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입질이 없읍니다.
그나마 구멍치기에 올라오던 우럭이도 입질이 없읍니다.
그래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 차갑게 느껴집니다.

추봉도를 걸어 힘겨루기를 하다 3칸막장대와 이별을 한 형님은 비장의 2.5칸대를
채비하여 다시 방파제끝에서 내항쪽으로 학꽁치와의 만남을 시도해봅니다.

내심"내가 왜 그렇게 무리하게 낚시대를 다뤄 허리가 다 뿌러지게 했을까?"
    "저걸 수리할까, 기냥 확 버려" 라고 했음직한데....

나는 외항을 보고 낚시를 하고 형님은 뒷편에서 내항을 보고 낚시를 합니다.
또 한명은 민생고(밀어내기)를 해결하러 갔나봅니다.

간간이 망상어를 잡아내던 형님이 내옆으로 올라와 바늘과 목줄채비를 하는듯 했읍니다.
나는 던지기만 하면 하염엾이 흘러가는 찌만 바라보고 있읍니다.혹시나? 하면서.

열심히 채비를 해서 들고 내려간 형님이

"내 장대 어데갔노?"
  
"그기 무슨 말입니거?"

"어! 여기 놔뒀는데 장대가 없네"

"에이...여기 형님 하고 나뿐인데 가기는 어딜가요? 잘찾아보소"
하고는 무심히 찌만 째려봅니다.

"허..참! 분명히 여기 석축사이에 꼽아 놨는데......"

"어참! 그양반 오늘따라 여러가지 속썩이네"(속으로만)하면서
그제서야 좌우사방을 둘러보는데 정말 장대가 없고, 전후상황을 추정을 해봐도
없어질 어떤 현상도 없었읍니다.

그제서야 형님이하는 말

"아...이건 고기가 물고 갔다. 분명히 고기다...."

아니 고기라곤 망상어 새끼정도 밖엔 없는데 어떤 고기가 낚시대를, 그것도 뒤끝을
석축에 끼워둔 낚시대를 끌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달려갔을까?@@@ 의심의심.

하여튼 눈에 힘을 주어 사방을 둘러보지만 햇빛에 조각나는 일렁이는 파도에 눈만 아픔니다.

참으로 허탈합니다.아니 허탈할낍니다.(당사자가 아니지만)

전번에 올때의 기대감으로 다시찾은 추봉에서 낚시대 한대는 허리가 뿌러져...
그나마 또 한대는 분실(?)해,아님 증발해.

(그래도 낚시는 계속되어야한다.)

역시 형님입니다.
이번에는 귀찮아서 쓰지 않은 릴대를 꺼내  열씨미 채비를 합니다.
던집니다....휘르륵,,,,

오래동안 쓰지 않았던 릴의 원줄이 잘풀려 나가지 않읍니다.
얼핏보니 거의 스프링입니다.꼬불꼬불꼬불...
밑밥주걱 연결고리로 쓰도 될듯합니다.

점심시간이 다되도록 별다른 입질이 없읍니다.
기대한 만큼 실망의 그림자가 어른어른 할 무렵,

눈이 아프게 노려보던 구멍찌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이번에는 도다리입니다.살이 통통한 도다리.
전번에는 광어,이번에는 도다리.
나는 넙치과와 인연이 있나봅니다.ㅎㅎㅎ

다시 추봉 사모님과 연결을 시도해봅니다.
손님과 들어오고 있답니다.

"형님! 저어기..저거 낚시대 아입니꺼"

역시 젊으니깐 눈도 밝네.2007년도 현재 40중반임.

민생고 해결후 나타나 낚시를 하던 사무실의 우리 김부장이 외항쪽으로 밀려가는
낚시대를 발견한다.
조류를 타고 잘가고있다.안타깝지만 건질방도가 없다.
추봉 김사장이도 있다면 부탁이나 해보련만....쩝쩝쩝.

그때 추봉의 부산띠기 사모님이 손님 두분이랑 도착하고,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보지만
김사장님은 내일 오후에나 들어 온대나,어짠다나....

어찌어찌 한산도본섬과 추봉을 태워주는 선장님께 사모님이, 부탁하여 형님혼자 타고 나가서
낚시대를 건지니 참으로 반갑게도 그때까지 형광등급 학꽁치가 매달려 있었다.
학꽁치입장에서 생각하니, 기껏 있는힘 다 빼가며 도망가서도, 결국은 바늘의 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잡혀와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만.
  
도다리와 학꽁치회,그리고 도시락 충무깁밥으로 점심을 먹었읍니다.
당연히 쇠주한잔과 함께.(이때 회맛은 주검이었읍니다)

해가 집니다.
주변 방파제에 가로등이 켜지고,추봉의 겨울 밤이 또 다시 시작될무렵.


그때까지 혼자서, 전자찌 불밝히고 무대뽀로 던지고,끼우고,던지고,끼우고,
하다가, 밤기온의 쌀쌀함이 자꾸 펜션의 방안을 유혹할무렵.

선착장를 겸한 옆쪽 방파제에 어른거리는 그림자와 인기척을 느낍니다.

낚시꾼의 호기심에 멀리서 하릴없이 지켜보는데...

언뜻 불현듯 갑자기 뇌리를 스치듯 암튼  동낚에서 보고 또본(신기하여) 호래기 낚시를 하는 듯
했읍니다.형님은 자꾸 호르래기 하지만....(호르래기는 옛날 야경꾼이 부는 호각의 사투리 가터)

그래! 저기 가서 호래기 낚시를 어떻게 하는지 한번 배워보자...

릴을 접고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 그때 그 두분이 "개굴아빠"와 백면서생"님이였읍니다.----

------- 밤이 늦었읍니다.사실 한잔 했거든요.담번에 마무리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