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소군.

 

허풍이 심한 대륙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날아가던 기러기가 그녀의 노래에 날개짓 하는 것을 잊고 땅에 떨어졌다하여 낙안(落雁)이라 칭하는 중국 4대 미녀 중 한 사람이지요.

 

그녀가 궁중화가인 모연수의 농간에 의해 흉노족의 왕비가 되어 북녘땅으로 시집가 고향을 그리워하던 모습을 후대 사람인 당나라 동방규가 이렇게 노래했었지요.

 

"春來不似春"

 

"봄은 왔으되 봄 같지 않구나."

 

 

4년 전 반 년 가량 잠시 머물렀던 시골학교.

 

관사에서 지내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해만 지면 그 동네 구석구석을 쏘다녔었더랬습니다.

 

 

어쩌다 뽈구뎅이 두어 군데 발견하여 3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참 많이도 뽑아먹었었지요.

 

http://dongnak.kr/zbxe/?mid=johwang_dongnakin&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edlyn&page=4&document_srl=194232

 

아마 방파제 한 곳에서만 600마리 이상 뽑아 먹었을 겁니다.

 

그 후에도 2년 동안 봄철만 되면 성지 순례하듯 찾아가 잔잔한 손맛은 충분히 보고 왔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작년에는 10 - 12cm 가량의 젓뽈만 바글바글......

 

거리가 멀다보니 아무래도 한 번 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올해도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미루고 있던 차

 

어제, 학교 선생님들과 소주 한 잔 하기로 약속했다가 취소되는 바람에 외박 허락(?)받아 놓은 걸 어떻게 하나 0.5초간 고민하다 그냥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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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구석이다보니 학교에서 가는데에만도 제법 먼 거리입니다.

 

마산에서라면 아마 두 시간 2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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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학교 근처에는 벛꽃 터널이 예쁩니다만 이미 꽃은 져버리고 없더군요.

 

방파제 도착하니 조금 이른 시각이라 아직 어둠은 찾아오질 않았지만 루어대와 세칸 반대를 꺼내어 채비를 한 후 루어를 먼저 날려보았습니다.

 

감감 무소식.

 

어둑살이 내리고 방파제 불이 들어오면 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던지고 감기를 되풀이 하기도하고 장대로 살살 끌어보기도 하면서 청개비 목욕 시키기 놀이만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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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불이 들어오는 시각 즈음해서,바닥서부터 천천히 끌어올린 장대 끝이 살짝, 아주 살짝 쳐지는 느낌입니다.

 

잠시 대를 주었다 밀고 당기기 5초 가량.

 

타이밍 잡아 챔질을 하니 예쁜 놈이 한 마리 올라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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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뼘으로 대어보니 더도 덜도 아닌 딱 15cm.

 

그 뒤로 장대와 루어로 이런 조법 저런 조법에 생미끼에 루어도 세 종류를 사용해 보았지만 대체로 약은 입질에 마릿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 시간 가량 동안 모두 7마리 잡았습니다.

 

어차피 탐색차 간 거라 다른 곳 한 곳 더 돌아보았지만 망상어만 설치더군요.

 

15cm 넘는 놈 다섯 마리는 두레박에 살려두었던 터라 방생하고 가벼운 손으로 돌아왔습니다. 

 

 

春來不似春...... 

 

여전히 아침저녁으로는 늦가을같은 날씨입니다.

 

회원님들 모두 건강한 날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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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