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경기도 평택군 서성리에서
무남독녀 외동딸로 고이 자라
연안 이씨 저희 집으로 시집 오신 뒤
제 누나 낳으신 두 해 만에
저를 낳으시고 무척 기뻐했지요
당시의 저는 갓난아이라
기억엔 없지만, 그해 유행하던
백일해에 먹일 탕약을
누나는 한 숟가락,
저는 반 숟가락 먹었는데
누나보다 저항력이 약한 저는
그만 숨이 넘어갔더랬지요
놀란 어머님 저를 안으시고
이 의원 저 의원 찾아다니시다
가망 없다는 말 듣고 돌아오셔서
하루 꼬박 눕혀 놓고 한없이 울었었죠
한참 만에 체념한 어머님
땅에 묻기 전 마지막으로
젖이나 먹이자고 가슴 풀어헤쳐
퉁퉁 불은 젖꼭지 물리셨지요
그러자 이거 웬일,
기적 같은 일에 어머님의 눈물 젖은
눈동자가 환하게 빛났지요
입에 물린 젖꼭지가 확 빨려드는
그 기적 같은 생명의 힘으로
다시 태어난 그날의 저는
선관이라는 이름 말고도
지체부자유라는 서러운 이름을
또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 '어머니2'