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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취미

2018.09.22 22:04

개굴아빠 조회 수:130 추천:1

그냥저냥 원두 커피를 즐겨온지 좀 오래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인터넷이나 잘 볶는다는 카페에서 커피를 받아서 마셨습니다.

 

가끔은 그냥저냥 잘 볶아진 원두를 만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갈수록 마음에 안들더군요.

 

당일 로스팅한 거라고 하는데 무슨 놈의 커피가 뜨신 물을 부어도 커피 빵이 안 올라오다니......

 

그래서 커피 덕후들의 마지막 덕질이라는 원두 볶기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죠.

 

하지만 여기서도 고민이 생기더군요.

 

로스팅을 해보질 않았으니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지 거기다 생두를 받아 로스팅했을 경우 가성비가 제대로 나올런지 하는 것 들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죠.

 

월급쟁이들의 어쩔 수없는 고민이지 싶습니다.

 

반 달 가량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한 후 싼맛에 공부하는 셈치자 싶어 7만원 정도의 로스터를 구입하려던 차 그런 것은 생두를 볶는 것이 아니라 삶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을 보고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여러가지 로스팅 기계들을 살펴보던 도중 그런대로 평이 괜찮은 기계를 봤는데 처음 예상했던 가격의 5배 가까운 돈이 드네요.

 

그런데......

 

최대 용량이 150g 정도랍니다. ㅠㅠ

 

그런데 조금 더 살펴보니 같은 회사에서 만든 것인데 최대 500g 용량의 로스터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가격은 처음 생각했던 가격의 10배. ㅠㅠ

 

이걸 어떡해야 하나......

 

이걸 구입하면 100% 마눌님 등짝 스매싱... 아냐, 그 정도로 끝날 일이 아냐... 라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결제 완료 버튼을 오른 손 검지가 클릭하고 있더군요.

 

20180922_122449.jpg

 

드디어 어제 능지처참형을 불러일으키는 로스터가 배송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는 분이 갈치 낚시 가자고......

 

그래서, 옥상 창고에 몰래 감춰 두고 밤샘 낚시를 하는 부관참시가 마땅한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20180922_121521.jpg

 

추가로 생두를 구입 했고요.

 

로스팅 연습용으로는 시다모를 1Kg, 그리고 제대로 볶을 것으로는 신맛과 함께 과일향이 좋은 예가체프 중에서도 제법 고급인 예가체프 코케허니 500g을 내렸습니다. 

 

20180922_121531.jpg

 

인터넷에서 배운대로 결점두를 핸드픽을 통해 골라내었고요

 

20180922_124316.jpg

 

로스터를 옥상에 대충 설치한 후 시다모를 250g 가량 메뉴얼대로 볶기 시작했습니다.

 

20180922_125557.jpg

 

첫 로스팅 결과물입니다.

 

색깔은 좋아보이는데 볶다가 1차 팝핑 소리를 들은 후 겁이 나서 조금 일찍 불을 줄였더니 덜 볶였나 봅니다.

 

이틀 정도 지나서 맛을 봐야하는데 성질 급한 탓에 조금 갈아 맛을 봤더니 역시나 거친 맛이 혓바닥을 강타합니다.

 

그래도 첫 시도 치고는 나쁘지 않아 라고 스스로 정신 승리를 한 후......

 

 

오늘 가족 모임이 있어 나가기 전에 미친 척하고 비싼 예가체프 코케허니를 볶았습니다.

 

그냥저냥이라도 결과물이 되면 추석 선물로 나눔하려고요.

 

한번에 500g에 도전했네요.

 

약속 시간에 쫓긴 탓에 급하게 볶는 중에도 처음 온도가 모자란 듯하여 메뉴얼보다 온도를 높이기도 하고 첫 로스팅보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 2차 팝핑 소리를 듣고나서 식혔습니다.

 

맛은 못 보았지만 색깔이 괜찮은 듯하여 100g 정도씩 봉지에 넣어 주면서 첫 로스팅한 거라 크게 기대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모임을 마친 후 집에 돌아와 맛이 어떤지 궁금하여 조금 갈아 내려보았더니......

 

세상에 이런 맛이......

 

커피의 신세계입니다.

 

볶을 때는 낙엽 타는 냄새 밖에 나질 않고 커피를 갈 때에도 제법 괜찮다 싶은 정도의 향만 나더니 핸드 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마셔보니 이건 뭐......

 

커피를 다 마신 잔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보니 벌꿀향이 진동을 합니다.

 

다음에 커피를 볶을 때도 이런 맛이 날 수 있을지......

 

왜 커피 덕후들이 결국에는 로스팅을 하는지 알게 된 하루였습니다.

 

로스터 가격이 마눌님한테 등짝 스매싱을 당할 가격이기에 얼마냐고 물을 때

 

"싸나이의 취미니까 더 이상 묻지 마."라고 했지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고민이었죠.

 

하지만 커피 맛을 잘 모르는데다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마눌님께서도 커피향을 맡고서는 한 모금 달라기에 주었더니 마셔보고는

 

"로스터 가격은 더 이상 묻지 않겠다."

 

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시네요.

 

커피 볶는 과정 전체가 만만치 않지만 이런 커피맛이라면 얼마든지 감수할 맛입니다.

 

오늘부로 완전체 커피 덕후가 되어 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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