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선배가 가덕도에 학꽁치가 많이 난다고 부추기길래 다른 약속을 모두 접고 출조키로 했습니다.
(선배, 후배, 저.. 이렇게 3명)

2월3일(토) 새벽 3시 기상!
전날 회식이 있어 새벽 1시에 잠들었다가 두시간만에 눈을 떴습니다.
비몽사몽~ 입에서 술냄새도 나고… 헤롱헤롱~~
새벽 4시20분 진해 용원 **낚시점에 도착!
오는 도중에 선배가 전화를 받지 않아 찜찜했으나 후배가 선배를 태우고 오겠다고 하여 믿고 맡겼습니다.
3명 분량의 밑밥, 미끼, 김밥, 라면등등을 준비해두고 두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선배가 계속 전화를 안받고, 아파트는 알지만 동호수를 몰라서 찾아볼수도 없다'면서 출조를 포기하자고 합니다.   이런 된장~ ㅠㅠ
고민하다가…  홀로 무거운 짐들을 가지고 새벽 5시에 낚시배에 올랐습니다.
처음 와본 가덕도, 한번도 안해본 학꽁치 낚시…  
아직도 깜깜한 시각에 갯바위에 홀로 남았습니다.

오른쪽 뒷편으로는 가덕도의 등대가 보이고, 맞은편 갯바위로는 케미 불빛들과 소형 램프의 불빛들만이 보였습니다.
'휴~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되나… ㅠㅠ
'일단 깜깜하니깐 감성돔 채비를 던져보자'  
그런데 이런 또 된장~~  채비를 준비할려고 하니 모자에 붙여놓은 램프가 맛이 가버립니다 ㅠㅠ
'아~ 오늘 재수 드럽게 없구나… ㅠㅠ'
가방을 뒤져보니 미니스탠드가 나왔습니다.  아~ 정말 다행이다…  근데 불빛이 너무 흐리네요…ㅠ
겨우겨우 채비를 해서 던졌습니다.  아~ 이 순간 안도의 한숨이 쫙~~
밑밥을 억수로 뿌렸습니다.  3인분이나 되니 막 뿌려댔습니다.
파우더 섞은거랑 빵가루 섞은거랑 구분없이 막 퍼 부었습니다. ㅋㅋ

날이 밝아올때까지 메가리 두마리…ㅠㅠ
맞은편 갯바위의 조사님들이 긴 민장대에 학꽁치 채비를 하여 던지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지켜보니 학꽁치 올리시는 분이 안보이시네요…
주위를 둘러보니 감성돔 낚시를 하시는 분들도 보였습니다.
'그래.. 오늘은 학꽁치가 안되나보다… 계속 감성돔 채비로 가자'  
9시에 선배한테서 못 일어나서 미안하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현재 조과 감성돔 12마리라고.. 오늘 대박 터졌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ㅋㅋ
휴~ 11시가 되도록 입질이 없네요…ㅠㅠ

라면 2개를 끓여서 김밥이랑 먹었습니다. (배 터지는줄 알았습니다)
먹는 도중에 맞은편을 보니 조사님들의 민장대에 학꽁치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오잉?  계속 계속 올라오는겁니다.
서둘러 먹고 다른 릴대에 낚시점에서 산 학꽁치 채비를 달아서 던졌습니다.
엥? 왜 이케 입질을 안하지? (맞은편 조사님들은 여전히 올리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거야???'   에라이~ 밑밥을 막 퍼 부었습니다.
'그래도 입질이 없네?   아~ 이거 미치겠네…'
바로 이때 찌가 물속으로 쏙 들어갑니다.  챔질!  학꽁치 한마리가 이쁘게 걸려 올라옵니다.
제 생애 첫 학꽁치를 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학꽁치 대박이 시작될려나보다… ㅋㅋ'
그러나 그걸로 뚝!  맞은편 조사님들은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저랑 10m 거리)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럴리가 없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거야???
미끼가 없어진걸 보니 입질은 한것 같은데 찌는 그대로이고…
혹시 미끼를 잘못끼워서 빠진건가???
밑밥 퍼붓고, 채비 던지고… 또 퍼붓고 던지고…
잠시후에 1시간 정도를 신나게 올리시던 맞은편 조사님들의 민장대도 조용해졌습니다.
학꽁치가 다 빠져나간 것입니다…  아~ 허탈!!!

낚시대 두개 물속에 빠져서 건져 올린 얘깁니다.
감성돔 채비를 접지 않고 갯바위 뒷편에 걸쳐 놓았었는데,
학꽁치 채비를 던지다가 뒷편 낚시대 걸어서 낚시대가 물속에 빠졌습니다. ㅠ
얼른 뜰채로 건져 올려두고…ㅋㅋ
학꽁치 다 빠져나간뒤에는 학꽁치 채비를 접지않고 뒷편에 걸쳐 놓았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감성돔 채비를 던지다가 뒷편 낚시대를 걸어서 물속에 빠뜨렸습니다. ㅋㅋㅋ
겨우 건져 올려놓고… ㅠㅠ
(집에 와서 릴 분해해서 기름칠 하느라고 릴 내부구조를 대충 알게되었습니다. ㅋㅋ)

오후 3시에 철수했습니다.  조과는 메가리 2마리에 학꽁치 한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아~ 저의 첫 가덕도 출조에 첫 학꽁치 사냥은 완전 실패였습니다.

집에와서 저의 낚시 스승이신 삼촌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삼촌 : 학꽁치 채비는 우찌 했노?
저 : 낚시점에서 파는걸 사서 달았습니다.
삼촌 : 꼬마찌 밑에 조개봉돌 있더나?
저 : 네
삼촌 : 그러면 던졌을때 꼬마찌가 서더나?
저 : 네. 섰다가 눕다가 하던데요?
삼촌 : 꼬마찌가 누웠을때가 입질인기라.
저 : 엉?  그런적은 억수로 많았는데요?
삼촌 : 니가 입질인지 몰라서 못잡은기다.
저 : 한마리 잡았을때는 찌가 푹 들어가던데요?
삼촌 : 그 놈은 먹다가 입에 저절로 걸려서 그런기다.
저 : 우째 이런일이…ㅠㅠ
휴~ 10m 맞은편 조사님들이 그렇게 올릴때 저는 한가했던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입질인것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ㅠㅠ

사진은 당근 없습니다.  찍을게 있어야지요~~
아~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배운게 있어서 남는건 있을것 같습니다.
이상 초보조사의 첫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