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과의 실제대화

아래의 대화는 제가 군대있을 때 새벽보초를 나가서
후임병과 나눴던 <실제> 대화입니다.
그저 쭉 읽으시면 됨미다.

나 : 아~~ 시바~~ 넘 춥다. 이 놈의 군대 빨리 제대 해야지.
야 모 잼있는 얘기 엄냐?

후임병 : 구영탄 병장님, 날도 추운데 제가 슬픈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나 : 할라문 잼 있는 얘기를 하지. 암튼 해 봐.

후임병 : 제가 지난 달에 휴가를 다녀 오지 않았습니까?
나 : 어, 왜?
후임병 : 그 때 사실 여자를 만났었습니다.
나 : 좋았겠네....소개로?

후임병 :
그런게 아니고요. 저희 집이 일산이잖습니까.
그래서 신촌에서 친구들 만나서 놀라구 좌석버스를 탔습니다.
근데 딱 탔더니 맨 뒷좌석 밖에 자리가 없는데, 그 가운데에 정말
예쁜 여자가 앉아 있는 겁니다.
전 정말 그렇게 예쁜 여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잠시 멍~ 하니 보고 있는데, 버스가 확 출발하는 겁니다.
그래서 갑자기 뒤로 밀려서 그 여자 품에 안기고 말았지 뭡니까.

나 : 음....좋았겠다......그래서?
후임병 :
어쩌겠습니까. 죄송하다구 하고 옆 자리에 앉았죠.
근데 넘 눈이부시게 이뻐서 대놓고는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좀 전의 실수도 있고 민망해서, 신문이나 보자 하고
신문을 확~ 펼쳤죠.
근데 너무 오바해서 펼치다가 그만 팔로
그 여자의 가슴을 건드리고 말았습니다.

나 : (부러움에 치를 떨며-.-;;) 이 자식~ 이거 상습범이구만~~
후임병 :
아닙니다~~ 아이고 그 여자가 싹~ 째려보는데 그것마저두 예쁘더군요^^
암튼 두 번씩이나 그랬으니 신촌 도착할때까진 그 여자 얼굴도 못 쳐다봤죠.
그 여자도 신촌까지 가더군요.
전 쪽팔려서 얼른 먼저 내려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좀 걷다가 기분이 묘해서 뒤를 돌아다 봤더니 그 여자가 저를
따라 오고 있는 겁니다.
헉!! 아무래도 차 안에서의 일을 따지려는 것 같아서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로 빠졌죠.
근데 그 여자가 절 부르는 겁니다. 아저씨~ 잠깐만요~ 하고.
나 : 절라 혼났겠다....^^

후임병 :
저도 그런 줄 알았죠. 그래서 "저...아까 사과 드렸잖아요."
했더니 그것 때문에 그런게 아니랍니다.
잠깐 얘기 좀 하자는 겁니다. 그래??"무슨 얘기요?" 했더니
잠깐 차 한 잔만 하자는 겁니다.

나 : 꽃뱀 아냐?
후임병 : 저도 이상한 기분도 들고 약속 시간도 다 되서 하실 얘 있으면
여기서 하라 그랬더니 여기서 할 얘기가 못 된다는 겁니다.
나 : (점점 빠져들며) 그래서 따라갔어?

후임병 : 솔직히 저두 남자라...
뭐 술을 마시자는 것도 아니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커피숍에 들어갔죠. 근데 이 아가씨가 말을 안하고 주저주저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 지금 바쁘니까 빨리 용건을 얘기하라고 했더니,
이 아가씨가 한숨을 푹 내쉬는 겁니다.
그러더니 말 없이 주루룩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나 : 모야....술 취한 여자아냐?

후임병 :
아이~ 아닙니다. 들어 보십시오.
우선 제가 아까 차에서 보니까 인상이 나빠보이지가 않더랍니다.
또 머리를 보니까 군인 아저씨 같고 얘기하기도 수월할 거 같애서...
그래서, 부탁을 한가지만 들어 달랍니다. 꼭 들어달라고 하더라구요.
전 무슨 부탁인지 알아야 들어 줄 거 아니냐 했더니,
글쎄 꼭 들어 달라고 하더라구요.
왠지 짠한 마음이 들어서 알았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자기 얘기를 하더라구요.
나 : 돈 빌려 달래지?

