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 전유동 채비 1

 


안녕하십니까?

가난한 초보 낚시꾼 고달픈 명탐정입니다.

요즘 전유동 낚시에 재미를 붙여 열심히 탐구하고 있는 중이에요. 반유동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주제에 뭔 전유동인가라고 스스로를 질책하기도 하면서도 이게 나름 매력이 있어 손에서 땔 수가 없네요.


1. 시작하면서

전유동에 관해 흥미를 갖게 되면서 많은 자료를 탐색해 보았습니다. ‘전유동 완전정복’이라는 프로그램(전체 32강인데 4회독은 한 것 같습니다.)에서 전유동 낚시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전달해 주신 이성규님을 직접 뵙기도 하고 김문수 프로님의 동영상 강의 역시 3회독 이상. 박갑출님의 전층 아카데미 동영상 강의도 3회독 이상 봤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온갖 전유동 기법과 설명, 채비들에 관한 자료를 모아 분석도 해보고 현장에 하나씩 적응시켜 보면서 저와 같은 초보 조사에게 전유동을 이해하기 위해 적당하리라 싶은 전유동 채비를 - 건방지게도 - 소개 드리면서 여러 고수님들의 따끔한 충고와 지적을 받아 더 한층 저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를 삼고자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쁘게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글이 의미가 있다면 그 유일한 이유는 ‘초보 낚시꾼’의 글이라는데 있을 것입니다. 저 자신이 아기 걸음마 수준의 낚시꾼이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수준에 있는 다른 조사님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무례를 범하는 것이오니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 주십시오.


‘전유동은 감(感)을 잡는 낚시다.’라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런데 없는 감(感)이 어떻게 갑자기 생기겠습니까? 계속 현장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경험을 쌓는 방법만이 그 감을 잡는 지름길이겠지요.

그러나 저와 같은 초보에게는 이 감(感)을 잡는다는 게 너무나 어려운 과정입니다. 종종 전유동을 손에서 내려놓게 만드는 중요한 걸림돌이 바로 이 이유죠. 때문에 ‘전유동은 사기(詐欺)다.’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등장하는 걸 겁니다.


2. 밑 걸림에 대하여

감(感)을 저는 간단하게 3가지로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밑 걸림’과 ‘입질’ 그리고 ‘공략지점에서의 채비 유지’.

‘입질’과 ‘채비 유지’ 등을 거론하기에는 저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므로 일단 논의를 후순위로 미루기로 하고,

걸음마 조사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밑 걸림’입니다. ‘밑 걸림’이 두려우면 낚시를 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그래도 될 수 있으면 피해가야 하는 게 밑 걸림 아니겠습니까?

바닥은 찍어 탐색하되 밑 걸림은 피하자. 참 어렵습니다.


면사매듭이 없는 전유동 낚시는 끝 채비(미끼와 바늘)가 바닥에 닿은 뒤에도 무게가 있는 소품이 그 위에 달려 있는 한 채비가 계속 하강하게 됩니다. 어신찌만 막연히 바라보고 있던 낚시꾼은 끝내 마지막 봉돌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그리하여 밑 채비 5~7m 가량이 바닥을 질질 끌고 있어도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의도적으로 이런 조법을 구사하시는 고수님들은 별론으로 하고 초보 조사에게 위의 결과는 그야말로 참담 그 자체라 하겠습니다.


고수분들은 어신찌의 깜빡거림(찌가 흔들흔들 까분다고도 표현합니다.)만으로 채비가 바닥을 찍었음을 직감하고 원줄 견제에 들어갑니다. 시중에는 어신찌에 이런 기능을 특별히 강화한 전유동 전용 찌들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떠한 찌든 사용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파도가 치고 물결이 일렁이는 현장에서 걸음마 조사의 눈으로 순간적인 깜빡거림을 잡아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이 깜박거림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지나쳐 버리는 것이거든요. 또한 - 중요합니다. - 목줄에 봉돌을 분납하였다고 가정할 때 가장 위에 달린 봉돌이 바닥에 닿기 전까지 어신찌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습니다. 밑 채비의 무게감이 상실되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어신찌의 움직임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신찌의 깜빡거림을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때는 늦었지요. 그러고도 채비를 온전히 회수하였다면 운이 좋은 편이라 해야겠죠.

적어도 제 경험은 그렇고 논리적으로 이해해도 그렇습니다.


밑 걸림을 피하는 다른 방법을 살펴볼까요?

