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낯 간지러운 몇 줄의 글은 최근 애청하고 있는 You raise me up 이란 노래의 가사입니다.
요즘은 유행에 둔감해지고 새로운 걸 받아 들이는 속도가 워낙 느려져 이 곡도 이미 수년이 지난 구닥다리더군요.ㅋ


내 영혼이 힘들고 지칠 때
괴로움이 밀려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 때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여기에서 고요히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도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받쳐 줄 때 나는 강인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합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가사를 음미하며 이 곡을 듣노라면 울분이나 분노 같은 험악한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 앉혀주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음악인 것 같아 회원님들과 공유하고 싶어 링크해드립니다.
잠시나마 인생사 깊은 시름을 잊고 즐청 하시기를..









가을이 깊어 가고 있는 구산면 광산 부근 갯바위, 에깅 낚시를 한 포인트입니다. 멀리 양식장 쪽에선 날이 밝기도 전부터 부지런한 꾼들이 자리하고 있네요.






조황을 올리진 않았지만 여름부터 마음 답답할때 가끔은 출조했었습니다.
몇만원을 주고 구입한  에깅대 한대와 천원짜리 중국산 에기 몇 마리, 오래되어 뚜껑이 너덜 거리는 먹물 전용 쿨러(?)만 들고서...





사용하지 않는 캠코더 가방을 이용해서 에기 수납 케이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태클박스는 에기의 포장 비닐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에기 비닐 케이스를 여러개 모아 상단을 적당히 가위로 잘라주고 넓은 스카치 테입을 빙 둘러 붙이면 휼륭한 테클 박스가 완성됩니다.
요즘 에깅인구가 늘어 갯바위 어딜 가던지 에기를 꺼내고 아무렇게나 버려놓은 비닐 케이스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렇게 에기를 수납해서 들고 다니면 쓰레기 버릴 일이 없어집니다.


인터넷을 뒤져 책상 앞에 앉아 독학한 허접한 실력 탓인지 처음엔 무늬오징어 낚기가 녹녹치 않더군요.
"장님 소 불알 만지는격"으로 어쩌다 한 마리 올리고 난 뒤로는 대충 감이 오더라구요.
처음엔 괜히 쭈뼛 거려지던 사쿠리 동작 (에기를 바닥에 가라 앉힌 다음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한 헛 챔질) 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니 손목에 힘도 들어가고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어  "사삭 삭삭삭" 경쾌한 소리를 만들어 내며 이젠 어렵지 않게 즐낚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거제 대포권에서 동낚인 H님과 E님과 함께 낚아 올렸던  무늬오징어 입니다.


한창 시즌엔 네댓마리 부터 이십여마리 조황을 기록하기도 했었고 최근엔 킬로 한참 오버 하는 놈들로만 10여 수 이상 넘겨 보기도 했었네요.




겨울이면 호랙 먹물로 넘쳐났던 허접한 아이스 박스입니다. 호랙 먹물로도 모자라 이젠 무늬오징어의 먹물까지 뒤집어 쓰는군요.
아무래도 주인을 잘못 만난듯...ㅎ



무늬오징어 낚시의 매력이라면 킬로 오버급의 대형무늬를 걸었을때 "찌이익~" 드랙 풀려나가는 소리와 함께 전달되어 오는 짜릿한 손맛도 좋지만 입맛 또한 일품입니다.
청정해역 맑은 바다에서 갖 올라온 무늬오징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눈맛이야 말로 에깅에 빠져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파란색 아이셰우도를 칠한 고혹적인 눈매와 커다란 검은 눈,  은은한 주황색 가을 낙엽을 닮은 아름다운 보호색에 매료되더군요.
살아 있는 모습을 오래 보고 싶어 물빠진 갯바위 웅덩이나 부력망에 살려 놓아도 한 성질 하는 탓인지 오래 살아 있지 못하는 것이 아쉽더군요.
모든 두족류들이 그러하듯 생생하게 살아 있을 때와 달리 죽고 나면 축 늘어져 형편없게 변해버린 몰골에 순식간에 환상이 깨어지지만
다양한 요리로 입맛을 즐겁게 해주니.....ㅋ




