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에 언제든지 오고플때.함 내려오세요, 선비 안받을테니"

9월말 추석전에 늘 타던 배를 타니까 선장이 한 말이다
그말을 듣고 나니 얼마나 낚시가 가고싶던지
삼실일은 추선전이라 더 많고 시간은 없고.. 손은 근질근질하고 선장이 한 말은 귓가에 더 엥엥거리고..

여차저차
시간을 내어서 내려간다고 몇일전부터 선장에게 전화를 해놓은 상태
몇일전부터..정말 오랜만에 가는 낚시라 맘이 뒤숭생숭
초등학생 소풍가는 기분이다.ㅋ

몸을 최대한 피곤하게 만들어 초저녁에 잠을 청한 후
알람소리에 눈 떠보니 정확하게 3시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벌떡 일어나.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시동걸고..출발!!!!!!!!!!!11

가는길에 시락국에 밥한그릇 뚝딱...
도착하니 5시10분

몇일전부터 물색이 너무 맑다...한산권으로 빠져야 되나..아직 가조권에 남아 있어야 되나??]
선장이 결정할 일을 내가 독배 예약한것도 아닌데....나의 조언을 기다리다니
내가 그 배를 오래 타긴 탄 모양이구나..ㅋ

서울.거제현지인.그리고 나.
세명이서 새벽공기를 가르며 천천히.천천히 꿈꾸는 바다속으로...고고싱

여덩어리에 함 가봅시다
콜!!!!!!!!!!!!!!!!!!!!!!!!!
그런데 거기 가면 물이 섬 쪽으로 향하여 흘러야 되는데 ...과연??
혹시나가 역시나다..
물이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약 10분 뒤 과감하게 이동..
청곡마을 앞 ....9월말 마릿수 포인트로 이동..

그런데
선장이 지나가는 선외기들을 보더니만.
이동..이동.이동..하잔다..
"와그라는교??"
"저기 선외기들이 바다새우로 몇일째 감시를 빼묵곤 하는데 ..오늘 드뎌 현장을 잡았어요
빨리 갑시다."


수심 16미터...2호찌..순간수중 2호...
15여년을 늘 함께 해온..나의 친구같은 유양참피온 1호대...플레이소LB2500번 장착

물이 왼쪽으로 약간 째는 분위기.
알파.메가.탄젠트.등 사용할수 있는 모든 수학용어들을 머릿속에서 끄집어 내어
밑밥과 채비 동조를 시키기 위하여 밑밥 투척 지점을 정한뒤..집중 투하

채비를 놀리기 위하여 뒷줄 견제를 하는데...
막대찌가 당긴뒤 놓아 주어도...올라오질 않는다

드뎌...왔구나...ㅋ
힘 쓰는게...당찬게.얼마만에 보는 손맛이냐..ㅋ
옆에서 선장이
" 역시 흘달이네요"
흘달이 뭐냐면 흘림의 달인이래서 붙여준 나만의 애칭..ㅋ..

입술에 살째기 걸린게
물색이 맑아 경계심이 많아 입질이 약아 보였다

몇번의 캐스팅 뒤. 다시 입질..
이번에는 30 초반의 그놈이다..

물이 안가니 물색이 더 맑아 진다
선외기를 타고 있는 어부들은 바다새우만으로 낚기 때문에 다른 밑밥을 사용하지 않는단다
새벽에 나왔다가 저녁 해질때까지..주구장창. 오직 그 주변에서만 한다니
뻗대기의 달인들 이란다...

날물을 보고 이동할려는데
날물때가 되어도..물색만 맑고 .미끼가 살아돌아오지를 않는다..


이럴때는 과감하게 이동......
같은 선단으로 움직이는 배 한척이 자리 잡고 있는 곳에서 약 100미터 뒤에 자리하고
채비를 흘려보니..
세상에나..만상에나...
무슨놈의 학선생들이 이렇게나 많노.
학선생 ...수만마리가..떼지어 몰려온다.
이런 학선생속에서 무슨 감시를..미끼를 바닥까지 내려보낼수가 없는데..

"학선생이나 잡아서..소주나 한잔 합시다"
"그랍시다.내 채비 준비할동안 조금만 기다리슈"

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약 10미터 앞에 있던 나의 소중한 쯔리겐 막대찌가..살포시 들어간다
챔질.....꾹..꾹...꾹...힘 쓰는게 장난 아니다...
나의 챔질과 동시에 옆에서도 동시 챔질..

두마리가 동시에 입질하는걸 보니
집어가 된 모양입니다..

다른 물골에서..그후로 계속 올리는데
씨알이 그렇게 썩 만족스럽지 않아...
나는 나의 물골만 판다는 신념으로..학선생들과 고군분투 해가면서..열시미..쪼아 보지만..

그후로....빠이...당...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고..
순간의 포인트 선정이 그날의 조과를 좌우한다..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공짜로 한 낚시치고는 괜찮은 조과다.....ㅋ
이러다간 머리 벗겨지는건 아니겠지...ㅠㅠ


집에와서 배를 째고 수술을 해보니.
기름이 쫘~~~~~~~~~~~~~~~악 끼여 있는게.....영등철 감시 부럽지 않다
마누라 ...왈!
이제서야 제대로 된 감시를 먹어보는것 같단다..

뜨거럴..
낚시꾼 마누라 다 됐네..ㅋ.
그런 의미에서 출조비나.지원 좀 해주지..

갔다왔는데도
다시 가고픈게...꾼의 마음..
마약보다 더 ..무서운..꾼의 마음..

퇴직하고는
바다에서 살아야지..그날이 빨리 안오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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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렉 3자리수 하고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