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이 막 시작될 무렵
한참 바쁘던 가을도 까칠해진 코스모스 곁으로 지나가던날,
"따르릉"
"형님 어쩐일입니까?"
"바쁘나? 요새 통 안오나? 고기 붙었는데 함 오지?"
"얼마난데요?"
"35 넘어간다. 올꺼나?"
망설여진다.
거제도를 갈까 말까 망설여지는게 아니라 어떻게 핑게를 대고 가느냐가 문제였습니다.
한참 잔머리 굴리다가
울 마눌 생활 싸이클을 이용하기로.....
늦게 일어나고 늦게 주무시는걸 이용하기로.....ㅋㅋ
새벽 1시가 지나도 안주무신다. 아~~
새벽 2시 쪼매 더 기다리면 되겠다.
그리고 30분 후 마눌이 주무신다.
미리 준비한 장비는 이미 차에 실려 있는상태고,
최대한 조용히 튀는 방법밖에 없다.
발가락에 힘을 줘가며 이동하다 현관문을 조용히 닫고 탈출성공.
갈길이 멀다.
어쩔수 없다.
밟았다.
3시쯤 출발해서 대진고속도로를 달리고 휴게소도 지나치고 갯내나는 바닷가를 향해....
새벽6시 노력의 댓가가 있다.
통영 학섬 휴게소가 보이고, 그립고 그리던 신거제대교가 보이고, 조선소 높다란 구조물이 보인다.
달리는데 집중하느라 담배도 편하게 못피운지라 창문을 연다.
한팔을 창문밖으로 뻗고 길게 담배 한모금을 시퍼런 새벽자락으로 밀어넣었다.
'사람들 드럽게 부지런하네....'
조선소 출근 하는분들 새벽같이 움직여서 길이 좀 복잡하다.
"따르릉"
헉!!!!!!!
'누구지????????'
마눌이다. 어떻게 지금 이시간에 일어났지???????
그래도 일단 받았다.
"어디야?"
"일이 있어서 좀 일찍 나왔다."
"좀 일찍이 지금 거제도냐?"
sk텔레콤 이 망할놈의 서비스 위치추적을 왜 만들었냐고.......
댓구할 거리가 없다.
마구 쌩 씽경질을 냈다. 방법이 없었다.
방법은 청주로 돌아가서 열라게 혼나는 한이 있더라도 이왕 이까지 온 이상 낚시는 해야한다.
그래서 전화 베터리를 빼 버렸다.

그날 저녁이후로 몇달간 낚시방송도 못 봤다. 드러븐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