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도 모두 학교로 돌아가고 집사람도 큰아이 한테 가고

 

사정상 친구 만나도 술도 한잔 못하고 해서 심심합디다.

 

비가 억수로 와서 낚시도 안 될 곳 같았지만 달리 할 일도 없고

 

소천에게 미끼룰 던지니 답이 없습디다.

 

전화를 해도 안 받습디다

.

쪼깨 있다가 전화가 오길래

 

"갈래?"

" 안 갈랍니더, 저녁에 모입이 있어예"

"알따"

 

나가 보고 안되면 라면이나 하나 끼리묵고 올라고 2시쯤  나섰습니다.

 

낮갈치가 낚이기만 하면 재미가 쏠쏠한거 아시지예?

 

아니나 다를까 덕동을 지나는데 온 바다가 누런 황토색이라서 오늘은 안되것다 하고

 

마음 비우고 갔심다. 그런데 구복을 벗어나니 물색이 의외로 맑았습니다.

 

배를 묶고 카드를 넣으니 메가리 새끼는 엄청 물고 늘어지데요.

 

열댓마리 잡아서 바로 포를 떠서 쿨러에 넣어 놓고 그자리서

 

갗치 채비를 바닥까지 내리니 안내려갑니다. 내려가도 메가리가 물고 늘어집디다.

 

하는 수 없이 뽀인뜨를 옮기고 나서 바닥까지 내리비 전형적인 갈치 입질이 옵디다.

 

챔질, 순간 뻣댐, 릴링, 마지막 뻣대기 그리고는 "푸다닥" 하면서 물밖으로 나오는 재미 아시지예?

 

마릿수는 아니라도 심심찮게 한마리씩 올라 오는데 조용하고 오히려 더 좋데예.

 

6시 지나자 진해 배들이 한척, 두척....일곱척...열두척....열다섯척...

 

사방에 발전기를 돌리니 "구산면의 잠 못 드는 밤"이 시작됩디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지요.

 

저는 일찌감치 열마리쯤 잡아 놓았고 더 잡아가 봐야 별로 쓸데도 없기에

 

바다 위에서 라면 끼리묵고 놀다가 들물이 끝나는 열시 가까워지니

 

진해 배들도 하척, 두척씩 자리를 뜨더군요.

 

어제 조황 별로 였습니다.

 

심심해서 대가리 꼬리 다 자르고 몸통만 가지고 왔심다.

 

상처 안난 작은 놈은 무조건 방생하고 30마리쯤 됩디다.

 

오늘 새벽에 벌초이기도 하고 해서 일찍 들어 왔심다.

 

사진은 안찍었습니다.

 

아니 낮에 찍은 사진이 한장 있네요.

 

 

 

낮갈치.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