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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실화)

2006.12.15 22:37

언제나그바다 조회 수:301 추천:7

사이트 읽을 거리가 부족한 듯하여 하나 올려 봅니다.

제가 올 가을에 진해 앞바다의 연도란 섬에 자주 들락거렸다는 것은 기억하시는 분이 더러 계실 겁니다.
10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요일이었는데, 아침부터 컴컴했던 날씨가 낮이 되니 기어이 비를 한바탕 퍼붓더군요. 그 긴 방파제에서 200여명이 외항 내항으로 나뉘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비가 쏟아지니 썰물 빠지듯 일제히 철수해 버리고 내항쪽에는 저 혼자만이 남아서 감생이 한 마리를 잡을 거라고 버티고 있었지요. 그런데, 멀리 등대쪽을 가만히 바라보니 또 한 사람이 휘뿌연 비안개속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속으로,
'저 사람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며 저는 제 할 일에만 몰두를 하였습니다. 결국 감시는 못 잡았지만 그래도 버틴 보람이 있어 50이 넘는 숭어 한 마리를 걸어 10여분 손맛을 토톡히 보았지요. 그러다 5시가 가까워 오고 날이 일찍 어두워져 더 이상 찌가 안 보일 때쯤이 되니 방파제 끝에 섰던 사람이 제가 있는 곳으로 철수해 오더군요. 다가오면서 보니 리어카를 끌고 오는데, 장비가 가득이었습니다(연도 선착장에는 리어카를 대여해줍니다). 제 곁으로 다가와서는 몇 마리 잡았느냐고 묻더군요. 저는 엎드려 짐을 챙기며 숭어 한 마리를 했다고 대답을 하며 올려다보니  60은 되어 보이는 노조사였습니다. 그 분과 몇 마디 나누다보니 선한 인상이 금새 친근감이 가더군요. 내 장비도 같이 리어카에 싣고 앞에서는 제가 끌고 뒤에서는 그 분이 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분은 집이 창원이고 직업은 아파트건설현장에 벽지 도배를 하시는 분인데,  이 연도에는 오랜기간 혼자 낚시를 다녔다고 하더군요. 첫 느낌에도 낚시를 무지 좋아하는 분으로 여겨 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나올 때는 아드님이 괴정 선착장까지 태워주었는데, 돌아갈려니 아드님에게 전화연락이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차로 같이 가시면 됩니다' 했더니 금새 표정이 밝아지더군요.
이윽고 도선을 타고 같이 나오는데,  한사코 말류에도 불구하고 배삯을 기어이 그 분이 내어주시더군요. 그리고는 괴정에 내려 같이 동승을 하고 진해 고개를 넘어오는데, 차안에서 그 분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금년 2월 어느 추운 날이었다고 하는군요.
그 날도 혼자 야간칼치낚시를 해 보겠다고 오후 늦게 연도에 들어갔답니다.
(칼치 철은 여름인데, 겨울에 무슨 칼치낚시인가 싶어 저는 속으로 의아했지요)
처음에는 방파제 외항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가 너무 추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마을쪽으로  되돌아 왔답니다. 그리고는 다시 마을을 지나 이 번에는 바람이 좀 의지가 되는 서쪽 갯바위쪽으로 돌아 갔답니다. 그 곳에는 물이 빠지만 드나들 수 있는 조그만 간출여가 있었는데, 마침 물이 빠진 상태라 그 여로 건너 갈 수 있었답니다. 그 곳 역시 칼치채비에 입질없기는 마찬가진 데다 시간이 지나 한 밤으로 가면서 점점 더 추워지니 괴롭기가 그지없더랍니다. 나오려니 물은 이미 차서 건너 뛸 수도 없고, 추위를 달래려고 가져간 소주병을 혼자서 마시며 추위에 저항을 하고 있으려니 저 앞쪽 거친 물속에 낡은 냉장고 하나가 떠내려 오더랍니다. 순간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옳다구나!'하며 그 냉장고를 갯바위로 간신히 끌어 올렸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뒤 이어 파손된 배의 널판지가 또 떠 내려와서 그 것도 마저 끌어올렸답니다. 그리고는 냉장고껍데기와 널판지를 가지고 사각틀을 짜서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 누울 수 있는 바람막이를 만들었답니다. 그 안에 들어가 발은 바닷쪽으로 향하게 하고 머리는 산쪽으로 해서 누우니 포근하기가 그지없더랍니다.(이 대목에서 저는 관에 들어가 누운 시신 모습이 떠올라 지레 섬뜩해지며 긴장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노인은 그 안에 누워 남은 술을 마저 마시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때 느닷없이 뒤쪽에서 무슨 형체도 없는 손 같은 것이 내려와 목을 조르는데, 기겁을 아니할 수 있었겠습니까. 노인은 술병을 내던지고 그 형체없는 손아귀를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생X을 다 쌌다고 하더군요. 몇 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악마의 손아귀는 가까스로 벗어났는데, 문제는 물이 차서 육지로 못 나오니 달아날 수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레쉬를 켜놓고 그 여 위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는데, 아침에 보니까 자기 바지가 흥건히 젖어 있더랍니다(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제 머리가 다 쭈삣거리더군요. 그러면서 아저씨 얼굴을 다시 쳐다 보았습니다)
뒷 날 아저씨는 악몽같은 이 기억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친척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네요. 그랬더니 어떤 친척분이 말하기를
'자네가 술을 넘 좋아해서 아마 헛것이 보인 모양이네' 하더랍니다.
그래도 주인공는 그 것을 인정할 수가 없었고 자기가 당한 일은 너무도 생생하여 지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창원에 도착하여 차를 내려 드리니 아저씨는 자기 쿨러를 열어 전갱이 몇 마리를 차비라며
또 주십니다. 저는 명함을 하나 꺼내 드리며,
'아저씨, 연도 가실 때 연락 한 번 주십시오' 했더니
'그러지요' 하며 손을 흔들어 주고 가시더군요.

저는 아저씨의 이 이야기가 늘 머리에 남아 지금도 연도에 들어가면 혹시 그 아저씨가 안 오셨을까 싶어 두리번거리곤 한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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