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갈치, 고등어 조황 올리는 것 보면서 잠못 이루던 밤이 얼마였던가.

마지막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막막하던 차 마닐라 파라냐케에 계시는 kalapati님께서 보내주신 쪽지 한 장.

"까비떼 쪽에 가실계획이 있으시면 연락을 주십시요.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장비는 걱정마시고요. 바다, 민물장비 여럿 있습니다."

오오!!!

토욜 새벽 드뎌 출발했습니다.

30분 가량 택시를 타고 kalapati님 댁에 도착.

아침을 못 먹고 갔었는데 찹쌀떡을 준비해 두셨더군요.

마닐라에서 먹는 찹쌀떡의 맛이란......

그게 아니라도 우리나라 웬만한 찹쌀떡은 맛을 따라오기 힘들 정도더군요.

잠시 안에 들러 kalapati님의 특별한 취미를 짧게나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은 kalapti님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길.

같이 가신다는 다른 분을 잠시 기다린 후 행선지는 마닐라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까비떼라는 곳.

배를 타고 15분 가량 나가야 되는 곳입니다.

바다 한 가운데 건물이 자리잡고 있죠.

좌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입장료는 300페소(6000원).

점심식사 + 간식 + 미끼 포함된 가격입니다.

새벽에 출발했지만 도착 시각은 10시 조금 지난 시각.

kalapati님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후 채비 시작.

우선 횟감이 되는 고기부터 잡아야겠기에 엄지손가락만한 작은 물고기 꿰어(제가 꿰는 게 아니더군요.  옆에서 꿰어주더군요.) 투척.

전체 수심은 약 3~4미터 남짓.

바닥에 닫는 순간 뭔가 강력한 입질이 들어오더군요.

올려보니 미끼에 큰 이빨 자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횟감 고기는 더 이상 입질이 없더군요.

손맛을 보기 위해 방우스라는 물고기를 잡기로 하였습니다.

빵가루를 뿌리고 식물성 미끼로 바꾼 후 투척.

잠시 있으니 kalapati님께서 35~40 정도 되는 방우스 두어 마리 체포 성공.

개구리에게 손맛을 보여주실 거라고 가지고 계시던 채비를 개구리에게 주신 후 개구리도 잠시 후 한 마리 체포 성공.

대 휨새 보시면 힘이 얼마나 센지 아실 겁니다.





참고로 루어대입니다.

잡고나면 옆에서 괴기 떼서 살림망에 넣어줍디다.

미끼 꿰어주고 고기 떼 주고......

kalapati님 표현을 빌자면 "황제낚시"입니다.  ^^

개구리는 네 마리 잡더니 무시무시한 손맛에 만족도 하고 약간의 겁도 나는지 더 이상 잡으려 하질 않더군요.

저는 한참을 버벅대다 찌를 달고 한 마리 걸었지만 드랙이 풀려져 있던 터라 얼굴은 구경못했습니다.

아마 그날 가장 큰 놈이...... (돌맹이 날아올 것 같은데... ^^)

잠시 특성을 파악한 후 찌 없이 두 마리.



회가 안된다기에 미련없이 더 이상 잡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놈 노리려 삽질 시작.

잠시 후 점심시간이 되었더군요.

이게 6000원 내고 낚시하고 먹는 밥입니다.



따갈로그에 아주 능숙하신 kalapati님께서 주방에 특별 부탁하여 방우스회를 내오기는 했지만......  퍼석하니 퍼진 회에 국물(!)이 흥건하더군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바라쿠다에 도전하기 위해 kalapati님께서는 루어 시작.

한 번은 바라쿠다의 입질을 받고 올리던 중 결국 얼굴 면담 못했지만 나중에...도(^^;;) 물위에 올리신 후 다시 방생하셨지요.

저도 두어 번 던져보았습니다만 입질은 전혀 받을 수 없었습니다.

바람이 완전한 역풍이라 캐스팅이 쉽지 않았습니다.

GT를 잡기 위해 흘림 채비로 바꾼 후 삽질해 보았지만 입질 없더군요.

아마 날물이라 그런게 아닐까 추측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핑계거리는 있어야 하니까요.  ^^;;

C조법에 걸린 횟감 괴기가 있어 한 마리 칼 솜씨를 부려 보았습니다.

모양은 이쁘게 나왔는데 찍지를 못했습니다.

살림망에 넣어두었는데도 죽어버려서 그런지 맛은 별로더군요.

간식으로는 아래처럼 생긴 것과 죽 비슷한 것이 나왔습니다.



바나나잎으로 싸서 찐 찹쌀입니다.

안은 이렇게 생겼죠.



맛은... 견딜만 합니다.

이 날 다섯 명이서 잡은 총 조과입니다.



방우스 14마리, 횟감 괴기 1마리.

......

돈 주고 사왔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곳은 유료낚시터였던것이었던것이었습니다아아아아아.  ㅠㅠ

낚시 제대로 하려면 제법 멀리 가지 않고서는 힘들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대장금이라는 중국집(?)에 들러 kalapati님이 사주시는 자장면, 짱뽕, 순대국, 우거지해장국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많이 불편하실텐데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멋진 낚시 여행 즐기게 해 주신 kalapati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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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