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장미꽃아래 피는 풀꽃이 주는 감동 "


         때로 막연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사람을 본다.

         이것이다 라고 꼬집어 내어 얘기 할만한 특징이나
         매력은 없는것 같은데도
         만나면 기분좋고 돌아서서도 그 여운이 감도는 듯한사람.
         그사람의 그무엇이 나를 기분 좋게하고
         감동 시켜 주는지는 알수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있다.

        여러사람이 모여 웃고 떠들때,
        그저 조용히 앉아서 웃으며 듣기만하는 사람
        비웃는다는 기색이 전혀없이 귀기울여 들으면서
        잔잔하고 평화롭게 웃기만 하는사람.
        그래서 한참들 떠드느라 그의 존재는 완전히 무시 되었으나
        어지간히 떠들고 나면 그사람만 돋보이게 마련인사람.
        열심히 자기주장을 얘기한 사람들이
        모두 그의 들러리 같이 보이게 하는 사람이있다.

        뭘좀 얘기해 보라고 하면 쑥쓰럽고도 부끄러운듯한 표정으로
        짤막하나 그럴듯이 자기소견을 얘기하는사람.  
        그의 얘기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게되고,
        들어보면 지금까지 다른사람이 얘기한것을 나쁘게 말하거나
        지나치게 칭찬도 하지않고 그저 상식적이고
        평범한 얘기를 하지만
        어쩐지 우리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지냈던 소중한것을
        신선하게 떠올려주는듯 느끼게 하는사람.  
        이런사람은 마치 화려한 장미넝쿨 아래
        호젓이 피어나는 담백한 풀꽃과도 같다고나 할까?

         사람들은 장미꽃의 황홀하고
         눈부신 어여쁨을 열심히 칭찬하였지만,
         문득 없는 존재인양 무시 되었던 풀꽃을 보는순간
         고향의 옛친구인양  기쁨과 감동을 느끼게 되는것처럼
         비록 수많은 시선이 장미꽃만 볼줄알고
         그아래 풀꽃은 볼줄 모르지만
         풀꽃까지 보는눈을 가진이는 썩 괜찮은 사람일게다.
         만나는 이들에게 그런 막연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바란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처음만나서 무척 성급히
         자기인상을 강하게 잊혀지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 영웅호걸 일수만은 없고
         제자백가 일수는 없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당대에 영웅호걸과 제자백가가 되려고
         설쳐대는 세상일수록 없는듯 호젓이
         있고 싶어하는 사람이 그립다.  
         마치 우리 머리위에 늘상 떠있으나
         없는듯이 무시되기도하는
         별무리처럼,달빛처럼, 구름자락처럼  
         자기대로 살면서 만나는
         이들에게 뭔가모를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이들이
         내 생각엔 더 소중한 이들인것 같다.


                   -   유안진 -



    
        
          감수성 예민하던 청년시절에  읽었던 수필 입니다.
          연말이 되면서  모임이 많아지는 요즘,
          한번쯤 읽어 보셔도 좋을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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