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세상을 살아오다 보니, 길게만 느껴지던  기다림의 시간도 기다람이 아닌 또 다른 즐거움
으로 다가옵니다.
도다리친선모임에 참가신청을 하고 기다리던 시간이 그러했지요.

온라인상 짧은 글들속에서 느껴지던 동낚인들의 훈훈한인정과, 장마철에 부는 바닷바람처럼 끈적끈적한 끈끈한
정감을 느낄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을 하고....

갑자기 바다낚시에 꼬꾸라지듯 쏟아붓는 저의 어설픈 정열과, 서푼어치 낚시지식에도 알듯모를듯
속아주며 동행을 해주는 왕비님(살짝아부)을 모시고.

좌우가 아닌,상하로 요동를 치는 그 뼛속에서 느껴지는 도다리의 펄떡이는 생동감과,봄햇살에 매끄럽게 반짝일
미녀의 속살같이 뽀얗고 부드러운 뱃살을 만질수 있다는 희망과 동행을 합니다.

여행을 가서 마시는 한잔술은, 언제나 그랬듯이 타지에서의 막연한 불안과 흥분을 가라않게하는
진정제가 될때가 많습니다.

좋은 술친구가 있고, 좋은 음식앞에서 마음은 한없이 즐겁고 편안해집니다.

"송아" 라는 이름이 예쁩니다.약간의 운치도 느껴집니다.
뒤에 붙은 "통술집"이라는 단어가 분위기를 흐트립니다만은 그렇다고 "송아다원"이니
"송아찻집"이라는 이름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런곳에서는 "멍게 해삼 굴"에다 "성돔이 구이"에 "도다리 탕수어"그리고 쇠주를 마실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통술집"과 "무대뽀"라 어쩐지 잘어울리지 않읍니까?
그래서 무대뽀님이 대표로 나오셨나봅니다.ㅎㅎㅎ

솔직히 편안한(?)인상은 아니였읍니다^^
하지만 세상를 아는 남자였지요.생면부지인 우리를 배려하여, 먼길오는 손님 누군가 마중를 해야
예의라며 나와주셨는데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고,내가 연배라며 대뜸 "형님"이라고 불러줘서 저를
잠시 당황하게(습관이 안되어서)만들어줘서 고마웠고.

진행준비하느라 바쁘신중에도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좋은 시간되시라고 전화해주신 "유림"님이
있어 고마웠고.

섹스폰연주를 좋아하는(사실은 섹스폰연주 하는 연주자의 모습이 멌있어서)마눌님을 어떻게 알았는지
안내해준 스카이라운지에서의,
섹스폰연주에 취해마신 맥주한잔의 입가심에, 그날 여행의 늦은 하루를 정겹게 마감할수있어서 고마웠읍니다.


아침을 달려갑니다.
네비게이션 믿고 달리다 길이 헷갈려 시간이 조금 늦어집니다.
옆에서 빨리 달리라고 더 안달입니다.나보다 더 낚시꾼같읍니다.
우리는 여행길에서 길찾다가 잘 다툽니다.마눌은 자칭 살아움직이는 네비게이션입니다.
옆에서 지도를 들고 모르는길을 잘도 안내합니다.
하지만 저도 길이라면 한길합니다.그래서 한번씩 티격태격합니다.
제가 가는길이 틀렸다할때는 각오해야합니다.온갇 구박을 다합니다.저는 무안한 얼굴로 찍찍! 깨깽!
무안한얼굴로 앞만보고 운전대만 잡고 있을수밖에 없읍니다.

어떨때는 지도(이렇게 부르면 죽습니다만 생각하니 성질나서)틀릴때가 있읍니다.
올타꾸나! 하고 제가 면박을 줄라치면..
더 기세등등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남자가 쪼잔하게 그만일로 성질을 내나!잠시 돌아가면 되지! 이런것도 여행의 재미인기라"
"당신은 어째 속이 밴댕이속이고 아이고 밴댕아! 밴댕아!"
"당신 옛날에 안그랬는데 일전에 강화도가서 밴댕이회먹고 와서 부터 속이 쫍아 터졌네"

어째 이상한 스토리가 되다가 정말 제가 밴댕이속이 된것같아

"험험! 그래 그럴수도 있지뭐! 사람일이란게 실수도 있을수 있지뭐 까지꺼"
"그래도 당신이 젤이다 뭐 먹고 싶은거 없나?"
이렇게 됩니다.

