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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 일기 - 1부 마지막 회

2006.07.20 22:18

개굴아빠 조회 수:280



내일이면 그동안 몸을 담았던 이곳을 떠납니다.

잠시 백수 생활로 접어드는 것이기도 하고요.

워낙이 게으른 탓도 있고 뭐 별달리 쓸 이야기도 없고 하다보니 그동안 글이 없었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해 봅니다.


반에서 제일 문제아였던 놈이 기말 고사에서 1등을 하고, 한 놈은 죽어라고 끝까지 말 안듣고, 뒤늦게야 공부에 발동 걸린 놈들도 있고, 맨날 공부하는 시늉은 내지만 효과는 죽어라 안나는 놈도 있고......

수련회를 갔더니 미역국이라고 끓이는데 미역을 반 냄비 넘게 담고 물은 쬐금 넣어서 미역을 삶고 있고, 자장 만들어서 먹을거라면서 춘장만 덜렁 가져 오고, 어떤 아이들은 세 끼 식단 모두를 고기로 때우는데 어떤 아이들은 이튿날 반찬조차 없기도 하고......

다른 애를 조금만 더 귀여워하는 척만 해도 입이 한 자나 튀어 나오는 녀석에다 툭하면 "전학 가버릴 거얏." 시위하는 녀석에다 심심하면 손가락 씨름하자고 조르는 녀석, 30분 넘게 땀 뻘뻘 흘릴 정도로 벌을 세워도 벌 서고 나면 금방 헤헤 거리며 이튿날 또 같은 일로 지적 받는 녀석......

하도 닥달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집에서 찐 옥수수 가져와서는 담임 말고 음악 전담 선생님을 줘 버리기도 하고, 그걸 가지고 투덜댔더니 며칠 있다가는 한 보따리 찐 옥수수를 가져다 주기도 하고......

7명 밖에 되지 않는 코딱지만한 학급에서도 어떻게 보면 자그마한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생겨 납니다.

어느 곳에 살든지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만......


어제 우연히 읽었던 신문 기사가 떠오릅니다.

두발 자유화를 위해 거리로 나온 동료 학생들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는 한 여학생(관련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학생입니다.)의 인터뷰 내용이 눈길을 잡더군요.

눈길이 뜨거워졌다는 것은 감동을 받았다는 뜻이겠지요.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 나왔었던 것이 어떤 일들 때문이었는지를 말입니다.

3.15, 4.19, 5.18 ......

'의거' 아닌 때가 있었던가요?

시대가 변한 탓도 있으리라 자위하지만 요즘 아이들......

참, 할 말 없습니다.

우리 반 애들도 그렇게들 변해 가겠지요.


옷가지만 몇 벌 차에 가져다 놓았을 뿐인데도 오늘따라 방이 평소 보던 것과 많이 달라 보입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나머지 짐 챙기려면 이만 자야 할 것 같습니다.

보골이가 글 못보게 해 놓지 말고 빨리 열어라고 성화도 부리고......


이놈의 웬수들한테는 "방학 마치고 나서 제대로 못하면 그 때는 죽을 줄 알어!"라고 협박을 해 놓았습니다.

안그러면 이놈의 웬수들 방학 동안 탱자탱자 할 건 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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