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용어에 일본어를 섞어 쓰거나 불필요한 영어를 섞어 쓰는 것에 결벽증이라고 할 정도의 반응을 보이니 아마 그런가 봅니다.
국수주의, 보수적......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할 겁니다.
한 사람을 성격을 흑백 논리로 구분할 수 없는 까닭이겠지요.
보수적이라면 제가 촛불을 들고 거리에 앉아 있기는 힘들 겁니다.
어제로 촛불 문화제를 여덟번 째 참석했었습니다.
10일로 예정된 전국 100만 촛불 대행진에도 참석할 겁니다.
제가 좌파거나 빨갱이거나 그도 아니면 치열한 우국충정이 있거나 해서 그렇게 그곳에 앉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 삶이, 우리 가족의 삶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과 같이 그 자리에 앉았고 친구와 앉았고 이제는 친지와 함께 앉고 있습니다.
내 삶의 일부인 이런 이야기가 과연 사랑방에 올리지 못할 이야기인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물론 이제는 촛불 문화제에서 나오는 구호가 국민의 소리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대통령을 거부하는 반정부 투쟁의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으니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지 혹 모르겠습니다.
동낚인이 어떤 곳이냐는 질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지금의 동낚인이라면 아마도,
"낚시를 통해 혼탁한 현실 세계를 잊고 피안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거나
"낚시를 통해 만사를 다 잊고 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촛불 들고 앉아 있느라 바빠서가 아니라 낚시에 대한 회의로 인해 바다 구경한지 제법 되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가는 10년"을 되찾기 위해 수십만의 사람들이 군화에 짓밟히고 곤봉에 맞고 물대포에 맞아 고막이 나가고 실명 위기에 처하고 심지어는 사망설까지 거의 확실하다고 하는데도 한가하니 낚싯대 들고 앉아 바다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조중동의 논조가 며칠 새 많이 바뀐 것을 느끼시는 분도 꽤 되실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가려져 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시대 문장가 한 분의 말씀이 오늘 새삼스레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 사족
회원님 한 분이 심한 욕설로 게시판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왜 처리를 하지 않느냐는 전화도 몇 차례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글들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 글들이 게시되어 있던 시간이 퇴근 시간대와 맞물려 있어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회원님들께서 보시기에 심한 글을 적은 회원에 대한 처리 규정은 동낚인에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어떤 사람이 보수냐, 진보냐 하는 물음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것 같네요..보수도 ,진보도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 모르는것 같습니다..실제로도 알 필요도 없고요..왜냐 ..근본 전제가 잘못 됐으니까 ..
요즘의 보수는 자기이익에 부합하면 보수..아니면 진보..빨갱이..아직도 이런 웃기는 논리가 은연중에 우리 무의식속에 잠재해 있는것 처럼 보임니다....단 진보도 자신의 논리를 지나치게 강요하면 ..보수우익 못지 않게 딱딱해집니다..이것도 저의 짧은 생각의 단편일뿐..제가 원하는 세상은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라..자기주장을 할수있고 ..그런주장이 존중되는 세상이길 바랍니다..
싸움이 필요하면 싸워야지요..조선시대 선비들은 지금 우리 상황보다 더 힘들때 목숨걸고 자기를 주장 했지요..
시위는 기본이 싸움인데..평화는 공존 할수 없겠지요..자기의 길을 나름 ..갑시다..갈이 한가지는 아닙니다..
제 몸 삶아지는 콩은 누구이며,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는 자는 또 누구이며 가만히 앉자
삶은 콩 배불리 즐겨 먹는 자가 누구인지...
어느 사회나 불합리하고 불평등함이 존재하나,
그 것이 심화되어 사회적 혼란으로 연결되기 전에 여러 분야에 걸쳐
사전에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마련인데...
근데 작금의 우리 현실은 보완은 커녕 있는 제도마저
무용지물화 시키려는 정책을 취하니...
그게 답답하여 짧은 글로 마음을 토로하였다가 졸지에 일방적인
생각으로 모든 동낚인(?)의 눈쌀 찌푸리는 인간이 되어 유구무언인 처지...
꺼지지 않는 촛불이 길을 밝혀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