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 어려워요"

 

 

 

지천으로 새싹이 돋고  진달래와 벗꽃이 만개하는 춘양지절, 봄바다엔 제철을 맞은 도다리가  귀한 몸값을 자랑하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며 연일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막상 몇 마리 낚아 썰어 먹으려고 하면 쉽게 잡혀주지 않는 게 봄도다리인듯 합니다.ㅋ

 

해마다 이맘때면 쑥국, 도다리회 등을 마치 대단한 보양식이라도 되는 양 각 방송매체에서 띄워주다보니 도다리를 찿는 수요는 많고, 공급은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보니 도다리 몸값은 "부르는게 값" 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어민들과 낚싯꾼 너나 없이 해마다 낚아내기만 할 뿐 방류사업은 없다 보니 한정된 도다리 개체는 점점 줄어들기만 하고 그러다 보니 갈수록 도다리 구경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아무리 도다리 낚시가 힘들어도 낚싯꾼의 자존심상 어찌 어시장표 도다리회를 사먹겠습니까?ㅎ

다가올 주말을 앞두고 마산 원전 도다리, 과연 먹을 만큼 낚을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반나절 동안 댓마를 빌려 타고 이곳저곳을 돌며 도다리를 탐사해본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도다리 만만하게 보다간 큰 코 다친다." 입니다.ㅎ

놀래미와 더불어 흔하디 흔한 동네 잡어의 대명사격인 도다리는 남녀노소 그 누구라도 간단한 채비로 쉽게 낚을 수 있는 어종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그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날이야기" 일 뿐 막상 낚아보면 도다리란 놈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도다리를 동네 잡어라고 우습게 생각하고 도전했다간 본전도 건지기 어렵습니다. ㅋ

 

 

 
봄 도다리 손맛, 입맛에 굶주렸던 낚시초짜 친구녀석입니다. 부족하나마 살짝 맛은 봤네요.
 

 

예상보다 바람없는 화창한 날씨에 조금물때라 채비 안정도 잘 이루어지고 대체로 낚시 여건은 좋아 나름 대박을 기대했지만 결국 도다리들에게 참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난주보다 오히려 더 차가워진듯한 수온 탓인지 최악의 활성도를 보였고, 가뭄에 콩 나듯 이어지는 입질에 겨우 깻잎을 면한 사이즈 또한 실망스럽더군요.

일질은 또 얼마나 까다롭고 예민한지 웬만한 도다리 선상 낚싯대로는 도저히 입질 파악이 불가능할 만큼미약 하더군요.

청개비 매달아 대책 없이 그냥 처박아 놔서는 하루종일 한 마리 구경하기도 힘든 실정입니다.ㅎ

묶음추가 바닥에 닿으면 낚싯대를 들고 아주 조금씩 끌어 주어야 하고 간혹 입질이 들어와도 미끼를 깊숙이 흡입하지 않는 탓에 챔질 타이밍 잡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더군요.

다 포기하고 철수하고픈 맘이 꿀떡 같았지만 봄 도다리회에 굶주린 몇몇 동낚 미식가분들(?) 때문에 접지도 못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잡은 게 겨우 한 사람당 7~8마리가 전부였었습니다.

 

한 열흘 가까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바다의 수온이 올라야 제대로 활성도가 생길듯 싶었고, 예민함의 극치를 보이는 요즘엔 선상대 채비보다는 직접 손끝으로 입질을 파악할 수 있는 줄낚시(실래끼)가 유리하였습니다. 실제로 어제 잡은 대부분의 도다리가 줄낚시로 낚은 것들입니다.

낚아온 도다리들은 부족하나마 쇼핑몰사랑방을 찿아주셨던 회원 선후배 몇몇 분들과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댓마비가 많이 올라버려 2인 출조도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주말에 도다리 출조를 위해 댓마 대여하실 분들은 3명씩 조를 짜시면 출조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듯 싶고 , 실래끼 채비는 반드시 준비 하시고, 팔 빠지지 않을 만큼 부지런히 고패질을 해주셔야 도다리회 한 접시 맛보실수 있을듯 싶습니다.

그럼, 참고가 되셨길 바라면서 소생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백면서생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