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겨울에 맨날 호래기 꼴방치러 돌아댕기던 연필입니다.



감성돔 시즌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데..


이번 시즌에도 오짜는 못잡아보고 끝나는구나 싶었습니다.



때마침 요즘 낚시에 푹빠지신 삼촌께서 일요일날 곤리도 덴마를 예약해 놓으셨다고


같이 가자고 하시네요.



그때까지 최근 전적이 3연꽝인 중이라서 아.. 설마 4연꽝은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곤리도로 떠났습니다.


예보에는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바다는 완전 장판이네요.



곤리도 물은 알다가도 모를 물이라는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미친듯이 지맘데로 흐르는 조류에도 침착하게


한곳만 카고로 공략하였습니다.



일요일이라서 덴마배가 많아서 자리도 촘촘하고...


물도 삐딱선으로 흘러서 옆에분들하고 채비가 자주 엉키어서...


최대한 붙여서 던질려고 노력하니...


우리끼리 또 채비가 엉망이 됩니다..ㅠㅠ



그래도 짜증내지 않고 열~~심히 던졌습니다.


좀있으니 바로 3연꽝을 깨주는 입질이 옵니다.. 오~~ 힘좀 씁니다.


그래도 이제 4짜급은 척보면 딱 압니다.


43센치정도 되는놈 한놈 첫수로 올립니다. 


3연꽝도 깼겠다.. 아.. 고기도 나름 크겠다.... 뭐... 목표치 달성한 기분입니다. ㅋㅋㅋ


그다음부터 삼촌도 한수하시고


심심찮게 입질이 옵니다.



입질이와서 올리는 도중에 옆에 놔둔 낚시대가 투둑 거립니다..


올리는 낚시대랑 걸린거 같아서.. 삼촌께 확인 부탁드리니..


고기가 아닌거 같다고 하셔서.. 베일만 열어놓아달라고 부탁드리고.....


한마리를 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베일 열어놓은거 정리할려고 감아들이는데...


고기가 물고있습니다 ㅋㅋㅋ


말그대로 쌍권총 입질이었던입니다. 



최근들어서 이렇게 재미있는 낚시는 해본적이 없습니다.


씨알도 크고 (보통 4짜급) 입질도 꾸준하게 오더군요.



만조시간이 지나고 물도 안가고해서.. 낚시대 던져두고..


딴짓거리 하는데.. 옆에 배에서 한마리 하시더군요.


"뭐꼬? 우럭이가? 감시가? 시꺼멓네~~"


하면서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쿠당탕!! 합니다.. 보니까 옆에 걸쳐놓은 낚시대가 쏜살같이 바다쪽으로 빨려들어가는겁니다.


와~~ 이 뭐고~~ 하면서 몸을 던졌는데...


릴이 배난간에 걸리면서 잠깐 멈추는걸 겨우 잡아냈습니다.



바로 직감했습니다.


작년 이맘때 거제추봉도 앞에서 하루종일 입질 못받다가


뒤로 돌아서 볼일을 잠깐 보고 돌아섰더니 2호 낚시대를 질질 끌고 가던놈이 떠오르더군요.


그때는 선외기를 타고 있었는데... 


선외기 줄풀고 한참 따라가서 겨우 낚시대 잡았는데...


억지로 대를 세웠다가 바로 팅~~ 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빨려 들어가는 낚시대를 잡고 바로 릴의 역회전 레버를 풀었습니다.


휘리리리릭~~~ 릴이 쫘악~~ 역회전 합니다.


그리고 낚시대를 어느정도 세운후에 릴을 잡았는데..


드렉이 찌익~ 찌익 풀려나가네요.



수심30미터 물속에 고기가 터트릴 여나 줄같은건 없다


잡고 버티기만 하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갯바위에서 하듯이 억지로 대를 세우지도 않고...


잡고 버티고 조금 올리고 잡고 버티고를 하다보니까.....


드렉을 찍찍 풀던놈이 조금씩 딸려오는게 느껴지네요



와 30미터 올리는데..진짜 그때 느낌으로 한시간이 지나는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놀래서 다리가 달달 떨리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래도 꾹참고 최대한 조심해서 올렸습니다.


끝까지 힘을 썻지만 결국 떠오른 놈의 모습을보고...


"오짜!다!!" 옆에서 소리가 나오더군요.



뜰채로 갈무리하고나니 이제 정신이 들었습니다.


와 눈앞에 진짜 오짜 감성돔이 있는겁니다.


IMG_1517s.jpg



계측 51이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낚시를 좋아하던 친구를 만나서..


참고서 살돈으로 주간지였던 "일요낚시"를 사서 보고


한달 점심값 모아서 5.4미터 1호대를 사가면서 돈이없어서 방파제를 떠돌고


뱃삯이 없어서 절벽타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던 때부터


딱 18년이 걸렸습니다.


그친구와 20살때 해금강 솔섬에 밤에 에어매트에 짐실고 수영해서 들어가서 낚시하다가 간첩으로 오인받아서


군인 아저씨들에게 혼났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네요.



그녀석과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던 오짜 감성돔이...


드디어 저의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그이후로도 입질은 몇번 받았었고..


오후 들어서 날물이 전혀 가지를 않아서 고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IMG_1522s.jpg



총 10마리를 잡았구요.


더블히트했던 감성돔들만 30센치급이고



전부 40센치를 넘겼습니다.


45센치 이상급도 4마리되구요.



낚시를 다니면서 언제또 이런 날이 올지는 정말 알수는 없겠지만...


이번시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갔던날에


이런 대박을 만나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구요.



IMG_1531s.jpg



오짜 1마리는 친구가 다대포에서 운영하는 다미 이자까야에서


분해해서 지인4명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다미 친구의 칼솜씨는 최고였습니다.


뒤에 나온 지리탕도 대박이었는데... 술이 많이 취해서 사진찍는걸 깜빡했네요 ^^



나머지 고기는 제숫고기로 몇마리 챙기고


가족들끼리 따로 회파티를 했네요.




항상 오짜잡으면 낚시 안당긴다.


오짜 잡으면 뱃전에 대가리 뒤로 박는다. 등등 잡기만 하면 잡기만 하면 노래를 불렀는데


막상 잡고나니 먹먹하기도 하고


어렸을때 같이 오짜를 꿈꾸며 바닷가를 돌아다녔던 나에게 낚시를 가르쳐주었던


세상을 너무나 빨리 떠난 친구 생각에 짠해지기도 하네요.





이제


육짜를 잡으러 또 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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