현장에서 대충의 수심을 파악하고 나서 원줄에 ‘전유동 마커(Marker)’를 묶어 두는 요령이 있습니다. 면사매듭과 유사한 전유동 마커를 원줄에 대략 5m 정도의 간격으로 몇 개를 묶고 이 마커가 어신찌 구멍을 통과할 때 - 반달구슬이 없으므로 얇은 섬유인 매듭이 쉽게 통과합니다. - 찌 밑 수심을 어림짐작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두 번째 마커가 어신찌의 구멍을 통과하였으므로 지금 내 채비의 끝은 수면으로부터 10m 아래에 있다라고 생각하고 뒷줄 견제에 들어가는 것이죠.

그러나, 이 방법은 분명 유용하기는 하나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실제 바다의 수심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어느 곳은 수심이 10m, 그 바로 옆은 15m일 수가 있어요. 10m 지점은 위의 방법으로 공략한다 하더라도 바닥을 탐색하기 위해 15m 지점에서는 원줄을 더 풀어 주어야 합니다. 바로 그 옆자리가 15m라는 사실 자체를 낚시꾼은 알 수도 없을뿐더러 무작정 원줄을 풀어주게 되면 다시 밑 걸림이라는 장애물이 여전히 등장한다고 하겠습니다. 초보 조사들이 이렇게 낚시를 할 때 밑 걸림을 염려한 나머지 자칫 전유동의 형식을 딴 사실상의 반유동 낚시를 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형광구슬’을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GiGs 이성규님과 전층 아카데미 하루방님의 제안입니다.)

앞에 밑 걸림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를 전개한 이유가 바로 이 ‘형광구슬과 봉돌의 상관관계’에 대한 사전(事前)적 이해를 위해서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 채비의 준비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3. 준비물

(1) 낚싯대 : 낚싯대는 가벼운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갯바위에 서서 7~8시간 전유동 낚시를 하게 되면 팔목, 어깨, 허리, 다리 등 쑤시고 결리지 않은 곳이 없게 되더군요. 끊임없이 채비를 조작하여야 하므로 무거운 낚싯대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앞, 뒤의 밸런스가 좋아야 무게감이 많이 상쇄됩니다. 그런데 이런 대는 비싸죠. 저는 저렴한 0.8대를 구입, 사용하고 있습니다.

 

(2) 릴 : 2500에서 3000번 가량의 스피닝 릴. 물론 이것도 가벼운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비쌉니다. 저는 중저가 시마노 뉴 나스키 2500번을 사용합니다.

 

(3) 원줄 : 완전 플로팅 2호 이하. 퍼머 현상이 없고 플로팅 성능이 괜찮아야 합니다. 가끔 바람의 영향 등으로 세미 플로팅을 쓰실 수도 있는데 저라면 주변 조건이 어려울 경우 바로 반유동으로의 전환을 선택하겠습니다. 줄은 가늘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역시 비쌉니다.

 

(4) 목줄 : 1.2호에서 1.5호. 필요에 따라 선택

 

(5) 바늘 : 감성돔 바늘 2~3호. 작을수록 밑 걸림이 적다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벵에돔 5~6호 바늘도 허리힘이 좋고 튼튼하며 바늘 끝이 안쪽으로 약간 구부러져 있어 좋습니다.

 

(6) 찌 스토퍼 : 옵션입니다. 사용해도 되고 안해도 됩니다. 어떨 때 사용하는지는 별도로 언급하겠습니다.

 

(7) V형 쿠션고무 : 찌 스토퍼 때문에 따라가는 옵션입니다.

 

(8) 극소형 도래 : 원줄과 목줄을 연결합니다. 전유동은 직결매듭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도래를 사용하면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다만, 도래가 무게감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9호나 10호 정도의 가장 가벼운 녀석을 씁니다.

 

(9) 찌 : 전유동 전용 B찌. 저는 GiGs의 미루(美淚) 전유동 찌를 즐겨 사용합니다. B찌는 (다른 조건과 조법은 무시하고) 대략 수심 10m 정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준찌로 이해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수심이 더 나오는 곳은 2B, 3B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은 곳은 G2, 0찌까지 가능하겠죠. 또 중요한 것은 찌의 자중이 좀 있는 것이 다루기 편합니다. 저는 최소 10g 이상이 되는 찌를 선택하고 때론 20g이 넘는 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찌가 무거워야 원투력이 좋은데다 채비 견제를 할 때 찌가 발 앞으로 쉽게 딸려오지 않는 느낌이 있어 듬직합니다.

