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했습니다.
결혼 10년 기념으로 매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아들래미와 친구 내외랑 갔었지요.

숙소는 세부 바로 옆의 섬 막탄섬에 있는 힐튼 호텔에 갔습니다.
원래는 샹그릴라로 하기로 했지만, 12회 아셈회의로 쫒겨나다시피해서 옆으로 옮겼습니다.

그래도 신혼여행 이후 첨 나가는 여행이라 좋았지요.
마눌이야 싫어하지만, 낚시꾼이 어디 가겠습니까...

접으면 38센티 되는 민물용 2칸 붕어대와 43센치 되는 선상용 우럭대(2.7m)를 따로이 챙겼습니다.
그 외에 릴뭉치, 기타 소품 조금...

일단 첫날에는 거의 2시가 넘어 도착했기에 먼저 자고요.
다음날 일어나서 호텔을 둘러 보았지요.

호텔에 도착해서 밖을 보니, 의외로 해변이 무지 좁네요.
방파제처럼 되어 있는 곳에서 레스토랑이 있더군요.
그 방파제에서 내만(?)쪽으로 빵을 주면 돌돔처럼 생긴 것과 숭어와 비슷한 고기가 양어장처럼 모여서 먹고 있네요.

호텔측 경비원에게 물어(무지 짧은 영어로...)보니,
내측은 낚시금지고요...
외측(한바다쪽)은 해도 된답니다.

일단, 벵에돔도 빵가루로 잡는다고 알고 있었기에,
그 호텔 방파제에서 먹이로 뿌려주는 빵을 구해서 낚시를 했습니다.

보기보다 잘 모여들고요.
입질도 잘 받았습니다.
그런데, 챔질이 안 되네요.

채비는 2칸 민물대에 2.5호 원줄, 1호 목줄, 아주 예민한 장대찌(0.8호), 망상어 바늘 8호정도...
그러다가 한마리가 올라오네요.
씨알은 한 15센티 정도 되고요.

그 녀석의 습성은 벵에돔과 비슷한 것 같고,
줄무늬는 돌돔과 같고
머리쪽에 노란색위장을 한 고기네요.
고기의 입이 정말 작네요. 거의 쪼아서 먹는 분위기의 고기...

그 날은 그 정도로 하고 다른 일정을 보았고요...

이제 3일째죠.
근데, 새벽부터 비가 내리네요.

아침에 잠깐 비가 멎길래 한 20분 던지다가 비가 와서 들어오고...
비가 와도 진행하는 일정으로 다 바꾸어 하루를 보냈습니다.

4일째는 오전에 호핑투어를 갔습니다.
그런데, 오전에 약간 자던 바람이 우리가 나가니 얼마나 불어대던지...
중간에 줄낚시와 씨푸드는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대했던 행사였는데...

원래 호핑투어란...
산호초 해안에서 스킨스쿠버 장비를 갖추고,
빵을 뿌리면서 한 두시간 형형색색의 열대어를 구경하고,
자리를 옮기어서 손으로 하는 줄낚시를 하고,
씨푸드를 먹고 오는 것이었는데...

하여간 호텔로 온 김에 낚시를 또 했지요.
어제 잡은 벵에돔과 돌돔을 섞은 것 같은 녀석이 두마리,
용치놀래기 비슷한데, 더 화려하고, 입에 이빨이 있는 녀석이 한마리가 낚이더군요.

이제 마지막 날이군요.
오늘 11시에 호텔을 나가기에 아침에 일찍 나가서 낚시를 했지요.
어제 호핑을 가서 얻어 놓은 갯지렁이(청개비와 아주 유사)로 담궜습니다.

역시 벵에+돌돔 같은 녀석 3마리, 어제 잡은 용치놀래기 비슷한 놈 한마리,
그리고, 거의 독가시치를 연상하게 하는 고기(래빗피쉬)를 한마리 낚았습니다.

4일간 1, 0, 3, 5마리를 낚았죠... 합이 9마리네요...


우리 가이드 왈...
"낚시대를 챙겨 오는 인간은 처음"이라네요...


아셈회의 관계로 거의 나가기도 힘들었고요.
실제로 출입시에 마약과 화약 탐지견이 확인을 해야 되었고요.
금속탐지기로 수시 검색을 하더군요... 흐미...

엔간한 숙소나 가게에는 사설 가드(경비)들이 실탄이 장전된 총을 휴대한 채 경비를 서고 있더군요.

실제로 우리가 떠나고 난 후에 5시간 후에는 3차례 폭탄테러가 있었다네요...

하여간,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여행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