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 없고 사진도 없습니다. 재미난 내용도 별로 없습니다. 언제나 회원 여러분들이
바다에서 경험하는 내용이니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저번주 토요일 가덕도에서 잔손맛을 본후 이번 주말이 무척이나 기다려 졌습지요.
하지만 토요일 오후! 시골에 계시는 아버님의 전화!!  타작할때 다 되어가니 논에 도구 좀 쳐라...(참고로 도구를 친다는 말은 배수로를 만드는 일입니다.벼가 익으면 논에 물을
빼지요..) 허거걱!!! 눈 앞이 노래집니다.스물스물 잠기는 찌의 환영이 더더욱 선명해지고,
일주일의 기다림이 수포로 돌아가는것 같아 뒷목이 다 뻣뻣해집니다.

어쨋거나 헐레벌레 퇴근과 동시에 귀산동으로....
반갑게 맞아 주시는 부모님,할머님...뚝딱 점심 한 그릇을 비우고 도토리 빻기에 들어간다.
추석 연휴기간에 뒷산에서 주워온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 주시더니 또 만드실 모양이다.
미리 만들어둔 도토리 묵 몇조각을 먹어보니 아하!! 어릴적 먹던 그맛 그대로다.

연장을 챙기고 논에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일 시작...논둑을 먼저 허문다..
첫 삽으로 한 삽...어라?!! 뱃살이 누런 미꾸라지 한마리....흠...추어 조행이라...
열심히 논 바닥을 헤집는다....실망의 연속.....
조금 있으니 동생이 와서 합류한다.일에 탄력이 붙고...어머님께서는 가끔 조황(?)을 알리신다. 잠시 휴식시간....동생이 넌저시 묻는다. "가덕도 감시 맛있던가요?"...
흠...다 알았다. 우리 동생 내일 다른 약속이 없구나..ㅋㅋㅋ
일인지 추어조행인지 아무튼 마치고 보니 10여마리의 조과가 남았다...
그러고보니 해마다 타작할때면 엄청 맛있던 추어탕을 먹곤했던 기억이 난다.

진해로 넘어오는길에 용호 등대낚시 앞에 차를 주차하고 동생과 커피 한잔....
"낼 우짤래?" "행님!! 새벽에는 너무 혼잡한께 오후 출조 하입시더"
"그래? 그라모 11시에 우리집으로 온나" "예 행님!"....

일욜 아침8시!!! 마눌님은 늦잠 중이시고  킬러의 딸딸이들은 열심히 TV를 보고있다.
식칼!!! 시간은 더럽게 안가네....
드뎌 11시!! 동생이 도착하고, 고이 간직해 두었던 동낚 모자를 쓰고 출발!!!..야호!!...

안골 월*낚시에 도착하니 금방 배가 나갔다네요...밑밥 준비하고 기타 등등....
12시30분 드뎌 배 도착!!...ㅋㅋ잴 먼저 배에  올랐다.
드문드문 빈자리가 생기고 있었지만 조금 물때라 곳부리 쪽의 빈자리를 찾았다.
한참을 헤메다 가덕도 솔섬 끝 여처럼 생긴 곳인데 내리고 보니 여는 아니다.
목요일날 가덕도 갯바위 청소를 했다고 들었는데...ㅆㅂ 시체 천지다....으~ 냄새!!

