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온 뒤라 아침, 저녁으론 제법 쌀쌀한 기온이 옷 속을 파고드는군요.
얼마간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정리할 겸해서 조행기같지 않는 여행기 하나 올려봅니다.

주말만 되면 없는 고기 찾아다닌다고 낚시 바람 좀 피웠더니 마눌님이 눈치를 많이 줍니다.
다른 집 아빠들처럼 한번씩 아이들 데리고 나들이도 좀 가자고 말이죠.

그래서 지난 주말은 모처럼 가족 나들이 한번 다녀왔습니다.
멀지도 않고 아이들과 낚시도 할 수 있는 좋은 곳을 찾다보니 발견한 곳이 지심도입니다.
민박집 미리 예약하고, 배 시간 알아본 뒤 토요일에 시간 맞춰서 출발하였습니다.

지금부터 시간여행을 한번 떠나보겠습니다.



마산에서 약 2시간 걸려 장승포 선착장에 도착하면 유람선 선착장과 도선 선착장이 있습니다. 자칫 유람선 선착장으로 차를 몰 수 있는데 유람선 선착장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도선 선착장이더군요. 여기가 매표소입니다. 왕복요금 대인 만원, 소인 오천원입니다.




크기도 아담한 동백섬 떠나는 도선 한 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 타는 곳 바로 앞에는 말린 오징어를 비롯한 조기, 가자미와 같은 건어물 파는 좌판이 몇 군데 있더군요.




출항 시간이 되어 배를 탔는데 주말 오후인데도 손님이 전혀 없더군요. 저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좋습니다. 한적하게 저희 식구만 독배타는 느낌이었죠.




항구 앞쪽에는 아담한 방파제 하나가 거친 풍파를 막아주고 있습니다.




장승포야. 내일 보자.




주말을 맞이하여 갯바위 낚시하는 분이 나름대로의 포인트에서 낚시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항구를 벗어나면 곧바로 바라보이는 더 넓은 수평선과 떠있는 웅장한 배들이 마음을 한결 시원하게 해 줍니다.




가끔씩 지나다니는 어선들입니다.




장승포를 출항하여 채 이십 분도 안되어 지심도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이들 데리고 섬여행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육지로 나가는 몇몇 분을 모시고 배는 다시 떠나갑니다. 한 여름 휴가철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분위기이더군요.




지심도에 도착하면 펜션 사장님들이 짐을 운반해 주십니다. 이 날은 사장님이 아들 대학 논술고사 보는데 따라가시고 안 계셔서 사모님이 나오셨네요. 둘째 녀석 힘들다고 옆에 태워서 숙소로 가고 있습니다.




도착한 숙소입니다. 지심도에는 민박집이 열군데 정도 있는데 이 집이 제일 깨끗하고 좋다고 하더군요.




섬 둘러보는 것은 내일 하기로 하고 얼른 낚시도구 챙겨서 배 대는 곳에 내려가서 낚시대를 담구어 봅니다. 어느 곳에 뭐가 낚이는지 전혀 몰라 다양한 미끼를 준비해 갔었죠. 민물새우와 참 갯지렁이 그리고 청 갯지렁이를 준비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낚시라 처박기 해놓고 아이들 민장대 손봐주곤 하였습니다.




갑자기 옆에서 낚시하시는 충청도 분들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 쳐다보니 이 무슨 광경입니까. 엄청난 괴물을 걸었는지 세 분이서 낚시대를 휘어잡고 계시는군요.




과연 뭐가 올라왔을까요?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해질 녁까지의 조과물입니다. 처박기에 물어 준 참돔 2마리와 날개 달린 고기인 성대라고 하나요? 2마리, 그리고 민장대로 잡힌 조그마한 고기들.




둘째 녀석 가지고 놀아 라고 작은 고기도 담았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잡은 고기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옆집에서 숭어 두 마리 가져왔다면서 주인아주머니께서 회를 떠 주십니다. 야외 바비큐 장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온 고기도 구워 먹고요. 더불어 가지고 온 소주 한잔 곁들여서 마신 뒤 그날은 마감을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또 낚시대를 담구어 보았지요.




둘째 녀석 들고 있는 4칸 대가 무거워 보입니다. 바로 옆에 낚시 나온 아저씨는 문희, 갑돌이 애깅 낚시 하고 계시던데 조과가 없더군요.




