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 해도 잔뜩 어깨 힘 주며 조황 쓰려고 했더니 갑자기 별 것 아닌 조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ㅠㅠ


갑자기 오랜만에 연락받은 돌짱게님이 동출을 하자시더군요.


토욜 오전 내내 연락을 취하면서 어디를 가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원전 좌대에서 갈치가 좀 나온다는데 주말이다보니 적어도 아는 곳들은 자리있는 좌대가 없고 섬으로 가려니 1박하기가 좀 그렇고 풍화리 카고 낚시나 갈까 하니 선외기도 택택이도 예약할 수 있는 게 없고 별장에 감시나 치러 가려고 해도 시즌이 벌써 끝나간다고 하고......


그때 마침 휘자님께서 카톡으로 사진과 함께 염장글을 보내십니다.


"오늘의 조과... 오비도 뒤쪽... (중략)... 총 60마리-70마리 됩니당."


그런데, 풍화리 선외기는 다 동이 난 상태라 발만 동동굴리다 혹시나 하고 휘자님께 연락을 해 보니 선외기 연락처 한 곳을 알려주시는데 그곳은 다행히 배가 한 대 남아 있다더군요.


그래서 돌짱게님과 최종적으로 의논한 것이 풍화리에서 선외기 타고 카고 낚시와 갑오징어 낚시를 병행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돌짱게님과 새벽 4시 접선한 후 가는 길에 밑밥과 소고기보다 비싼 참갯지렁이와 백크릴도 한 덩어리 사서(몽땅 쓸데없는 짓이 되어버렸지만) 룰루랄라 도착한 후 선장님께 엔진 조작법을 간단히 여쭤본 후 6시 정도 되어 선외기를 타고 나갔습니다.


나가기 전 선외기에 먹물 자국이 있기에 선장님께 슬쩍 운을 떼보니,


"어제 둘이서 와가꼬 배를 이래 맹글어 났다 아이가.  오징어 할끼믄 안 빌리주끼다."


하시더군요. ㅋ


크기변환_IMG_20121014_064016.jpg


생각보다 선외기 조정이 쉽더군요.


근처 양식장에 배를 묶은 후 카고를 던져보니 갑오징어 하기에는 수심이 좀 많이 깊습니다.


그래도 갑오징어 채비도 하나씩 던져놓고 깔짝거려봅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백조기를 올리는 팀이 한두팀 보입니다.


조금 있으니 돌짱게님이 챔질을 하시는데 무려 참돔입니다.



크기변환_IMG_20121014_073305.jpg 


아시죠, 금붕어라고 표현하는. ㅎㅎ


바로 방생.


그러다가 도저히 아니다 싶어 오비도 쪽으로 붙여 갑오징어 채비를 날려보니 아주 준수한 씨알의 갑오징어가 첫 캐스팅에 왕눈이를 물고 올라옵니다.


됐다 싶어 이곳저곳 던져보았지만 그 다음에는 입질 한 번 받고 끝.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던져보지만 생각보다 영 신통찮습니다.


오전 내내 던지고 긁어댔지만 저는 처음 한 마리로 끝, 돌짱게님 두 마리.  ㅠㅠ


11시 조금 지나 돌짱게님이 한 마리 더 올리시기에 강탈한 후 바로 쓱싹해서는 점심 겸 회 한 점 먹고 나서 심기일전해 던져보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배는 많은데 갑오징어 올리는 사람은 보이질 않더군요.


포인트 이동을 열 번 정도 해보았지만 그 이후로는 통 소식이 없습니다.


뱅뱅 돌다가 1시 지나 어찌어찌 한 곳을 찾게 되었는데 그제야 살살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무늬오징어로 치면 kg급도 한 마리 나왔습니다.


크기변환_IMG_20121014_105035.jpg


그런데, 아뿔싸, 왕눈이는 모자라지 않는데 봉돌이 모자라기 시작합니다.


2~3호 정도 봉돌만 준비했었는데 이게 입질은 확실하게 표시가 나는 대신 물이 조금만 빠르면 바닥에 가라앉질 않으니 입질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석구석 뒤져 찾아낸 몇 개 안되는 12호 봉돌로 낚시를 하고 있었거든요.


무늬오징어 낚시에서는 에기가 바닥에 걸려 손실이 되지만 갑오징어 버림봉돌 채비에서는 밑걸림이 일어나는 것이 왕눈이 에기가 아니라 주로 봉돌이 바닥에 걸려 채비를 날리는 편입니다.


우짜지 하는데 돌짱게님 왈,


"카고 안에 봉돌 꺼내 쓰지."


그랬습니다, 결국엔 카고 안엔 든 18호 봉돌까지 꺼내서 잡아야 했습니다.


세 시간 정도만에 돌짱게님이 30마리 가량, 제가 25마리 가량 잡았습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싶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10분만 해보자며 옮긴 곳에서 폭발합니다.


원캐스팅 원히트.


15분 정도 사이에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막 퍼올렸습니다.


던지면 바로 끌고가 버리더군요.


계속 나오는데 너무 늦으면 곤란하다 싶어 눈물을 머금고 철수했습니다.


작년 호래기 낚시 때 계속 나오는데도 쿨러가 가득차서 낚시 그만해본 후 계속 나오는데도 낚시 그만해보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나오면서 선장님께 얘기하고 배를 싹싹 문질러 청소한 후 조과물을 보니 쿨러 절반 이상을 채웠더군요.


둘이 합쳐 60~70 수 가량 했지 싶습니다.


크기변환_IMG_20121014_174111.jpg


차를 타고 오는데 걱정이 살~~~ 됩니다.


얘들로 어떤 요리들을 해 먹지하는 고민과 이놈들을 어떻게 장만하지 하는 진짜 걱정 말입니다.


갑오징어 억수로 좋아하시는 분들 아니시면 적당히 잡으시길.


애나로 대책 안 섭니다.


동낚 공식 삽질 대마왕 둘이서 나가서 어쩐 일로 대박을 치긴했습니다만 너무 많이 잡아도 문제네요.



profile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