어쨋던 낚시시작!
그런데!!! 엄청난 숫자의 잡어가 밑밥을 한 주걱 뿌리자말자 난리도 아니다.
허걱! 수심 10m전후인데 낚시가 바닥에 내려가질 않는다....
그럼 잡어를 잡을까 하고 한마리 올려보니 ...얼씨구? 정어리 새끼일세..
씨알도 잘고 메가리하고는 급수차이가 너무나서 도저히 잡을 엄두가 안난다.
갑자기 낚시점 안주인께서 민물새우를 권하던 생각이 문득 뇌리를 번쩍 스친다.
후회를 해도 소용없는일!...채비를 1호 고리찌로 바꾸고,순강수중 봉돌,목줄에 2b,g2봉돌을 물려서 최대한 빠르게 바닥에 닿을수 있도록 채비를 꾸렸다.
이제는 밑밥으로 잡어 묶어두기...우측 발밑에 밑밥을 치고 좌측 30m지점 까지 원투...
몇번 반복하니 드뎌 미끼가 붙어 올라온다. 거기다 조류까지 좌측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그동안 동생이 요즘은 귀하신 몸이 되버린 쥐치를 한마리 올린다.
흠...느낌이 온다.50여m 정도에 약간씩 밑걸림이 생기는 걸로보아 수중여가 있나보다.
채비를 거두어 수심을 20cm정도 줄여서 30m원투 후 조류에 태운다.또 밑걸림인가?
거리가 너무 멀어서 입질 파악이 애매하다. 뒷 줄을 감고 초릿대 끝으로 살짝 끌어서
견제!!..순간 초맀대가 툭!툭!..얼마나 기다렸던가?..틀림없이 감시다 라고 확신하고
쳐다보니 찌가 아예 안 보이고 원줄이 빨려들어간다....둘,셋 챔질...아자자!!!
똥폼 다 잡아가며(TV에서 배웠슴) 올려보니 25cm는 조금 넘은것 같다.
첫수를 낚고난 후 조류가 점점 죽는다...조류에 태우기는 어렵겠고 캐스팅을 통해
파악한 물속 지형을 그려보며 50m전후의 수중여주변까지 원투...발판이 지랄같아
원투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다.어쨋든 원투,채비정렬,살살 끌어오기,이런순으로 힘들게
힘들게 낚시를 계속하든 중, 잠시 동생찌를 쳐다보는데 초맀대가 쭉 빨려든다.
장대를 새우니 밑걸림처럼 버티는 폼이 감시가 틀림없다...조금 더 여유있게 똥폼을
또 한번 잡았다(26)...동생의 짜증과 야유...ㅋㅋㅋ

컵라면을 끓여 밥을 말아 묶은지 김치와 후다닥 한그릇 해치웠다.쐬주가 생각난다...ㅎㅎ
4시가 넘었다.조류가 살아난다. 밑밥을 조류 상류에 거의 다 붓다시피 한다.
축양장이나 마찬가지다...ㅋㅋ 또다시 원투!! 본류를 피해 지류쪽으로 채비를 유도한다.
슬금슬금 찌가 잠긴다. 밑걸림과는 구별되는 확실한 어신이다..1m정도 찌를 가져가는 걸
보고 챔질!...힛트!!...낚을때 마다 1cm씩 커지는 모양이다(27)...ㅎㅎ
그동안 동생은 맛있기로 소문난(?) 가덕도 숭어를 한수 올렸다..

갈미여 쪽으로 해가 기울어가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카메라 생각이 절로 난다.
해가 기울어가면서 이제야 제대로 된 메가리가 한마리씩 입질을 한다.
이제는 발 앞 가까운 곳에도 메가리가 문다...
먼쪽에서 동생이 자꾸 입질은 오는데 챔질이 안된단다.에라! 나도 원투!!
채비가 정렬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찌가 경망스럽게 사라진다.메가리다!!하고 대를
세우는데...어라? 밑걸림인가? 어어? 초맀대가 끌려가네? 숭언가?
또한번 똥폼을 잡아본다....들어뽕!!감시네요(28)..ㅎㅎ

시간을 보니5시40분!  우리 주위에 아무도 없다.휴대폰은 밧데리가 없어 꺼져 버린다.
배가 안오나? 하는데 저멀리 배가 한척온다.서둘러 채비를 정리하고 주변청소....
쓰레기는 거의  줏어 담았는데 물통이 없어 갯바위를 씻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물통을
챙겨야지....

철수 후 집에오는 시간이20분! 너무 짧아 좋다.
가덕도에서 오늘 배운 한수! 가까운데 고기 안물면  멀리 쳐라!!!....ㅎㅎ
집에오니 감시가 다 살아있다..딸딸이들이 "회"한다. 2마리를 회뜨고 한마리를 구웠다.
쐬주 맛이 예술이다.회도 맛있지만 구이도 환상이네요..ㅎㅎ
예전에 객지생활 할때는 일요일 오후가 제일 싫었는데....(일요일 오후나 밤,월요일 새벽에
잠들은 딸딸이들을 바라보다 목포로 출발하던 서글픈 기억이)
요즈음은 일요일 오후나절이 정말 행복한것 같다...

회원 여러분들께서도 이 가을 행복을 가득 느낄수 있기를 바라며....
별것없는 조행기 읽느라 고생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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