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그리고 바다 / 손 정 봉

지겹거나 시시하거나
탬버린 소리를 들어야 시를 쓰네
유령 같은 밤의 소리에 간혹
뚝뚝 끊어지는 몸뚱아리로 시를 쓰네
조명이 깨어지는 듯한 웃음소리 고스란히 눈물 되어
안개의 바다로 흐르네
물결 헤치고 나온 그녀
숨가쁘네
날개 없는 노래의 젖은 눈썹 위로
어머니 지나가시네


그러니까 그녀가 세상에 나오던 날
그 날도 펑펑 쏟아지던 울음인데
오늘은 지는 꽃자리 위에
다시 꽃으로 피는 울음인데
가차없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눈물이 바다가 되고
그 수면 위로 오늘도 천개의 밤이 뜨네
일렁이는 수면 위 바람이 낸 길을 따라
사람들이 걷네 하염없이 걷네
밤물결 속에서 헤엄치는 그녀의 시
숨가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