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화요일 맑음.

14물 이라고 달력에 표시되어 있슴.

간조 17 : 59 (통영 기준)
만조 11 : 57 (통영 기준)

바람은 서풍이 약간 북쪽으로 기울어져 분다.
해떨어지기 전에는 동풍.

반달보다 조금 큰 달이
5월 9일 새벽 1시쯤 철수하다 보니
들판위로 오르기 시작하는걸 목격함.

보통은 어둑살이 지기전부터
볼락 입질이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포인트에 따라 다르지만
작업용으로 커다란 상판을 띄워놓은 곳에서는
주로 그렇다.

날씨는 어제가 정말 좋았는데
이미 지나버렸으니 미련을 갖는다면
정말 미련스런 노릇이다.
하여 일찌감치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
여기저기 두루두루 살펴보고
사진도 찍는다.

7시반.
드디어 낚시 시작.
얼굴만 오른쪽으로 돌린다고
정면 동풍이 비껴갈 리 없음에도
고개를 모로꼬며 채비 훽소리나게 날린다.
고작 5 m 도 못가고 폭 떨어진다.
분위기 이상해진다.

물때도 챙겨 보지않고 그냥 무작정 온터라
들물인지 날물인지도 모르겠고
언제가 만조 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일단은 던져진 그자리에서
완전히 가라 앉힌 후
잠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들어 올리니
토독거리는 입질이 느껴진다.
조금 더 들어 올리니
제법 힘을 쓰며 대끝을 아래로 쑤욱 당기며 내려간다.

그러면 그렇지.
흐흐 벌써 한마리.
당찬 손만을 흐뭇하게 즐기며 대를 바짝 들어 올리니
나 보기가 역겨운 가시리 인지
도무지 얼굴 보여 줄 생각을 않는다.
순간 불안감이...

불안감은 현실로.
어느 회원님이 애타게 그리는 야구방망이급 노래미.
아 ~ 이기 아인데.
볼락 9호 바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삼켜 버렸다.
오늘 대상어는 볼락.
쿨러도 겸손하기 이를데없는 4 L 짜리.
당연히 모실 자리가 없다.
자식들 걱정 안하게 얼른 집으로 돌아 가시게 조처(?)해 드리고.

그입질을 필두로
어둑살이 뭍어나는 방파제 위로
입질이 쏟아진다.
손가락,
목덜미,
발목때기.
심지어 입술에 까지.
나쁜 모기.

아울러
설레이는 마음으로
서둘러 달려온 자신이 스스로 쪽팔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어쩌랴 ?
열심히 해야지.
그쟈 ?

결론부터 말하면
다섯시간 가까이 낚시 했고
스물댓마리 낚았다.

미끼는 줄새우(여기서는 이렇게 부르는게 맞을듯하여...).
낚싯대는 610 cm 와  520 cm 길이의 두대를
번갈아 사용.
입질 패턴은 노가다.
바닥에서 부터 토독거리며
수면 가까이 까지 따라 올라와서
잠시 틈을주면 가만 물고 있는 느낌이 오고
거의 수면이라 빠른 속도로 챔질을 하면
99 % 빠져 버리는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 입질.

처음부터 얕은 수심층을 노리면
아예 입질이 없고,
바닥에서 일정시간 이상 멈춰주면
노씨가족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뒷덜미를 뻣뻣하게 한다.

이런 영양가없는 노고를(?) 쏟고 있자니
한심한 생각이 들물을 이룬다.
그래도 뭐 용빼는 제주 있나?
편도 한시간반이나 걸리는 거리인데
그나마도 감사히 생각해야지 않겠어 ?

오늘의 입질 형태를 좀더 세밀히 분석해 보면
다음 낚시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될걸로 예상된다.
망상어인척 하는 입질이라도
일단 낚아봐야 한다는것.
오늘도 낚아보니 볼락인 경우가 대부분.

같은 포인트는 최소한
두번 이상 가보고 다음번 출조를 대비 해야하고,
그날 그날의 특이한 사항들은 메모하여
관리하는 수고로움도 잊지 말아야 할 듯.

꼭 많이 잡아서 좋다기 보다
조과에 일희일비하며
휘둘리지 않으려면
낚시 자체를 즐기는 방법을 찾는게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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