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등산을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날 고등학교 친구가 오랜만에 보자고 하길래 만났다가 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셨더니 제 시각에 일어나질 못해 등산을 가질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숙취로 묵직한 머리 때문에 좀 쉬려고 했더니 전화가 와서 "가자." 이래서 그냥 가게 되었습니다.


목적지는 지난 주 세 분이 가서 볼락 1마리 잡고오는 대참사가 일어났다는 여수.


출항지인 힛도 마을은 몇 년 전 여수에서 반 년 정도 근무할 때 있었던 곳 근처입니다.


4, 5월 두 달 동안 5-600 마리 정도 뽑아 먹었던 볼락 냉장고도 인근에 있죠.


유배지 일기랍시고 자유게시판에 가끔 끄적였던 글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힛도 마을에서 오후 1시 30분 정도에 출항하여 1시간 10분 가량 달린 후 평도에 내렸습니다.


원래는 광도로 가려고 했지만 광도에는 포인트가 꽉 차 내릴 곳이 없다고 하더군요.


한 낮이라 볼락 낚시 하기도 그렇고 수심도 13-4m 나오고 해서 루어대에 묶음추 달아 던졌더니 쏨뱅이가 가끔 올라오더니 오후 4시 30분 조금 넘었을 무렵 묶음추에 저런 놈이 올라 왔습니다.


사이즈가 25cm가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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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묶음추에 이런 놈이 올라왔으니 집어를 해 두면 끝내 줄 게 분명합니다.


버림 봉돌 채비를 하여 바닥을 살살 끄니 제법 씨알 괜찮은 쏨뱅이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것을 보니 밤이 되면 볼락들로 바글바글할 거라는 기대로 기분이 업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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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기 전에 라면 한 그릇 얼른 끓여 먹고 나서 민장대 채비로 사진 바로 뒤에 보이는 갯바위 옆을 공략하니 씨알좋은 쏨뱅이가 쌍걸이로 올라오기도 하고 조짐이 엄청 좋더군요.


그래서 집어등 켜고 낚시를 시작했는데 이 이후로는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담그면 담그는대로 올라오는 볼락들 때문에 어찌나 바쁜지 사진 찍을 시간이 없....... 기는 개뿔.


사진에 있는 크기의 볼락 한 마리 더 추가하고 동네 볼락 치고는 적당한 크기라고 할만한 크기(17-18cm)의 볼락 일고 여덟 마리가 끝이었습니다.


철수할 때 보니 갯바위에 내린 다른 분들 중에는 아예 볼락 구경조차 못한 분들도 계시더군요.


광도에 내린 팀들도 열 팀 중 세 팀 정도만 쿨러를 채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쿨러를 채운 분들은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조과가 좋기는 하였습니다.


흘림으로 씨알이 30이 넘는 놈들로만 30수 넘게 잡았다는 사람도 있고 20cm 넘는 볼락과 열기로만 대장 쿨러 뚜껑까지 가득 채운 사람도 있긴 하더군요.


철수 후 낚시점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하던데 이런 건 통영 출조배들과 많이 비교가 되었습니다.


삼덕에서 욕지 본섬까지 대략 15km에 5만원을 받고 다른 서비스는 전혀 없는 통영.


3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가는데도 5만원 출조비에 생수 두 병 서비스 +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여수.


무슨 차이가 있기에 이렇게 다를까요?


여하튼 먼 동네 볼락 갯바위 출조는 삽질로 끝났고, 그 동네 볼락 시즌도 대략 끝나가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 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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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