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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구출 작전.

2005.10.09 20:43

거제골초 조회 수:215 추천:7

약 7-8년전의 일입니다.

작업중 부주의로 왼손 엄지가 골절되어
깁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친구의 전화가 와서 통영의 새섬으로
야간 밤볼락 낚시를 가게 되었습니다.
갯바위도 아니고 선창낚시니 한손으로도 별로
어려움이 없으리라 예상했었습니다.

드디어 저녁 7시쯤 새섬에 도착하고
선창에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다른때 같으면 입질을 시작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간간히 우럭치어만 입질할뿐 볼락의 입질은
전혀 없었습니다.
10시가 넘자 같이 낚시온 친구가 뒤의 갯바위로
포인트를 옮기자고 제안했습니다.
뭐 이동하는 길도 별로 위험하지 않겠다 싶어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쯤 가다가 저는 포기했습니다.
중간 홈통부분에 물이 어느정도 들어서 한손으로
건너가기 힘들기 때문이었죠.

친구 혼자 건너가고 저는 선창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대략 12시쯤 다시 낚시를 해봤으나 감감무소식이었고
어쩌다 걸리는 볼락도 젓볼락 수준이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잠을 잘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물을 뭉쳐놓은 곳이 보였습니다.
일단 비옷을 꺼내 깔고 누우니 제법 아늑했습니다.
근데 잠이 들려는 무렵 어디서 끽끽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후레쉬를 꺼내들고 찾아보니 선창앞에 눈과 입만 내민
수달이 슬피 울고 있었습니다.       왜 그러나 싶어 자세히 보니
그물에 걸려 꼼짝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들물은 계속 진행되고 수달은 그물에 걸려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조금만 더두면 익사가 틀림없어보였습니다.
슬픈 얼굴로 저를 쳐다보는데 도움을 요청하는것 같았습니다.

재빨리 낚시가방을 뒤져 칼을 꺼내서 입에 물고
수달을 구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미끄럽고 가파른 돌들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양손만 사용할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으련만  한쪽손은 깁스 상태고 결국 내려가다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일단 칼로 그물을 끊어 수달은 무사히
탈출했지만  저는 겨우 빠져 나왔습니다.
겨우 한숨을 돌리고 손을 보니 피투성이더군요.
한손은 깁스한 상태고 다른손은 대략 4센티정도
찢어지고 물에 빠져 춥기는 하고 정말 긴 하룻밤이었습니다.
그다음날 당장 병원을 찾아가서 깁스를 풀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수달과의 인연은 계속되었습니다.
2년전 지세포 방파제로 야간 볼락 탐사를 나갔는데
그곳 낚시점에서 어젯밤에 볼락이 다수 낚였다는 것입니다.
포인트를 알아보니 지세포의 떨어진 방파제였습니다.
배타고 5분거리 밖에 되지 않고 가게에서 배로 태워준다니
출조를 하였습니다.        방파제에 도착하니 7-8분이 계셨는데 한시간쯤
낚시를 하다가 전부 철수를 하시더군요,
결국 방파제엔 저혼자 남았는데 밤새 낚시를 했지만
작은 씨알의 전갱이만 간간히 올라올뿐 볼락은 없었습니다.
새벽 3시쯤 되었을까 전갱이 입질을 받고 챔질을 하고
끌어내는데 갑자기 낚시대가 부러질듯한 힘이 전달되더군요.
결국 줄은 터지고 뭔가 싶어 앞을 보는데 갑자기
3미터 전방에서 사람머리가 올라오는게 아니겠습니까?
너무 놀라 뒤로 엉덩방아를 ㅈ찧었는데   자세히 보니
굉장히 큰 수달 한마리가 저를 보고 이상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더군요.       그러더니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유유히 사라지더군요.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멍청히 앉아있다 날이 새기가 무섭게 빠져나왔습니다.

요즘도 낚시를 하다보면 수달이 자주 보입니다.
멸종위기라고 말하지만 남부 해안에는 많은 수달이
살고 있습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동식물을 남획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재미없는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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