 

(10) 탐색형 수중찌 : 스텔스, 스나이퍼, 크루즈 뭐든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없어도 되지만 어느 정도의 수심에 진입하게 되면 밑 채비의 선행을 돕고 채비의 떠오름을 방지해준다고 합니다. 저는 스나이퍼 사용.

 

(11) 소형 구슬 : 탐색형 수중찌가 도래의 매듭 위에서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도록 탐색형 수중찌를 보좌하는 용도입니다. 또 도래 위 채비의 이탈을 막는 기능도 부가적으로 있다 하겠습니다.

 

(12) 형광구슬 : 가장 위쪽에 채결되는 소품입니다. 시중에는 2가지 정도의 형광구슬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느 것이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형광구슬에는 구멍이 뚫어져 있습니다. 이 구멍이 위, 아래의 크기가 다른 녀석이 있어요. 정답은 아니지만 제 생각에 구멍이 작은 쪽이 위(즉 초리대 쪽)를 향하도록 하고 구멍이 큰 쪽이 아래(어신찌 방향)쪽을 보도록 원줄에 삽입하시면 되겠습니다. 나중에 사진과 함께 다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13) 봉돌 : 봉돌은 고무봉돌이 좋습니다. 가격은 조금 비싸나 재사용이 가능하고 건강과 자연에 악영향을 덜 끼칠 뿐 아니라 목줄에 채결 시 채비의 꺾임을 어느 정도 막아 줍니다. 목줄에 고정이 쉽게 되면서도 위, 아래 이동도 자유로우니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봉돌 대신에 멀티 스냅, 웨이트 스토퍼 등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역시 뒤에 사진을 곁들여 함께 설명 드리겠습니다.


4. 적정 봉돌의 무게

어신찌에 따른 봉돌의 무게는 얼마가 적당할까?

조류, 파도, 수심, 바람의 세기는 모두 무시하고 따져 봅시다.

이성규님은 어신찌 표시부력의 2배까지 봉돌채결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B찌를 사용한다면 B봉돌에서 B+B 봉돌까지는 달 수 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B봉돌 1개 = 0.55g에서 B봉돌 2개 = 1.10g까지 가능한 것이고 이를 다시 계산하면 B찌에는 B봉돌 1개나 B봉돌 2개나 2B봉돌 1개(0.75g)나 3B봉돌 1개(0.95g)나 2B봉돌 1개+G2봉돌 1개 등 모두 가능하다는 결론이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면사매듭이 없기 때문에 어신찌는 이 모든 무게들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이와 다르게 김문수 프로님은 최대한 가벼운 봉돌을 선호하십니다. B찌에 B봉돌 1개를 넘어 채결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크릴과 바늘만의 무게로 채비를 내리는 장면도 자주 보여주시죠. 정말 놀랍습니다.

전유동과는 약간 다른 조법인 전층조법의 전도사 박갑출님은 필요에 따라 5B 봉돌 2개라도 달아야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적정 봉돌의 무게 계산법에 있어 저는 이성규님의 방법을 택하였습니다.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라 걸음마 조사의 한계 때문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전유동 낚시는 채비내림이 쉽지 않습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원줄이 너무 풀려 느슨하게 잠겨 있어도, 원줄이 조금만 꼬여도 채비는 내려가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봉돌을 무겁게 한다면 전유동 낚시의 본래 의미가 퇴색될 뿐만 아니라 심한 밑 걸림에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신찌에는 여부력이 있습니다. 전유동 낚시라고 해도 대상어가 입질을 했을 때 어신찌가 시원스럽게 잠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와 같이 채비의 예민한 변화를 어신찌가 받아들여 나타내 주려면 하강하는 채비의 무게가 찌의 여부력을 상쇄할 정도가 되어야만 초보자에게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그러므로 B찌에는 2B봉돌을, G2찌에는 G1봉돌이나 B봉돌을, 2B찌에는 3B봉돌 이상을 달기로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기준입니다. 상황에 따라 봉돌은 항상 가감이 가능함을 잊지 말아야겠죠.

김문수 프로님처럼 크릴과 바늘의 무게 만으로 채비내림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현장에서 해보시면 걸음마 조사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내용이 턱없이 길고 지루해졌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파트에서 사진을 곁들여 저의 채비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혼란스런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낚시하시고 어복 넘쳐나시기를 바랍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