후임병 : 에이~~ 자꾸 이상한 토 달면 저 얘기 안 합니다!!!
나 : 알았어.....미안해. 얘기해 봐^^;; (우~~참는다.)
후임병 :
근데 그 아가씨가 19살이라고 하더라구요. 생각보다 어리더군요.
고 3 아닙니까? 자기가 지금 집을 나와 있는데 사실 임신중이랍니다.
4개월째인데 애기아빠되는 놈은 어딨는지도 모르지, 돈은 없지,
검사는 해야겠지 해서 어머니 친구분이 하시는 산부인과에 갔더니
그런 결과가 나온 거랍니다.
자기는 애기를 지우고 다시 집에 들어가고 싶은데,
어머니 친구분이 비밀로 해 주겠다. 대신 조건이 있다.
그 애기 아빠 되는 놈이랑 같이 와라 한 겁니다.
근데 그 날이 병원에 가기로 한 날이랍니다.
나 : 설마.....혹시........?

후임병 :
예!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고요!!
아가씨 그럼 날 보고 남자친구대신 가 달라는 거예요?
했더니 끄덕끄덕 하는 겁니다.
나 : 그래서 그런다고 했어?

후임병 :
처음엔 싫다고 했죠. 아가씨 이건 생명을 지우는 일인데,
좋은 일도 아니고 난 못 하겠다. 했더니,
이 아가씨가 아저씨~~ 부탁 들??주신 댔잖아요~~
하면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겁니다.
그러면서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한 번만 도와 주시면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매달리는데 할 말이 없더라구요.

나 : 그래서 같이 갔구나.....
후임병 : 예....별 수 없었죠. 가까운 홍대 근처 병원이더라구요.
나 : 그 의사한테 욕 절라 먹었겠다.....

후임병 :
말도 마십쇼. 가자 마자 젊은 사람이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
의사로서 4개월 된 생명을 지울 수 없다고 호통을 치는데....
어떻합니까. 제가 군인이라 어쩔 수 없다.
제대 후에 책임 지겠다하며 싹싹빌었죠.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침대에 눕혀 수술실로 들어가는데, 그 아가씨가 절 보고
다시 한번 울더군요.

나 : 아무튼.... 그 학생 장래도 있는데....근데, 그리고 그냥 왔어?
후임병 :
저두 그냥 와 버릴라 했는데, 그 뭐랄까..
그래두 나오는 걸 보고와야 하지 않을까 해서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거든요.
어차피 약속이야 늦었고....
근데 그 무서운 원장 아줌마가 수술실 문을 열고 다시 나오는 겁니 다.
나 : 헉!! 왜?

후임병 :
글쎄 나오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저보고 들어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전 싫다고 그랬는데, 그 아줌마 힘이 얼마나 센지
제 손목을 잡고 기어이 수술실로 끌고 가더라구요.
들어가니까 그 아가씨가 누워있는데, 차마 못 보겠더라구요.
근데 그 의사가 저보고 뭐라고 그러는지 아십니까?
나 : 뭐라........는데...?

후임병 :
이리와서 아이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어보랍니다.
그러고도 지울 맘이 있으면 지워주겠다구요.
그러면서 청진기를 그 아가씨 배에다 대더니 소리를 들어 보랍니다.
나 : 헉!! 그....그래서......

후임병 :
싫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제 귀에 대 주더라구요.
그래야 수술을 해 준다면서.......
근데 무슨 소리가 나는지 아십니까?
나 : 그......뭐.........어떤....... 소리가 나는......데....?
후임병 : "......공갈.......공갈"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나 : 뭐......?...........공........뭐......?

후임병 : 공갈! 공갈! 이요^^
나 : .............?!?!!!!!*%$#@%.......... .ㅠ.ㅠ
후임병 : 잼있죠? 잼있는 얘기 해 달라면서요?^^;

나 : 야~~~ 이~~~ XXX야!!!!!!~~~~~~~~~~~~~너 주글래!!!!!!!

난 그 날 하마터면 살인을 할뻔했다.
얼마 안 남은 제대를 생각하고 참았기에
그 넘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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