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더워서 도저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않아 하루종일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다가
6시쯤 해도 들어가고 선선한 바람도 쬐금 부는것 같아 또 병이 도져 가기 싫어하는
마눌님 근근히 꼬셔  상용호로 잠시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상용호 방파제는  완전 내만이라 조류가 잘 가지 않고 별다른 고기는 없는 대신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아 비교적 조용한 곳이기에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제가 자주 가는 곳입니다.
가던 중 부*낚시에 들러 밑밥 2개(한개는 반을 잘라서 미끼로 사용)를 준비해서 도착해 보니
이미 먼저오신 3분의 조사님이 낚시를 하고 계시더군요.

채비를 하면서 보니 다들 조과는 영 신통찮았지만 어차피 고딩 잡을 욕심보다 잔손맛
이라도 볼 요량이었기에 서둘러 흘림채비를 한 뒤 담구어 보니 간간히 20센치 갓넘은
고딩들이 물고 늘어지더군요. 그 사이 자녀를 데리고 오신 몇분이 더 오셔서 낚시를
하셨으나 대부분 낱마리 수준.....

그러나 그것도 잠시 9시 만조에 가까워 지니 아예 조류가 멈춰 꼼짝도 하지 않고  입질조차
없자 먼저 오셨던 조사님들이 가시고 다시 20대 중후반쯤 되려나 젊은 분 3명이 때맞춰 들어와
먼저 가신 님들의 자리에 들어와 낚시를 하시던군요.

이미 시간은 10시 가까이 되었고 방파제엔 자녀를 데리고 바람쐬러 오신 분들을 포함해
6-7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위 젊은 분들은 뭘 잡으려고 하는진 몰라도 남들은 전부
고등어를 잡으려고 민장대나 흘림낚시를 하고 있는데 원투낚시를 하더군요.

좁은 방파제에 여러명이 있는 곳에서 머리위로 슝슝거리면서 원투낚시, 사실 조금
위험해 신경이 많이 쓰여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낚시를 하고 있는데 그 중
나이가 제일 어려 보이는 사람이 사람들때문에 원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방파제 옆
건조중인 작업용 부잔교(뗏마)위에 올라가 낚시를 하더군요.

하지만 그때까진 뭐 원투를 하던 남의 뗏마에 올라가서 낚시를 하던 누구하나 신경쓸
일은 아니었지요.
마침 그 뗏마 주인이 나타나기전까진요.
언뜻 보기에 나이가 60대로 보이는 분이 작업을 위해 뗏마로 왔다가 위 청년이 낚시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곤 왜 남의 뗏마에 올라가 낚시를 하느냐 만약에 내가 당신 차 지붕에 올라가
있으면 당신은 기분이 좋겠느냐고 나무라자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그만일 것을 그 청년 왈
"그래서 지금 낚시대 걷고 있잖아요. 됐어요, 뭐 어쩌라고요"라고 하며 오히려 자기가 더
화를 내더군요.

옆에서 쳐다보던 제가 다 미안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분이 그러시더군요
낚시하러 와서 쓰레기 버리고 남의 배에 함부러 올라가서 낚시하고 뭐 하나 도움되는 것이
없다라고 넋두리를 하시더니 가시더군요
잠시 기분풀러 갔다가 씁쓸한 기분만 안고 바로 낚시접고 왔는데 조만간 그곳 방파제도
가로등 꺼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더군요

취미로 하는 낚시일진데 제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매너없이 행동하지 맙시다.


그 청년 분명 동낚인은 아닐겁니다.
결단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