아침 첫 배가 들어옵니다.




처박기에 성대가 올라옵니다.




민장대에 뱅에돔도 올라오구요.




이날의 아침 조과물입니다.




이제 낚시대는 접어두고 섬 여행을 떠나봅니다.




정감어린 오솔길을 따라가면 이렇게 유자 밭도 나오구요.




수풀너머로 거제도 본섬도 바라보입니다.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군데군데 안내 표지석이 길안내를 대신 합니다.




운동장 쪽으로 발길을 돌려서 도착해보니 아주 조그마한 폐교 운동장에 철봉과 골대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더군요.




한 쪽 어귀에는 교실 인 듯한 건물도 있구요.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보니 일제 강점기 때에 설치해 놓은 포진지가 있습니다.
일본군 1개 중대가 광복 전까지 주둔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도 한 군데가 더 있습니다.




다시 길을 따라 올라가면 탁트인 곳에 이러르게 됩니다. 이곳이 헬기장입니다.




한 곳에서 양쪽 바다가 바라보이는데 여기는 내만 쪽 바다이고




반대 쪽의 단초로이 놓여진 그네 의자에 앉아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면 쪽빛 바다와 함께 펼쳐진 풍경이 가슴가득 품에 안깁니다.




해안선 전망대를 가기위해 길을 나서보니 농기구가 놓여진 밭들도 보입니다.




한 줄기 햇살도 스며들지 못할 만큼 빽빽하게 들어찬 수목들로 이루어진 동백터널을 지나고




또 다른 아픔의 현장인 섬 북단의 서치라이트 보관소입니다.




해안선 전망대로 가는 안내판입니다.




해안선 전망대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가파른 해식절벽 여기저기에서 열낚 중이신 조사님들이 보입니다.




여기저기 발걸음 닿는 데로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동백꽃입니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초부터 피기 시작하여 봄 기운이 무르익는 4월 하순경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고 합니다. 꽃망울이 터지기 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더군요.




펜션 마당에 아주 큰 후박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화분에 핀 장미 한 송이를 담아 보았습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우리를 싣고 갈 배가 오고 있습니다.




낚시와 더불어 역사의 흔적과 자연의 절경을 감상하며 보냈던 지심도에서의 즐거웠던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마음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 지심도(只心島). 다시 오리라.




어제 잠시 이별을 하였던 장승포 항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일요일 오후가 되면 돌아오는 국도는 항상 혼잡하기에 생각해 낸 것이 장목면 실전카페리입니다.




바다 풍경도 감상 할 겸하여 두시 반배를 예약해 놓고 차를 실었습니다.




내만 쪽의 또 다른 바다 풍경입니다. 저 멀리 거제도를 뒤로하고 진해 속천을 향합니다.




거제도를 조금 벗어나니 금새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곳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가지고 있는 렌즈가 소위 말해서 삼식이라고 불리는 30mm 단렌즈 밖에 없어서 디지털 줌으로 당겨보니 원전마을과 실리섬입니다. 햇빛 쪽으로 사진을 찍으면 빛의 산란 현상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나와 사진이 선명하지 못합니다.




같은 시간에 진해와 거제 양쪽에서 출발하는 카페리가 스쳐 지나갑니다.




날아가는 갈매기를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돌아오는 오른쪽에 보니 자그마한 등대섬이 있는데 여기서도 몇몇 조사님이 계시더군요.
이 곳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얼마 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곳이 눈에 보입니다. 해군 방책선에 배를 묶어놓고 낚시 하면서 4짜, 5짜 나온다고 떠들썩하였던 그곳 말이죠. 배가 모여있는 그곳이 포인트인 모양입니다.




줌렌즈가 아니라서 할 수 없이 또 디지털 줌으로 조금 당겨보겠습니다. 자리 싸움한다고 난리가 아니었던 때를 저기 다녀오신 분들은 기억하시죠?




드디어 1박 2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카페리는 진해항으로 서서히 진입을 합니다.
이번 여행은 모처럼 오붓하게 가족과 함께한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도 한번쯤, 아니면 가끔씩 가족과 함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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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사람은 상대방의 장점을 잘 찾아내며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