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소설 "10호 바늘" 제 2 편
본글에서 나오는 섬 이름이나 등장인물의 이름은 픽션이오니, 착오 없으시길 바람니다.
소설 입니다. 양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2편---------------------
봄은 지구 저끝에서부터 시속 8km의 속도로 진달레와 개나리를 동반 한체 묵묵히 부산까지 당도 했다.
따뜻한 햇살이 좋고, 싫지 않은 느낌의 봄바람은 나의 얼굴을 스치운다.

장농안에 있는 두툼한 외투는 웬지 낮설게만 느껴진다.

사색에 잠기어 있는 나에게 전화가 왔다.

삐리리릴리리리~~

-내다, 뭐하노? 밥은 묵었나?

네 컴퓨터 하고 있지요, 선배님은 식사는 하셨어요?

-야야 밥은 됐고, 오늘 매물도 갈끈데, 갈레 말레?

매물도요? 매물도 어디 가실껀데요.

선배의 급한 성격을 대변이나 해주듯이 다른것은 묻지 않고
무작정 낚시 하러 가자고만 한다.

그 선배는 지금 70이 넘으신 아버님께 낚시를 사사 받았고,
어릴때 방파제에서 줄 하나로 망상어를 잡으며 커왔던 선배 아닌가...
어디 가서 술한잔이라도 하면, 언제나 우리 안주로 낚시 이야기를 제일 먼저 꺼내고는
하는 선배이다.
몇주전에 1미터를 육박하는 참돔을 놓아 준지라,
우리 삼총사 중에 제일 먼저 낚시이야기를 꺼낸것이다.

결정 났다.  매물도 촛대바위 쪽으로 목적지를 잡고, 또 지리한 이틀의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초등학교때 소풍을 가는 날을 학교에서 지정하여 주면
소풍갈때 까지의 하루 하루는 정말이지, 일년과도 같았다.
그느낌 그대로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 또 찾아 온것이다.
이런것을 보면 어른과 아이가 뭐가 다르단 말인가?
기다림의 신선한 그 느낌은 애나 어른이나 다 같은 것이다.

낚시대를 꺼내어서, 밑뚜껑 따고, 수돗물로 소독을 하고는, 뒤집어 놓고 물빠지기만을 기다린다.
물이 다 빠진 후에는 말리는 작업을 한후, 낚시대 전용 왁스로, 정성껏 닦는다.
그리고 릴을 꺼낸다.
릴을 불리해서 종이컵에 미지근한 물 받아 놓고, 줄감긴 부분을 담구어 놓는다.
이런 하나 하나의 세심한 관리를 하면서 이번 출조의 자신감을 얻어 본다.

부산 온천장에서 아는 형님이 낚시가게를 한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조무사" 라는 원줄을 추천 하기에, 한개 사온것을
정성스럽게 릴에 감아 본다.
물에 완벽하게 뜨는 원줄, 강도가 다른 줄보다 4배나 강한 원줄이란다.
이번에 꼭 실험 해보리라...

자 준비끝이다. 이제 바다가 허락을 하면,
새벽녁 바닷새들이 잠깨기 전, 갯바위로 올라서면 끝인것이다.

시간은 흘러 금요일이 되었다.

우리 3명은 금요일저녁에 늘 하던데로 문현동 한 식당에 앉아 있었다.
김치찌게가 정말 일품인 집이다.
가격또한 싸다. 3500원 일인분을 시키면 2인분 정도를 주는 그런 후덕한 집이다.
우린 낚시 가기전에 꼭 그곳을 들린다.
주인 아저씨의 환한 미소도 보기 좋고, 주방에 계신 아주머니는 우리가 낚시를 간다고 하면
어김없이 맛있는 김치를 한봉다리 싸주시고는 한다.

