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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2)

2005.09.16 09:52

화백 조회 수:178 추천:12

그래!니 사정이 그런데 우야겠노? 어쨌던 경식이는 내가 돌봐 줄테니,
악착같이 돈 벌어가 성공하거래이. 아이고 불쌍한 것들.............. 쯧쯧.
태어나 처음으로, 가슴시리도록 고마움을 느낀건, 하숙집 아줌마가
처음이었다. 그래! 악착같이 돈 모아서 우리 경식이, 꼭 걷게 만들거야.

계속되는 연장근무에 몸은 녹초가 되어도, 반겨주는 경식이가 있어 피곤함도
잊고 지냈다. 나는 주린배를 빵 한조각으로 채웠지만, 경식이 만큼은
온 정성을 다해 먹이며 키웠다. 때론 아줌마 몰래 먹이느라, 가책도 느꼈지만........

오늘도 병원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의사 선새님의 진단에, 언제쯤
희망이 보일런지..........
크레졸의 독한 내음을 맡으며, 접수를 했다. 휴................
으흠! 음... 보이소 경숙씨! 인자 약은 고만 먹이고 물리치료 들어 가입시더!
조금씩 운동으로, 쇄약해진 근육만 회복해가면 경식이도 걸을수 있겠네요.
몸이 많이 좋아 졌네요. 체중도 인자 정상이고 혈액검사에도 다 정상소견을
보입니더. 동안 경숙씨가 욕봤습니더. 하하..............
예? 참말입니꺼? 진짭니꺼?  선생님! 너무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날 그렇게 경식이를 업고오며, 주체할수 없는 눈물때문에 길도 옳게 보이지가 않았다.
하숙집에 와서도 아줌마와 한참을 같이 울었다.

누야!  빨리 일어나라.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 갈려면 지금 빨리 가야 된다! 으응?
하루 10시간 이상의 중노동 이었지만, 난 알뜰히 돈을 모았다.
경식이도 물리치료후, 거뜬히 일어서 달동네 밑 보건소까지 매일 몇번을
오르내렸고,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던 하숙집에도 성의를 표하고 나와,
우리만의 자취방도 마련을 했다. 세간살이도 제법 갖추고................
무엇보다 기쁜건, 걸음이 온전치 않아 미루어졌던 우리 경식이의 학교입학이
성사된 것이었다. 비록 10살의 나이에 입학을 했지만 무엇보다 기뻤다.

추석명절이라 터미널엔, 희색이 만연한 사람들로 붐볐다. 모두들 한손에는
선물 꾸러미를 들고, 총총걸음으로 사라진다. 나도 올핸 큰맘먹고, 고향의
몸져누운 아버지가 애처러워, 비싼 쇠고기 셋트를 준비했다.

힘들때면 달동네 언덕에서, 휘영청 밝은 달을보고 경식이와 얘기하곤 했다.
경식아!  니 운동 열심히 해서 꼭 걸어야 한데이. 그래야 저 달나라에 있는 어무이가
매일 웃고 편하게 지내시는기라. 알았제? 꼭 그리해야 한데이.
그리만 되면 이누나는, 아무 걱정이 없는기라...............

시끌벅적한 고향행 버스에 올랐다.  우리 경식이 새옷도 입혔고, 아버지
몸보신 하시라고 고기도 준비했고, 그런데......................... 자꾸만...
경식이에게 얘기했던 달나라에 계신 어머니가, 왜이리 사무치는 걸까?
"엄마! 저 숙입니더. 식이하고 고향가는데 엄마가 ..... 어무이가
너무 보고 싶습니더. 어무이예..."


*이상의 글은 제고향 부산의 어려웠던 한시절을 회상하며, 픽션으로 구성한
글입니다.  때론 부모같았던 누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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