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3번 김숭연 한국 다이나마이트 그룹 회장














본 후보에 관한 보고서를 읽기 전 모든 투표인단은 먼저 영화 <대부> 주제곡의 감미로운 선율에 빠져보도록 하자. 남루한 일상을 보내며 소진되었던 갑빠가 충분히 충전되었다면, 이제 김 후보의 삽행이 갖는 갑빠적 의미를 찬찬히 음미해 보자.      



* 삽행



20대 초반의 재벌 2세가 강남의 술집에서 술 퍼먹다 시비가 붙어 줘 터짐. 여기까지는 사회면 구석탱이 1단 기사용 삽행. 이 소식을 들은 재벌회장이 친히 똘마니 30여명을 이끌고 북창동으로 보복폭행 원정길에 나서며, 일약 북창동은 한국의 버지니아가 됨. 이후 경찰과 언론의 묵인 의혹과 관련자들의 증언이 터지며 '북창동 폭행 난사사건'급으로 비약적인 삽질 레벨업.  



* advantage  



서사의 실종이 한국문학 위기의 주범이라던가. 김태화니 우원, 김현처리씨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삽질사의 훌륭한 몸빵 삽질 전통에도 불구하고, 점점 주둥아리 하나만으로 간편히 삽질을 하던 최근의 경박한 세태에 거침없이 삽을 꽂은 불세출의 심야액숀활극 삽행. 전통의 계승은 언제 어디서든 좋은 점수의 요건.

    

증언에 따르면 '내아들이 눈 맞았으니 너도 눈 맞아라' 라며 계속해서 깐데또깠다는 전언. 똘마니들의 연장보유상황(쇠파이프, 회칼, 전기충격기 등)과 연관지어 볼 때, 김 후보의 삽질미학이 잔혹미학에 상당부분 빚지고 있음을 추정케함. 삽질 creativity 측면에서 가산점 발생 요인.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부자간의 끈끈한 정을 되살린 훈훈한 삽행. 증언에 따르면 아들 깐 넘을 김 후보가 팰려고 하자 아들이 말리며 자기가 맞은 만큼 대신 팼다고. 아비의 연약한 정권(正拳)에 행여 흠이라도 날까 염려하는 아들의 효심이 애처롭고 자식을 보호하지 못한 아비의 안타까운 부정이 못내 눈물겨웠다는 현장의 후문.  



올초 한국 다이나마이트 그룹의 고문이 된 최기뮨 전 경찰청장이 광역수사대로 '안부' 전화 한통 때렸다고. 경찰은 이 사건의 내사에만 한달을 끌었고, 현장의 증언이 잇따르자 뭔가 구린게 있는지 단순폭행 사건에 사상최대 44명의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는 속보. 김 후보의 삽행이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라, 경경(經警)유착이란 사회의 구조적 삽질과 뿌리 깊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이 역시 일회용 먹튀 삽퍼들과 구분되는 점.      


* weak point


최초 보도시 취재원의 초상권과 인권을 너무나 친절히 배려한 언론사들 덕에 h그룹 k회장으로만 소개됨. 이에 k회장을 k-1회장으로 오인한 일부 투표인단의 경우 k회장의 폭행이 피터 아츠급 하이킥이나 본야스키급 플라잉 니킥을 동반한 것으로 다소 과장된 기대를 품은 경향이 있음. 기대 효과 미흡에 따른 감점요인.

  

한국 다이나마이트 그룹의 모태가 화약 관련 회사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왕 팰 거 주먹, 발길질, 쇠파이프, 회칼, 전기충격기도 좋지만 뭔가 빠진 것 같아 서운하다는 일부 투표인단의 반응. 본 위원회도 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음.





* 잠깐 공지

과거 미 대선 플로리다 지역 개표 논란에서도 드러났듯,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사람의 손길만큼은 못한 법이니, 딴지의 최첨단 투표시스템에 약간의 착오가 생겨 당분간은 수동식 투표와 개표가 이루어져야 할 전망이다. 리플로 투표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 글 쓰기 싫음 걍 번호만 찍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