 떡본김에 제사까지 지내려고

마누라 한테 말 안하고 살짝 장비를 챙겼습지요. 마산에 떨어지자마자 마누라와 애는 처가

집에 내려주고 출발....해운동에서 돼지국밥 한그릇하고 수정 대박에 들러 마끼 한장 달랑

샀습니다. 허락된 시간이 얼마없어 가볍게 품질도 하면서 살감생이라도 잡을 요량이었습니

다만 처음 간 대박사장님 (다른분들 말씀처럼 친절하게) 잠깐하고 가려면 옥계가 괜찮으니

가보라고 하셔서 씨알 잔 크릴(학공치도 나온다고 하여) 한장 사서 옥계 도착하니 4시 경.

마을이 조용하고 일단 깨끗하더군요.

새로 지은 방파제 외항편에서 20미터 정도 원투해서 수심을 6미터 맞추고 시작했는데 전혀

입질이 없었습니다. 가까이 품질을 하니 자리돔 비슷무리 한 것이 모여드는것 같아서 요거

라도 건져보자 싶어 발 앞쪽에 품 한주걱 뿌리고 수심 3-4미터 맞추니 찌가 쏙....

역시 자리돔이 맞더군요. 한 서너마리 잡다가 보니 방파제 끝에서 학공치가 한 두마리 올라

오는 것이 보임. 다급한대로 잽싸게 G2 목줄찌 달고 조사님들 사이를 파고 들었지요. 양해

말씀을 구하는 걸 잊었음을 깨달은 것은 학공치를 세마리 올린 후 였습니다.

그 때 시간이 5시 경이었으니까 만조 약 한 두시간 전으로 추측됩니다. 거의 뭐....

던지면 올라오는 식이었습니다. 제 왼쪽에서 민장대로 낚시하셨던 중년의 조사님(내공

이 대단하신 듯)께서는 민장대라 채비의 비거리 열세에도 불구하고(방파제 끝에서 먼바다

방향으로 20미터 정도 채비를 날리는 것이 가장 입질이 잦았습니다) 연거푸 20-30 정도의 학

공치를 걸어내셨고 방파제 끝에서 낚시하신 분들 대부분은 간간이 손맛을 보셨습니다.

가끔 채비 투척이나 천적고기들의 활동에 놀란 학공치들이 수면 위에서 튀어오르면 방파제

에 낚시하는 분들이나 놀러오신 가족분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수천마리의 개체가 확인

이 되었습니다만 만조시각이 지나니 신기하게도 입질이 끊어지더군요.

저는 먹을만큼 잡았고 처가식구들이 기다리고 계셔서 바로 대 접었는데 장비 정리하면서

세어보니 약  30마리 넘게 잡았더군요. 구멍찌로 입질파악하신 분들 보다 고추찌나 작은

막대찌가 조과가 좋았습니다. 제 왼편의 중년조사님이 쓰신 학킬러는 물론 더 좋구요.

그리고 저는 벵에칠때 쓰던 붕어 바늘 썼는데 작은 바늘이 확률이 좋은 것 같고요.

집에서 손수 장만해서 상에 내어놓으니 처가식구들 여섯분 맛있다면서 잘 드셨고 힘은 들었

지만 맛있게들 드시니 저도 기분 좋았습니다.


흰 점퍼와 잘 어울리는 미즈노 흰색 운동화를 신고 민장대 낚시를 하신 중년의 조사님..

제가 옆에 염치없이 끼어들어 낚시를 하는 도중에 고기가 옆으로 째는 걸 어설프게 갈무리

하다가 채비가 엉켰는데  "이런 일 갖고 미안해하지 마시오. 낚시하다보면 채비 엉키는 거야

흔한 일 아니오" 하시면서 미안해하는 저를 오히려 위로하시고 젊은 친구가 릴을 잘 쓴다면

서 격려까지 해주셔서 뿌듯한 마음으로 낚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철수하는 저를 발견하시

고  "젊은 조사님, 잘 가시오!" 라고 인사까지 해주신 그 분 때문에 참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제가 나올때만 해도 방파제가 깨끗해서 안심이었는데 찾는 발길이 잦을수록 흔적은 많이

남게 될 것만 같아서 조심스러웠습니다. 쓰레기는 꼭 챙겨서 마대 자루에 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