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무늬치러 다녀야 하는 시기이지만 잠깐 옆길로 새 보았습니다.


일요일 새벽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무늬치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게다가 몇 주 전부터 수퍼전갱이, 수퍼전갱이 노래 부르시던 분이 있어 수퍼전갱이 맛을 아는지라 좀 많이 고민한 끝에 결국 따라 나섰습니다.


동낚 공식 왕따인데 요즘은 어찌된 건지 같이 낚시 가자시는 분들이 어찌나 많은지...... ^^;;



새벽 4:30'에 마산을 출발하여 가는 길에 밑밥 6, 3으로 개고 카드 몇 장과 12, 16호 고리 봉돌 사서 통영에 도착하니 5:30' 정도 되었더군요.


새벽길은 막히지 않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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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서호시장 근처에 있는 시래기국밥집에서 해결했습니다.


너무 일찍어서인지 손님은 우리들 밖에 없더군요.


첨 먹어 봤는데 깔끔하니 괜찮았습니다.


국물 생각나는 아침에 딱 맞는 음식이기도 하거니와 반찬을 포함한 음식 재료들이 건강에 좋은 것들로만 짜여진 것 같아 속도 많이 편했습니다.



이래저래 여유를 부렸음에도 불구하고 6시 30분 정도에 달아항에 도착했으니 마산에서는 5시 정도에 출발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혹시나 하여 편대 채비를 두 개 추가로 사서 들어갔는데 이날은 그렇게 썩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6시 50분에 출항하여 10분 가량 배를 타고가 가두리 양식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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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를 하고 자리를 잡다보니 양식장 가장 바깥쪽에 자리를 잡아 그런지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습니다.


중간 지점에서는 간간이 씨알급 전갱이와 씨알급 성대가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는 원전에서 잡히는 크기의 손가락만한 전갱이들만 가끔 물어주었습니다.


밑밥 뿌려놓은 것이 아까웠지만 과감히 자리를 변경하고 나서 또 한참을 기다리니 그제사 몇 놈이 인사를 해 줍니다.


하지만, 폭탄밑밥 하나 투하할 때마다 한 마리 정도 입질을 해 줄 정도이니 입질 빈도가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좀 많이 아니올시다였습니다.


그러던 중 매직급을 벗어난 학공치가 뵈기에 그거 잡을 거라고 잠시 자리를 벗어난 사이에 펼쳐 놓았던 대 두 대에서 입질이 왔다나 뭐라나 옆에 계시던 돌짱게님께서 고함을 치시는 와중에 무늬오징어 전용 에어노스릴, 그것도 좀 비싼 합사를 감아놓은 낚싯대가 그냥 퐁당. ㅡㅡ;;


작년에 원전에서 갈치 낚시하다 역시 무늬전용 에어노스릴 장착한 낚싯대 빠뜨렸던 장면이 떠오르는데......


멘붕. ㅠㅠ


혹시나 하고 봉돌 두개 달고 에기 달아 바닥을 열 번 정도 긁으니 다행히 원줄이 에기바늘에 걸려 오더군요.


낚싯대를 건지면서 혹시나 했는데 그놈의 나쁜 전갱이도 같이 딸려옵니다.


새옹지마. ㅋ


전갱이가 큰 놈은 25cm를 넘어가다보니 낚싯대 관리 제대로 하지 않으면 퐁당하는 건 일도 아닌 듯 합니다.


한 번은 제압이 안되어 낚싯대 꺾이는 순간 1.75 목줄이 바로 팅하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제법 많은 밑밥을 쓰면서 이래저래 우여곡절을 겪으며 낚시를 했지만 조과는 기대에 영 미치질 못합니다.


쓸만한 전갱이 딱 10마리에 제법 큰 성대 3마리, 우럭 1마리.


그 전날과 이틀 전에는 제법 나왔다고 하는데......


요즘 저만 갔다하면 그많던 괴기들이 다들 어디로 가는 건지 동출을 하려니 걱정부터 앞섭니다.


이젠 완전히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기분입니다. ^^;;


그래도 집에서 전갱이 궈 먹으니 역시나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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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구어서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먹으니 별다른 반찬없이도 밥 한 그릇이 뚝딱입니다.


계산해 보니 반찬값 치고는 좀 많이 비싼편이네요.


1인당 총 비용 8 ~ 9만원 가량이니 전갱이 한 마리가 대략 15,000원은 되는 셈입니다.


그래도 담에 물때 좋은 날 잡아 다시 갈 예정입니다.


왜냐면 이것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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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점심으로 제공된 전갱이초밥입니다.


위에 있는 것이 3인분, 밑에 것이 4인분입니다.


양도 엄청 많을 뿐더러 그 맛은......


초밥을 썩 즐기는 편이 아닌데도 전갱이의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먹어보셔야 이해가 되실 듯하니 더 이상의 설명은 패스.


전갱이초밥만 해도 좌대비 4만원은 충분히 상쇄할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동네 낚시꾼들에게는 비용이 살짝 부담이 되긴하지만 가끔 즐길만한 낚시란 생각이 듭니다.



※ 참고


1. 밑밥은 충분히 개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큰 놈은 입질이 아주 약아 초릿대가 아주 연질인 낚싯대가 유리합니다.  당고대가 제법 괜찮네요.


3. 낚싯대는 3m 이내의 아주 짧은 낚싯대가 좋습니다.


4. 봉돌은 12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5. 이 날은 마릿수가 충분하지 않아 편대 채비의 효과를 확실하게는 못 보았지만 아무래도 편대가 카드보다는 나을 듯 합니다.  편대 채비는 도다리 편대와는 다르며 달아항 인근 낚싯방에서 개당 1,500원에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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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