내가하면 평생 우려먹을 돌이킬수없는 실수고 지가(한번만더)하면 대륙의 황사먼지속에
티끌같은 실수라 이후라도 찾을길이 없고,찾아서도 안되고, 다시 언급이라도 할라치면
저는 영원히 밴댕이내장탕이 되어야 하기에 오늘도 바다같은 마음인양 구박을 받으며
핸들잡은 손아귀에 불끈 힘을 줍니다.

참고로 원전갈때 마눌이 가자고 한길로 안갔더니 제가 잘못가서 돌아갔다고 구박을하고는
나올때 기어코 자신이 가고자하는길로 나와서는 하는말이
"봐라 맞제! 이길이...경치도 더좋고 길도 빠르고"
하면서 의기양양해 했읍니다.

끝까지 제가 하고 싶은말한마디
"그 길이나 이길이나,젠장! 그놈이 그놈인데... 뭘!"
하지만 못했읍니다.


원전 만성슈퍼 앞에 도착을 했읍니다.
배타는 위치가 변경되었답니다.내심 늦은 시간에 약간은 불안했는데
같이 들어가는 인원이 많아 조금은 덜 미안했읍니다.^^

일전에 두번 타본 해상콘도보다 더 크고 깨끗했읍니다.

주로 라면먹을때 먹고나서는 버리는 "나무젓가락"이 그렇게 우리를 춥고 가슴아프게(?)
할줄은 정말 몰랐읍니다.

그 젓가락 뽑을때 점집에서 점꿰뽑듯 정성들이고 뽑을걸,아무 개념없이 뽑아든 젓가락에 적힌
59번이라는 숫자.
그 숫자의 의미가 주는 아픔을 불과 몇분후에 알게 될거라는걸 왜 몰랐을까요?@@

지구에서 약1억5000km미터 떨어진 태양의 위력은 이작은 해상콘도를 남북으로 갈라놓아
따뜻한 남쪽나라에서는

희희낙락 여기저기에서 고기잡는 소리,박수치는소리,진행요원 계측하는 소리,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
밝고 명랑하고 들떠있는 모습인데...

그 반대편에서는
어째 목소리조차도 음울하게 들립니다.아직은 차가운 바닷바람이 슁슁 "나 아직 안죽었소"하고 불어댑니다.
낚시대는 보이는데 사람이 자주없어집니다.

"에이!고기는 뭐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지"

주로 이런 체념어린 대화가 일찌감치 오가고 있읍니다.

물이 안으로 흘러 낚시줄이 콘도밑으로 밀려들어갑니다(혹시 콘도 밑에 숨은 도다리라도 해보지만 어림없읍니다)
조금만 밖으로 치면 밑걸림이 있어 자주 실리도와 씨름을 해야합니다.

고생하신 진행요원님들 담에는 콘도 좁은쪽을 남북으로 배치해주세요 지발요^^

무대뽀님의 안내로 여러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눴읍니다.
정말 반갑고 정답게 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셨읍니다.
추워서 마시고, 즐거워서 마시고, 권해서 마시고,안주가 너무 좋아 마시고,미끼꿰어놓고 마시고,
밑걸려서 줄터지고 마시고,남쪽나라 고기잡았다고 박수치는 소리에 배아파서 마시고...

그리고 먹었읍니다.
해삼잡을때 마다 옆에서 기다리다 홀딱먹고,작은해삼 실같은 창자 입술에 붙혀 홀딱하고,생굴 까주면 기다렸다
홀딱하고,찐굴 김올리며 나왔을때 마눌이랑 서로 입에 넣어주며 홀딱홀딱 많이도 먹고(정말 맛이 환상이었읍니다)
도시락 돈까스에 소스뿌려가며 다먹고,노래미랑 도다리 회나왔을때 배두드리며 아구아구먹고,중간중간 입가심으로
노오란 귤까서 쩝쩝먹고.....

시상과 추첨이 있었읍니다.
열씨미 박수만쳤읍니다.시상이야 고기근처에도 못가봤으니 언감생심 엿볼수도 없었기에,추첨에라도 해봤지만
59번근처에는 누가 삼중망을 쳐놓았는지....

고생하신 진행요원님들 담에는 기냥 주세요 지발요^^

그래도 동낚인수건과 망아지인형 그리고 몰래 귤몇개 담아왔읍니다.

인생살이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는법이지요.
다만 다음 잔치를 위해 노력하고 인내하며 사는것아닙니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며, 그날을 위해 정말 수고하셨을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리고
늦은지만 조행기아닌 여행기를올리면서 근간 17일 추봉펜션에 갔다온글 스케치올리겠읍니다.





------ 대구에서 여행자와 동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