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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저녁입니다.

2005.09.03 23:21

개굴아빠 조회 수:391 추천:37

어쩌자고 제가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메인 받았습니다.

http://dongnakin.com 입니다.

일년 정도는 지나야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말입니다.



혹자들은 앞으로는 제가 인낚에는 가지 않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혹자들은 저거이 미쳤구나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후자만 맞습니다.

낚시에 미쳤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합창단 활동을 했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도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없는 실력으로 시립합창단까지 했었습니다.

어느 날 무대 리허설 하는 날이었습니다.

교수님 연구실에 가 보았더니 교수님께서 춘란 분갈이를 하시면서 핀셋으로 춘란분에 담긴 콩알(빨간 배양토)을 하나 하나 옮기시더군요.

서너 시간 후에는 연주를 해야 하고 30분 정도 후에는 무대 리허설을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저도 말없이 10여분을 옆에서 지켜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생각도 없이 제 입에서 불쑥 나온 말.

"선생님, 미치셨네요."

옆에 있던 후배가 화들짝 놀랍디다.

하지만, 그 순간 선생님 하시는 말씀

"허허 그래, 미쳤다.  무언가에 미칠 수 있는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이 있겠니?"

그러고는 다시 10여분을 핀셋으로 콩알 옮기기를 계속 하시더군요.




"세존은 손가락으로 연꽃 한 송이를 말없이 집어 들고[拈華] 약간 비틀어 보였다. 제자들은 세존의 그 행동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빙그레 웃었다[微笑]."

이심전심......



행복합니다.

많이들 공감해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