봄이라도 이번년도는 윤달이 껴서 인지, 밤바다의 바람은 어깨를 들추이게 만든다.
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 후배는, 내피에 내복까지 입고 와서는
"형님, 안춥습니까?"
-안추워, 넌 그렇게 입고도 춥냐?  이런 곰팅아~!!
"형님 저는 추워 죽겠습니다."
-어휴~~~
선배와 난 덩치도 큰 후배가 옷을 많이 껴입고 그러는것을 보고 실소를 한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평일 보다는 사람이 좀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배의 엔진소리가 자장가로 들릴 적이 있었다.
아무리 잠이 안와도, 배의 엔진소리만 들으면, 나도 모르게 잠이 온다.
그리고는 꿈을 꾼다.
빨간 찌가 바다속으로 쑤욱 들어 가는 꿈을....
그러다가 엔진이 조금 멈추는 소리를 들으면 바로 눈이 떠진다.
그리고 내 눈앞에 펼쳐진 새벽바다를 본다.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컴컴한 새벽 바다에 파도 깨어지는 소리와 둔탁한 엔진소리가 어울어져
나의 심장을 박동치게 만든다.

낚시를 가면 꼭 손맛을 봐야만,,, 고기를 잡아야만 맛이던가.
드 넓은 바다와 나 그리고, 낚시대가 있으면 그만 아니던가?

갸녀린 낚시대에 연결된 선 하나가 바다와 나를 하나로 만들어 준다.
퍼런 바다의 바닥은 여인의 살갖이요, 선 끝의 바늘은 내 손 끝이라..
여인을 조심히 더듬듯, 바다 바닥을 그렇게 더듬어 가고 있을때 였다.

바다와 나의 전령사인 찌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깜박~
나의 오감은 찌를 향해 있었고, 온몸은 그대로 시간이 멈춘듯 찌만 응시할 뿐이다.

찌는 이내, 느물 거리며 내 시야에서 흐려져 갔다.

휘~~익~

동이 트면서 처음 받은 입질에 난 흥분 하고 있었고, 그흥분감에 반응이라도 하듯이
있는 힘껏 낚시대를 하늘로 걷어 올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말인가?
릴은 그냥 맥없이 돌아 가고 있었다.

망상어 였다.

바다에 돌려 보내고는 다시 크릴을 끼워, 첫입질에 대한 실망감을 보상이라도 받을양으로
힘껏 캐스팅을 했다.

매물도 촛대바위..
그곳은 수심이 30 미터 정도가 나오는곳이다.
야영도 가능 하며, 뒤쪽에는 벼룩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바닥은 자갈층으로 되어 있다.
동서로 길게 자리잡은 듯한 이 바위는 가운데 잘록한 목이 있어 남북으로 이동도 가능 하다.
참돔과 벵에돔이 대물급으로 서식을 하는곳 이기도 하다.
초가을 참돔 시즌에는 자리에 앉기가 힘들정도로 포인트 싸움이 대단한 곳이기도 하다.

선배 역시도 옆에서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다.
"참아 오늘 수온이 좀 이상타..고기 안나올것 같은데, 우짜면 좋노"

-에이~ 그런 소리 하지말아요 나올꺼에요.

난 밑밥을 주걱에 꾹꾹 눌러담아 선배의 찌 쪽에 몇주걱 던져 주었다.

그때였다. 선배의 낚시대가 휘어 진것은,

"왔다~~~"

라고 외치며, 선배는 펌핑 하는 낚시대를 부여 잡고 흥분된 얼굴을 감추지 못하였다.
몇번의 펌핑끝에 올라온것은 40이 조금 안되는, 벵에돔이었다.

벵에돔의 눈을 봤는가? 벵에돔의 눈은 새색시가 수줍은 첫날밤을 기다리는듯한 그런 눈이라고 할수 있다.
초롱 초롱 하면서도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눈을 가지고 있다.

선배의 채비를 힐끔 흘겨 보았다.

그 선배의 채비는 3B 를 달고 전유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참돔을 노릴것이라고 고부력에 찌를 사용 하고 있었고,
선배는 나와는 틀리게 전유동 낚시를 구사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그만한 씨알들로 선배는 계속 손맛을 보고 있을때 였다.

"참아 니도 전유동으로 바꿔바라"

난 선배의 말에
-저도 그래야 겠네요. 하고는
선배와 같이 똑같은 찌로 3B 찌에 전유동 낚시로 채비를 바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말인가?