요즘 무늬오징어 낚는 재미에 푹 빠진 동낚인 후배 은자의 왕국입니다.^^



사족이 좀 길어졌네요.
에깅에 관심있는 회원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구산면 일대의 무늬오징어 탐사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작년 여름 보스님의 배를 타고 칼치를 낚으면서 삼삼오오 편대를 이뤄 유영하는 대형급 무늬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었기에 구산면에도 무늬가 서식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언젠간 에깅을 시도해보리라 마음먹고 있던 중 최근 동낚인 조황에 실리도 무늬오징어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지난주 금요일 때마침 광산쪽으로 출조하는 대박호를 얻어 타는 기회가 주어져 아침  들물 시간에 에깅을 시도해봤습니다.
제가 내린 곳은 심리별장에서 구복 방향으로 3번째 양식장 부근의 갯바위로 좌우로 20~30미터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케스팅을 했습니다.
천천히 에기를 가라 앉히고 사쿠리 동작 후 늘어진 뒷줄을 회수하는던중 초릿대를 슬그머니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오더군요.
첫 케스팅에 입질이라니..
반가움과 놀라움과 교차하는 순간이더군요.
릴 링을 해보니 저항감이 별로 없는 것이...ㅎ
올려놓고 보니 사이즈가 기대 이하입니다.ㅋ




구산면 광산 갯바위에서 올린 첫 번째 무늬오징어입니다.



험난한 갯바위를 넘어서 수심이 좀 깊어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몇 번의 케스팅끝에 두 번째 입질을 받았습니다.
처음보다는 조금은 나은 넘이지만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더군요.

그 뒤로 에기를 따라오다 돌아간넘들도 두어 넘, 랜딩중 발 앞에서 떨군놈 한 넘,등등 수차례의 입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법 괜챤은 씨알 한마리 추가해 총 세마리 낚고 나니 날물이 진행되어 물이 많이 빠져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습니다.




두번째로 올라온 구산면 무늬 오징어입니다.잔뜩 겁을 집어먹은 모습이 좀 애처러워 보인다는...하지만 대사님과 코난님의 배속으로 들어갔다는...ㅎ



한번의 탐사로 확신하긴 어렵지만 구산면 전역에 적지 않은 무늬오징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해봅니다.
구산면 갯바위 특성상 수심이 깊은 곳이 별로 없어 선상이 아니라면
해뜨기 직전의 아침 시간이나 해 떨어지는 오후, 만조를 전후한 물돌이 타임을 택해 에깅을 해본다면 어렵지 않게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욕지, 거제권에 비해 씨알이 작다는 것이 이쉬운 부분이네요.
아마도 늦은 여름에 부화된 녀석들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성장 속도가 빠른 두족류의 특성상 수온이 급히 내려가지만 않는다면 11월초 순이나 중순께 다시 도전해 본다면 그땐 제법 묵직한 녀석들이 진한 손맛 입맛 눈맛을 전해줄 듯 싶네요.




그날 양식장에 배를 묶고 흘림과  C조법을 병행하며 감성돔 낚시를 하셨던 대사님 일행입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25~32급 감성돔 10여 마리를 낚아서 모처럼 입이 호사를 누렸던 하루였습니다.
그날 갯바위 포인트를 탐사하신 코난님도 함께 계셨는데 넘 멀어서 잘 안보이는군요.
넘 오랜만에 좋은 분들과 조우 했건만 소주 한잔 기울이지 못해 무척 아쉬웠습니다.
요즘은 세상만사가 구챦아져 뒤늦게 김빠진 조황을 올리게 되어 많은 분들께 죄송스러워지네요.
이번 주말에도 구산면엔 감성돔 낚으시는 동낚인님들로 넘쳐 나겠죠.
입질 없을때 짬짬이 에기 한마리 매달아서 갯바위쪽으로 던져 보시기를...
혹시 킬로 오버하는 무늬오징어가 한가득 먹물을 쏘며 올라와 줄런지도
모를 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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