목줄 길이, 찌 홋수 찌의 생김세 까지도 그 선배와 똑같은데
이상하게도 그 선배 한테만 입질이 오는것이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혼자 궁시렁 궁시렁 데고 있는데,

20 미터 이상 찌를 흘린 선배에게 또 강한 입질이 왔다.

낚시대 초리는 바다에 내리 쳐박고 있었고, 선배는 또 다시 상기된 얼굴로
나를 바라 보며, 무언의 암시를 주었다.

난 낚시대를 바로 놓고, 뜰채를 들고 선배의 옆으로 다가 갔다.
선배는 브레이크를 놨다 풀었다를 반복 하며,
특유에 액션으로 고기와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5분여.....

고기는 뜰채에 담겨져 들어 왔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 해야 하나?
뜰채 안에는 검은 그 무엇인가가 담겨져 올라오고 있었다.
벵에돔 이었다. 족히 50은 넘어 보인다.

흐흐흐~~ 선배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 했고,
옆에 후배는 주머니에서 작은 줄자를 꺼내어 들었다.

계측을 해보니 54센티가 나온다.
벵에돔 54센티면 대물이다.

-형님 저번에는 빨간놈이두만 이번에는 검은놈이군요.
이번에도 놔줄껀가요?

"야 니가 자꾸그런소리 하면 나 맘약해진다. 이번고기는 가져 가서 지리좀 해먹어야 겠다."

라는 소리에 더이상 아무말 하지 않고 살림망에 담구어 놓고 낚시를 계속 하였다.

살림망에는 7마리의 고기가 유영을 하고 있었다.

11시가 되었을까? 우린 낚시대를 놓고 좀 쉬기로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담배 하나 피우고 있는데, 후배가 갑자기 소리 친다.

"행님~! 살림망 없습니다. 떠내려 갔나 봄니다. 아이구 이를 어째..."

아차 싶었다. 살림망 끝을 박을 적당한 곳이 없어서, 대강 바위에 꼿아 놓고,
발로 밣고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쉬는 사이 파도가 살림망을 휩쓸고 간것이다.

10년공부 나무아미 타불이라고 했던가. 우리 바다만 바라볼뿐 뭐라 말도 못하고 잇었다.
자세히 보니 저 먼발치에서 우리의 수확물이 담긴 살림망이 보일듯 말듯 하면서
유유히 흘러 가고 있었다.

"닝기리 용왕님 한테 참돔도 다시 보내 줫었는데, 이게 뭐냐?
어휴~~ 이럴줄 알았으면 저번에 참돔 안놔줄것을, 어휴~~ 미치겠네"

제일 고기를 많이 잡은 선배가 한숨만 쉬고 있었다.

-형님은 그래도 손맛이나 봤죠, 영호는 한마리도 못잡고, 나도 단 한마리 뿐입니다.
그것도 망상어로...

그렇다 그날은 선배만이 입질을 보았고, 선배만이 고기를 잡은것이다.
이상한 것이 이것 하나뿐이 아니었다.

그렇게 철수 시간은 다가왔고, 어김없이 철수배의 경적 소리는 들리어 왔다.
갯바위 청소를 말끔 하게 하고는, 배에 올라 탓다.

그날은 전부 몰황이었다. 잡어 몇마리만이 배에 올라올수 있었던 것이다.
선장님이 " 오늘 고기 안되네요. 다른 분들도 다 황입니다."
-우린 고기 잡았느데요, 살림망이 떠내려 갔어요

라는 소리에 선장님은 못믿어 하는 눈치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 까지도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었다.

-벵에돔 7마리 잡았는데 떠내려 갔어요  흐미~~~ 진짠데...

없는 고기 보여 줄수도 없고 미칠 지경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아랑곳 하지 않은체 배는 항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약 20분정도 가고 있었을까?

선장님의 입에서 "저게 뭐지?" 라는 소리에 시선을 선장님과 같은 방향으로 둘때 였다.

선배의 입에서는 작은 탄성이 나온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3편에 계속------------------------

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